brunch

매거진 O2O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까까롱'이란 이름의 주홍글씨

[O2O-19] 대리운전 사례로 드러난 O2O에 숨어있는 또 하나의 층

신기술이 사회에 안착되는 과정에서 신기술에 대한 관심의 양상을 두고,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Gartner)는 하이프(Hype) 현상이란 모델로 규정했습니다. 신기술이 사회에 도입된 후 그에 대한 사회적 관심 규모의 추이가 아래와 같은 주기를 보인다고 하이프 현상에서는 설명합니다.


세간의 관심은 신기술이 출현해서 버블기에 이를 때 정점을 이룹니다. 버블기에는 신기술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몰리는 시기입니다. 일반적으로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셈입니다. 신기술에 만족한 찬사와 신기술에 대한 비판이 버블기에 공존하면서 신기술에 세간의 관심 강도는 최고치에 달하게 됩니다. 기업들은 찬사와 비판의 사이에서 외줄 타기를 하면서, 가능한 한 찬사의 강도를 높여 시장 내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로 자사의 신기술로서 포지셔닝(positioning)하기에 애를 씁니다.  특히, 마주하게 될 기대 붕괴기에서의 낙폭을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외부의 비판 여론에 대응합니다.


하이프 사이클의 형태


학문적 차원의 문의가 지속되기에 브런치의 운영진인 카카오 정책지원팀도 외부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카카오드라이버라는 새로운 기술이 하이프 사이클의 흐름과 괘를 같이 하는 지를 살펴보았습니다.

하이프 사이클의 다섯 단계(서윤교·김시정, 2015.11)


카카오드라이버에 대한 관심을 하이프 사이클에 빗대 보니


대리운전 시장에 앱 방식의 호출 체계를 접목한 카카오드라이버는 출시 후 시장 적응 과정에서 하이프 현상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여타 신기술이 받은 관심과 유사한 칭찬 혹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출시(2016년 5월 31일) 이후 시점부터 7월 8일까지 카카오드라이버 팀에 들어온 대리기사 분들의 문의를 정리한 것입니다. 카카오드라이버가 도입한 앱 안의 자동 결제 체계에 대한 문의가 두드러졌습니다. 카카오드라이버를 사용할 때 고객들은 현금 거래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용 이전에 앱에 등록한 신용카드 정보를 통해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 새로운 방식에 대해 대리기사 분들의 문의가 많았던 것입니다.


카카오드라이버팀은 외부로부터 들어온 문의를 살펴보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그것을 보완하고 칭찬받은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는 소비자에게는 최선의 서비스를, 대리운전기사에게는 질 좋은 일 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자사 O2O 체계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대리운전 시장에서 카카오드라이버는 유선 전화를 중심으로 월등한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콜 대리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시장 후발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낯선 민원이 대리운전기사부터 카카오드라이버에 물밀듯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아래 그림에서 7월 5일부터 급격하게 상승하는 '민원'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콜 대리의 담합과 관련된 민원이었습니다. 이는 카카오드라이버를 쓴다는 이유로 강제로 회원 자격을 박탈하거나 콜을 늦게 주는 경우 등 기존의 콜 대리업체가 공동으로 카카오드라이버를 이용하는 대리운전기사들에게 불이익을 준 데 대한 하소연으로 볼 수 있습니다. 콜 대리의 답합은  O2O 시장에 내재해 있는 핵심 층(layer)의 존재에 대한 힌트가 됩니다.


카카오드라이버에 들어온 대리운전 기사 문의의 종류 별 현황(각 종류 별 비율 기준)


콜 대리의 시장지배력 남용이 노정한 O2O의 또 다른 층(layer)


O2O 경제 구조를 접하면, '매개'라는 단어를 우선적으로 떠오르실 겁니다. 플랫폼이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구조인데, 플랫폼은 앱을 기반으로 한 형태를 O2O 체계로 많이들 생각하십니다. 그리고 앱으로 수요와 공급을 연결만 하면,  O2O 사업은 순항하는 것으로 생각하십니다.

