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블록체인 혁명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 브루노 르메르(Bruno Le Maire) 프랑스 재무부 장관
지난 3월 2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담에서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부 장관이 ICO를 합법화하기 위한 입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바로 지난해까지 암호화폐에 대해 강경하게 금지 입장을 보이던 프랑스가 ‘크립토 혁명 중심이 되겠다’며 태도를 바꾼 것이다.
르메르 장관의 발언은 프랑스가 G20 회담에서 블록체인을 통한 주요 금융 중심국이 되는데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영국은행 총재 마크 카니(Mark Carney)가 언급한 ‘세계 GDP의 1%도 되지 않는 암호화폐는 세계 금융시장에 위협을 가져올 만한 수준은 아니다’는 것으로부터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입장과 목적은 명확하다. 모든 참여자에게 개발에 필요한 보안을 보장함으로써 21세기 금융을 시작하려는 것이다. 블록체인의 ICO(암호화폐 공개)는 암호화 자산(cryptoassets)을 통해 조성된 자금으로 스타트업 등의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중개자 없이 신뢰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 추적의 가능성을 향상하고 경제의 효율성을 증진할 수 있다는 것이 프랑스의 생각이다.
프랑스 정부는 3월 G20 회담 전에는 암호화폐 제도를 책임질 실무 그룹을 조직하였고, 프랑스 은행 부총재 장 피에르 란다 우(Jean-Pierre landau)를 책임자로 임명하였다. 암호화폐 규제 가이드라인 제안과 기술 남용 방지를 책임질 수 있도록 '블록체인의 효과적인 법적 틀'을 개발하고 조세회피, 자금세탁, 범죄자금 융통 등의 악용을 방지하고 핀테크 스타트업들의 효율적인 자금 조달을 위한 제도를 만들고 있다.
또한, 프랑스는 암호화폐 거래소와 투자자들에게 자국을 매력적인 ICO 글로벌 허브로 만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 프랑스 금융 당국이 직접 특정 기준을 충족하는 토큰 목록 “화이트 리스트”를 제공하고, 투자자들에게 참고 기준을 제시할 계획도 덧붙였다. 프랑스는 블록체인 관련 법안을 분명히 하여, 금융 혁신을 유도하고 ICO 생태계를 유지하여 불안과 위험 요소를 제거하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블록체인 혁명이 은행과 보험 업계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수많은 참여자들이 단순히 블록체인 혁명의 방관자가 아닌, 혁명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프랑스는 ‘기업 성장 및 전환을 위한 실천 계획(PACTE)’을 통해 금융감독원(AMF, Autorité des Marchés Financiers)이 암호화폐 발행 회사에 면허를 발급할 수 있는 제도를 개설할 계획이다. 현재 프랑스 정부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유럽 금융 혁신의 중심지를 지향하고 있다. 이는 파리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일환이다. 프랑스 정부는 비상장 증권 거래 시 블록체인 분산 원장 기술을 채택하는 등의 규정을 신설했다.
사실 프랑스 정부는 그동안 암호화폐 규제에 앞장서 왔으나 최근 들어 암호화폐 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프랑스의 투자자들은 암호화폐 관련 소득의 최대 45%를 세금으로 납부했다. 물론 지금은 19%만 세금을 납부하면 되고, 이는 채굴을 통한 소득을 제외한 암호화폐 투자를 통해 매매차익을 얻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 '동산'(Moveable Property)이란 부동산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움직일 수 있는 모든 재산을 지칭하며, 프랑스 법률상 동산을 처분하여 얻는 소득에는 19%의 고정 세율을 적용한다.)
2018년 초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은 프랑스를 암호화폐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국가로 여겼다.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인 프랑수아 빌레이 드 갈로(Francois Villeroy de Galhau)는 비트코인을 ‘투기성 자산’으로 분류하며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으며, 프랑스의 금융시장국(AMF)은 지속적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재무부의 주도로 ICO 허용을 위한 제도 개선에 이어 과세율까지 대폭 완화한 것이다. 이것은 프랑스에서 암호화폐를 ‘동산’으로 분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프랑스 당국이 암호화폐를 투기 자산으로 인식했고, 암호화폐 관련 소득을 지속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상업적 이익’과 지속적이지 않은 수익이 발생하는 ‘비상업적 이익’으로 분류했던 것이다. 이렇게 투기성 자산, 위험 자산으로 분류하던 암호화폐를 동산(Moveable Property)으로 재분류한 것이다.
현재 G20의 중앙은행 규제는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프랑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핀테크 분야에서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프랑스 정부는 관료주의를 줄이기 위해 향후 5년 동안 블록체인과 AI 기술에 7억 유로(8958억원, 1유로=1279.74원 기준)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행정 개혁 책임자 토마스 카제나브(Thomas Cazenave)는 기술적 해결책을 통해 기존 인력을 활용하고, 정부 예산 삭감에 따른 잠재적 해고를 막을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프랑스는 정부 주도로 제도 개선을 위한 모델을 마련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뒤쳐졌지만 블록체인에서는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것이 프랑스 정부의 입장이다. 경제장관 주도로 블록체인의 제도를 마련하고 산업방향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본격적인 전 세계 금융 시장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암호화폐의 위험성과 불법성을 자체적으로 걷어 내면서 유럽의 금융 허브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참고문헌]
[1][Numerama] Tribune : Cryptoactifs, blockchain & ICO : comment la France veut rester à la pointe, par Bruno Le Maire
[2][CRYPTOSLATE] Bruno Le Maire: France One Step Ahead in Blockchain Revolution
[3][LesEchos] Le gouvernement nomme un « Monsieur Bitcoin »
[4][Le monde] Le Conseil d’Etat change la fiscalité sur les gains générés par les bitcoins
[5][Open Access Government ] France to invest 700 million euros in blockchain and AI
[6][Reuters] France to allow blockchain for trading unlisted securities
[7][Finance Management] French Government to Create Flexible, Safe ICO Framework
[8][Banqute De France] Les dangers liés au développement des monnaies virtuelles : l’exemple du bitcoin
[10] [Finextra] French firms to build post-trade blockchain infrastructure for SMEs
[11] [한국무역협회] KITA Market Report (2018.2.15)
[12] [시사포커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3개월 60%↓…G20 규제책에 추가 '하락'?
[13] [CrossWave] 프랑스, “크립토 혁명 중심 되겠다” ICO 입법 키로
[14] [Blockinpress] 프랑스, 암호화폐 규제 위한 실무 그룹 출범
[15] [한국경제] [암호화폐 빅이슈] 암호화폐 규제하던 프랑스, 왜 돌아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