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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세계를 휩쓴 지 어느덧 3년, 세계는 일찌감치 코로나와 함께 살기(위드 코로나)로 마음먹었는데요. 세계 대부분이 숨을 돌리는 와중에도 숨 막히는 방역을 고수한 나라가 있어요. 바로 중국이죠.
얼마 전까지도 중국은 '제로 코로나(Zero Covid)' 정책을 유지하면서 도시 봉쇄와 대규모 격리도 서슴지 않았는데요. 그런 중국도 이제는 고삐를 늦출 조짐을 보이고 있어요. 고집스럽던 중국이 어쩌다 제로 코로나를 포기하게 됐을까요?
제로(0) 코로나. 말 그대로 코로나 확진자 수를 0명에 가깝게 유지하겠다는 정책인데요. 14억의 중국 인구를 생각하면 무리라고 생각될 만큼 어려운 목표예요. 그만큼 수단도 무리했죠.
중국의 제로 코로나 방역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어요.
(1) 광범위한 봉쇄
아주 조금의 확진자만 발생해도 지역을 봉쇄해요. 봉쇄 범위는 작은 동네에서 부터 도시 전체까지 가리지 않았어요.
(2) 엄격한 격리
중국에선 확진자와 멀리서 접촉한 때도 격리 대상이 돼요. 기준이 엄격한 만큼 다른 국가에 비해 격리 규모도 엄청났죠.
(3) 대규모 검사
코로나 검사도 수시로 요구됐어요. 공공시설에 들어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음성 확인서를 요구할 정도였죠.
중국은 이렇게 빡빡한 방역 정책을 2019년부터 유지하다가, 최근에서야 방역을 늦추고 있어요. 참다못한 중국 시민들이 지난달 말부터 방역 완화를 요구하는 '백지 시위'를 벌인 게 시작이었죠.
이 시위는 천안문 사태 이후 가장 격렬한 반정부 시위로 평가될 만큼 기세가 심상치 않았어요. 이에 놀란 중국은 봉쇄 범위를 아파트 동이나 라인으로 좁히고, 음성 확인서 없이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죠.
방역 완화의 직접적인 원인은 시위지만, 꼭 시위가 아니더라도 중국은 이미 한계까지 몰려 있어요. 중국 경제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감당 못할 큰 타격을 얻고 있거든요.
경제성장도 함께 '봉쇄'
과격한 방역의 대가는 GDP 성장률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중국 당국은 올해 성장률이 5.5%는 되리라고 기대했는데요. IMF와 세계은행은 3% 안팎을 예상하고 있어요. 코로나의 직격타를 맞은 2020년을 빼면 지난 40년간 가장 낮은 성장률이죠. 지금의 경제 상황을 보면 실제 성장률은 예상치보다도 낮을 수 있다는 예측도 있어요.
연이은 도시 봉쇄로 중국의 소비 시장 전반이 가라앉고 있어요. 숙박업과 요식업이 특히 타격을 받았는데요. 올여름 들어서야 간신히 회복한 소비 판매량이 지난 10월부터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죠. 뿐만 아니라 공장 같은 업장이 봉쇄되는 경우가 잦다 보니 실업률도 치솟고 있어요. 심지어 경기침체로 인해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대기업은 직원을 대규모로 해고하고 있고요.
무너지는 '세계 공장'
무엇보다 중국이 이제껏 누려온 '세계 공장'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어요. 지난 수십 년간 수많은 기업이 중국에 생산 공장을 두었죠. 전 세계 제품의 30% 가까이가 중국에서 생산될 정도였는데요. 공장이 폐쇄되고 항구가 봉쇄되는 '제로 코로나' 정책 아래에선 공급망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가 없겠죠.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중국의 육로 화물 운송량은 36%가량 급감했어요.
중국에 공장을 둔 수많은 기업이 봉쇄에 피해를 입었어요. 애플이 대표적인데요. 지난 10월 정저우에 위치한 폭스콘 공장이 코로나로 폐쇄됐어요. 이로 인해 애플은 지금까지도 아이폰 생산 물량 부족을 겪고 있죠. 그래서 애플은 생산 공장을 인도, 베트남 등지로 이전하는 계획을 앞당기고 있어요. 애플뿐 아니라 수많은 기업이 '탈중국' 대열에 동참하는 분위기죠.
이런 이유로 결국 중국이 완강했던 방역 정책을 풀려고 하는 거죠. 시장에는 벌써부터 기대감이 퍼지고 있어요. 홍콩 항셍지수, 상하이종합지수 등 중국 증시가 빠르게 회복 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월가도 중국 증시로 관심을 돌리고 있어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저평가된 중국 기업의 주가가, 이번 방역 완화를 계기로 다시 반등할 거라 판단한 거죠.
다른 한편으로는 방역 완화가 곧바로 효과를 보지 못할 거라는 경고도 있어요.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방역이 이행되는 과정에는 시행착오가 따르는데요. 중국이 얼마나 수월하게 위드 코로나에 적응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경제 회복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거죠. 어쩌면 수년이 걸릴지 모른다는 예측도 나와요.
★ 오늘의 돋보기 요약
3년간 이어온 과격한 방역 정책, 최근 '백지 시위'로 기조가 바뀌는 중
고강도 방역의 여파로 내수 시장과 국제 교역 모두 휘청이는데
방역 완화로 경제가 회복할 수 있을지는 위드 코로나 정책의 성패에 달려
전 세계 경제는 모두 이어져 있어요. 특히나 중국처럼 거대한 국가가 조금만 흔들려도 세계 경제는 함께 휘청이죠. 중국이 제로 코로나의 대가로 받아 든 경기 위축은 세계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요. 결국 중국의 위드 코로나 선언이 얼마나 빠르게, 또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에 따라 내년 세계 경제의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는거죠.
※ 이 콘텐츠는 2022년 12월 12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