O2O의 경제구조(김대원, 2016.6)


학자들은 실제 제공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질 관리에 실패하면, 소비자의 충성도를 확보할 수 없고(Du & Tang, 2014). 상품이나 서비스 품질에 대한 우려를 희석시켜 줄 수 있는 오프라인 공급자의 명성을 확보해야  O2O 체계의 신뢰성 제고에 유리하다고 지적합니다(장평·문희철, 2015.12).


상품이나 서비스의 질 관리를 O2O업체가 진행하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이 부분이 바로 O2O 경제 구조에 숨어 있는 층입니다. 기존 사업자들은 공급자와 소비자에 대한 탄탄한 풀(pool)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O2O 사업자들은 대개 맨땅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사업 초기, 공급자 확보에서 기존 업체에 비해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 초기에 O2O 기업은 시장에서 약자입니다. O2O가 적용된 사업에서 강자는 소비자와 공급자입니다. 플랫폼은 양질의 소비지와 공급자를 잃게 되면, 소멸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O2O 업체인 홈조이의 사례를 설명드리겠습니다. 홈 클리닝 서비스 공급자와 소비자를 매개한 이 업체는 우버와 더불어 미국의 대표적 O2O 서비스로 손꼽혔습니다. 그러나 2015년 7월 폐업하게 됩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플랫폼으로 거래를 하는 방식에 대한 편익을 공급자와 서비스가 못 느껴서, 플랫폼을 이탈하게 만든 게 결정적인 패인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양질의 공급자와 소비자를 이미 확보하고 있는 기존 업체들이 이 부분을 부각하여, O2O 업체를 압박하려는 전략을 펼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 겁니다. 개별 공급자의 처우와 근무 환경을 제시하는 '정당한' 경쟁 행위로 인해 후발자들이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경쟁에 나설 것이며, 결과적으로 시장 전반의 후생이 증대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대리기사의 이야기는 카카오드라이버가 대리운전 시장 내 주체의 편익을 간접적으로 신장시키는 데 기여를 했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카카오드라이버로 인하여
다른 대리회사들이 변하려고 하고 있네요.
이게 다 카카오드라이버 덕분입니다. ^^
(2016년 6월 10일, 대리운전기사 김 모씨)


아래 인포그래픽에서 확인하실 수 있듯이, 기존의 대리운전 업체에게 대리기사들은 다양한 형태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대리운전 시장의 구조


보험료, 프로그램 비용 등 부가적인 비용을 없앤 것이 카카오드라이버의 장점으로 대리운전 기사들 사이에서는 꼽히고 있습니다. 아래는 한 시민단체가 카카오드라이버와 기존 드라이버 업체 간 사업 구조를 비교, 정리한 표입니다. 해당 시민단체는 대리기사 대상 면접 조사를 통해 아래 표를 작성했다고 합니다. 


서종식 (2016.6.24)


카카오드라이버에 들어온 콜 대리업체에 대한 민원


기존의 콜 대리 업체들은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활용한 개별 공급자의 강제적으로 고착하는 전략을 꺼내 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 방식은 시장 전반의 후생을 훼손시키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대리운전 업계에서는 기존의 사업체들은 보유하고 있는 시장 지배력으로 개별 공급자들을 자신의 플랫폼에 고착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 방식은 자신들의 콜로부터 카카오드라이버 앱을 이용하는 대리운전기사들을 배척하는 방식으로 예상됐습니다. 대리운전기사들은 콜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평균적으로 2개 이상의 대리운전 업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막 출시된 카카오드라이버만 써야 하는 환경에 놓이는 것은 대리운전기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서비스 제공 후, 집결지 이동을 위한 버스 이용은 대리운전기사에게는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이 부분을 제한당하면, 대리운전기사는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지방에서는 대리운전기사를 태우고 집결지를 오고 가는 버스 운영을 콜 대리 업체가 겸업하고 있기도 하고 시장지배력 활용에 수월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도 합니다.


시장지배력을 활용하여 개별 대리기사의 영업활동을 제한하는 활동은 시장지배력 남용이기에 지양되어야 할 행동입니다. 우리 법 체계에서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3조 2의 제 1항에서 착취적 남용행위와 배제적 남용행위로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 행위를 분류합니다. 전자에는 가격 남용. 부당한 출고 조절, 그리고 소비자 이익 저해가 속하며, 후자에는 사업활동 방해, 신규 진입제한, 그리고 경쟁사업자 배제가 포함됩니다.

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


카카오드라이버는 자사의 서비스와 관련된 민원이 아니기에 콜 대리업체에 대한 대리운전기사의 하소연은 기타 항목에 넣었으며, 별도로 분류해 보지는 않았습니다. 기타 항목은 서비스의 품질 관리를 위해 점검해야 할 항목에 속하지 않는 나머지 민원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이번 브런치 글을 쓰면서, 해당 내용을 톺아봤습니다. 2016년 5월 31일부터 2016년 7월 8일까지 기타 항목으로 분류된 기사 민원 수는 총 447건이었습니다.


카카오드라이버 앱을 쓰는 기사에 대한 배제한 기존 콜 대리업체의 담합 행위는 다음과 같이 크게 3가지 형태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카카오드라이버 앱을 쓰는 대리운전 기사들과의 계약 해지.

카카오드라이버 앱을 쓰는 대리운전 기사들에게는 뒤늦게 콜을 전달해서 콜 잡기 경쟁에서 뒤쳐지게 함.

대리운전 기사 대상으로 운영되는 버스에 카카오드라이버 앱을 쓰는 대리운전 기사들에 대한 탑승 금지.


민원을 근거로 할 때, 콜 대리업체들의 카카오드라이버 이용 시 불이익을 주는 일은 대구, 구미, 창원, 마산, 진행, 김해, 울산, 춘천, 천안, 아산, 서울, 광주, 수도권, 부산, 목포, 제주 순으로 확인됐습니다. 카카오드라이버 이용 시 탈퇴 공지는 6월 중순께 대리운전기사들에게 본격적으로 하달됐습니다. 콜 대리가 견고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지방에서의 신고가 수도권에 비해 많았습니다.


대리기사들에 따르면 콜 대리업체 사업자들은 자신들의 카카오드라이버 소비자인 양, 앱을 통해 대리기사를 호출한 뒤 그 콜을 받는 사람을 확인하는 방식을 쓰거나, 불법적 루트로 카카오드라이버에 가입한 대리기사 명부를 확보하여 콜 제한 등의 정책을 폈습니다. 콜 대리업체들은 기사들이 대리운전 서비스를 제공한 후 복귀하는 차량의 탑승을 제한하기도 했습니다. 대리운전기사들은 "보통 대리기사들은 2~3개 대리운전업체에 등록한 뒤 일을 하는 구조인데 카카오에 하나 더 등록했다는 게 무슨 큰 잘못인지 모르겠다"라고 하소연했습니다.


7월 7일을 기점으로 개별 통지하던 콜 대리업체들의 카카오드라이버 이용 대리기사들의 대한 제재는 공식화됐습니다. 카카오 드라이버 이용 사실이 적발된 대리운전기사가 등급 강등 혹은 계약 해지 등으로 기존 콜 대리를 받지 못하게 된 상황 회복의 조건으로 콜 대리 업체들은 사무실에 방문해서 카카오드라이버를 사용 않겠다는 협약서를 쓸 것을 요구받았습니다.  


콜 대리의 담합에 대한 민원만을 기준으로 일 별 정리해 보니, 콜 대리업체들의 배제 정책이 본격 고지된 시점과 해당 조치가 행해진 시점이 관련 민원 흐름의 변곡점이 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민원에 대한 별도의 범주는 당초에는 없었습니다. 유관된 민원이 나오는 것을 보고, 주관식 형태로 들어온 대리운전 기사의 민원 7,472건을 내용 분석의 방식으로 재분류한 결과입니다. 전술한 3가지 형태의 담함 행위와 관련된 민원에 '1'의 값을 부여하고, 나머지를 '0'으로 더미변수 화하여 주관식 민원을 분류했습니다.


카카오드라이버 이용하는 대리운전 기사를 배제하는 콜 대리의 담함 행위의 일별 추이 (단위: 건)


카카오드라이버의 행동을 허쉬만 이론에 적용해 보면


속해 있는 조직의 세력 변화에 따른 내부 구성원의 행동 분석에 고전적으로 쓰이는 이론 틀로 허쉬만(Hirschman) 이론이 있습니다.  허쉬만 이론은 기존에 사용하던 상품 혹은 서비스에 대한 소비 전환 의도를 분석하는 틀로도 쓰일 정도로 활용성이 넓습니다. 아래 그림은 허쉬만 이론을 잘 정리한 그래함과 키엘리의 논문(1992, p.192)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구성원은 속한 조직이 약화되거나 곪을 때 이탈(exit)하거나 항의(silence)하며 개정을 꾀하거나 잔류(silence) 혹은 충성(loyalty)이란 순응의 방식을 택합니다.


소속 조직이 부정적으로 변할 때 허쉬만 이론에 기초한 내부 구성원의 행동


콜 대리 업체의 자율적 영업 제한 정책에 대한 대리기사들의 행동은 두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첫 번째는 수용이었습니다. 이제 막 시장에 진입한 카카오드라이버를 택함으로써 기존 업체의 서비스를 끊는 선택을 손해라고 대리운전기사들은 판단한 것입니다. 아울러, 그동안의 전례에 비춰볼 때, 기존 콜 대리의 정책이 "황당하고 분하지만"(대리운전기사 O모씨의 표현) 대리운전 시장 내에서 지속성을 유지하며 대리운전기사들의 영업에 결정적 영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대리운전기사들은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해 보입니다. 아래는 기존 콜 대리 체계 전략에 수용하며 한 대리운전기사의 글입니다.


카카오드라이버가 나오게 된 것에 대해 기뻐했던 기사 중에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저희 회사에서 앞으로  기존 프로그램 업체의 프로그램 이외 앱(카카오 드라이버-그들은 '카카롱'이라 합니다만)을 사용 시 (업체에서) 탈퇴시키겠다는 내용의 고지를 받았습니다. 카카오 드라이버를 사용 시 그들의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탈퇴시키겠다는 내용의 고지를 받았습니다. 게다가 카카오드라이버 어플을 깔고 있는 것만으로도 탈퇴 대상이 된다며 어플마저 삭제하라고 합니다. 이런 처우에 분노와 슬픔을 느끼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요구에 따라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대리운전기사 K 모 씨)


이제까지 대리운전기사들의 시장 정화 노력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시장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앞선 글에서 볼 수 있듯이, '카카롱'은 일종의 주홍글씨가 되어 대리운전기사들의 영업을 제한하는 요소가 되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환경임에도, 순응이 아닌 항의를 택하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항의는 대리운전기사들이 보이는 두 번째 행동입니다. 대리운전기사들이 기존 콜 대리업체들의 제한 전략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는 곳은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 카카오 등입니다.


항의는 대리운전 시장에서 매우 이례적인 모습입니다. 기존 대리운전 시장에서 개별 대리운전 기사가 업체에 불만을 제기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소비자의 대리운전기사 요청은 프로그램 업체로 들어가며, 프로그램 업체가 대리운전 업체에 콜을 배정하는 구조입니다. 소비자가 전화를 하면, 그 전화가 특정 대리운전 업체로 가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기존 대리운전시장은 프로그램 업체가 대리운전 업체를 통제하고, 대리운전 업체가 대리운전기사를 관리하는 구조로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힘의 불균형 속에서 대리운전 기사가 프로그램업체 혹은 대리운전 업체와 평등하고 자율적인 계약을 맺기는 녹록찮았입니다. 대리운전기사는 화물 트럭 기사와 달리 연대 조직도 공고하지 않기에, 대리운전기사가 설혹 불합리한 사항이 있더라도 대리운전 업체 그리고 프로그램 업체와 맞서기는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이로 인해 대리운전 시장의 헤게모니는 철저하게 프로그램 업체와 대리운전 업체에 귀속되어 있었고, 이 구조 속에서 개별 대리운전 기사가 목소리를 내는 것은 그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던 것으로 분석될 수 있습니다.


수직구조가 분명한 대리운전 시장의 체계


그렇다고 이제껏 대리기사들의 주체적인 시장 개선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시민단체에도 대리기사들은 시장 정화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국회의원과 시민단체가 나섰음에도 좌초됐던 시장 정화 작업에 대한 기대를 기존의 강자와 맞설 수 있어 보이는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대리운전기사 사이에서 생겨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즉, 카카오드라이버 출시 이전부터, 대리기사들이 기존의 업체와 대립 점에 서는 모습은 카카오드라이버를 축으로 시장의 문화를 개선시킬 수 있는 하나의 지지대가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될 수 있는 것입니다.

카카오드라이버의 출시로 대리운전기사들이 바라는 것은 프리랜서인 그들이 스스로의 노동력이 탈취된다고 느끼지 않고 자율적으로 영업활동을 전개하는 것입니다. 대리운전기사들의 바람이 반영된 발언 몇 개를 아래와 같이 소개합니다.  


이제껏 기존 회사에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기존 회사와 절대로 타협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대리운전기사 C 모 씨)
기존 대리회사의 횡포성 수수료 챙기기, 보험으로 돈 챙기기 등 기사님들에게 불리함 등이 많아 카카오드라이버의 출시에 내심 기대가 컸습니다. (대리운전기사 K 모 씨)
A연합사에서  현재  A앱을  사용하는 기사들이  카카오드라이버 기사용 앱을  설치해  놓았을  경우  기존에  B앱만을 사용하는  기사들에게  우선  자동 배차하고  오픈콜도  카카오드라이버 앱 설치 기사에겐  후순위로  오픈하는 등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갑질을  하고 있습니다.  A연합사에서 별도의  공지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법적인 증거자료로  사용되어  문제를 방지하기 위하여  문서 상으로는 별도의 공지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워낙의  기득권층의 횡포와 문란했던 시장이라 공정한 거래질서를 바로 잡는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동반될 것입니다. (대리운전기사 J 모 씨)


마지막으로 기존의 대리운전 업체들이 고지한 카카오드라이버을 이용하는 대리운전사와의 계약 통지 방침 내용으로 이번 브런치의 글을 갈음합니다. 통지 내용의 골자는 "대리운전 시장은 누구나 자율적으로 진입할 수 있고 막지는 않지만, 카카오와는 양립할 수 없다"입니다.  


어떤 이는
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입을 환영하며
기성 대리업체의 갑질을 걸고 넘어지는데,
대리시장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본인의 의지에 따라서
얼마든지 무자본으로 창업을 할 수 있었고,
그걸 막는 기득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카카오드라이버와는 양립하지 않겠습니다.


한편, 대리운전기사들에 따르면, 카카오드라이버 앱을 이용한 대리운전기사들이 "일부 프로그램사들이 우리에게 배차를 2~3분 늦게 배정한다"며 국토교통부에 신고한 민원에 대한 조사 결과는 오는 7월 22일 이전에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발표될 예정입니다. 대리운전기사들은 이밖에도 추가적인 목소리를 내서, 제도적 차원에서의 시장 개선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참고문헌

김대원 (2016.6). O2O 사업모델이 접목된 택시 서비스의 소비자 후생 효과: 카카오택시를 중심으로, 한국정보사회학회.

대리운전 사업구조와 대리운전 시장의 산업구조 이미지의 출처: http://www.koconews.org/news/articleView.html?idxno=

서윤교, 김시정 (2015.11). 뉴스 내용분석을 활용한 하이프 사이클 적용의 탐색적 연구: 클라우드 컴퓨터 기술을 중심으로, 한국기술혁신학회 학술대회, 927-945.

서종식 (2016.6.24). 노동의 변화에 대응하는 협동조합의 진화, 사업고용협동조합, 2016 사회혁신콘서트: 플랫폼 시대, 노동의 변화와 프리랜서

장평·문희철. (2015). 중국 O2O 커머스 특성과 소비자 특성이 신뢰, 욕구 및 이용의도에 미치는 영향. 2015년도 (사)한국무역학회 동계학술발표대회집, 107-123.

Du, Y., & Tang, Y. (2014). Study on the development of O2O e-commerce platform of China from the perspective of offline service quality. International Journal of Business and Social Science, 5(4). 308-312.

Graham, J. W., & Keeley, M. (1992). Hirschman's loyalty construct. Employee Responsibilities and Rights Journal, 5(3), 191-20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