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대출로 갈아타려다 사기 당할 수 있다고요?
금융생활 가이드
<속지마, 금융사기> 시리즈
갈수록 진화하는 금융사기, 사례부터 예방법까지 알아볼까요?
요즘 같은 고금리 시기엔 대출 이자 부담이 크죠. 그래서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사람들은 속이는 보이스피싱도 많이 발생합니다. 실제 30대 남성이 당한 저금리 대환대출 사기 수법을 알려 드릴게요. 요즘 유행하는 수법이니, 잘 기억해두세요.
■ 잠깐, 이것 하나만은 꼭 기억하세요!
카카오뱅크는 전화나 문자로 절대 대출 권유를 하지 않아요.
(아래 나오는 이름과 금융기관명은 모두 가명/가칭입니다)
한 달에 나가는 대출 이자
조금만 줄이고 싶었는데
무역회사에 다니는 차민규씨(가명)는 돌쟁이 아기를 둔 아빠입니다. 양가 도움 없이 결혼했고 외벌이라 살림살이가 늘 빠듯하죠. 2년 전 신혼 살림을 차릴 때 전세금과 생활비가 모자라, 제2금융권 대출을 3,000만 원 정도 받았습니다. 최근 금리가 올라 한 달에 이자만 100만 원이 나갑니다.
어느 날 민규씨는 문자 한 통을 받았습니다.
이자 걱정이 한 가득이던 민규씨는 곧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ARS 메시지에 따라 번호를 남겼고, 이윽고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사기범1 : 고객님, 세모은행 여신지원팀 길복순 대리입니다. 대출 신청하셨죠?
민규 : 네
사기범1 : 인적 사항부터 체크할게요. (이름, 생년월일 등을 확인하고) 고객님 한도는 8,000만 원까지 가능하시네요. 금리는 5.6%고요.
동은 : 아, 진짜요? 원래 10%대여서 너무 힘들었거든요.
사기범1 : 정부 지원 상품이라 이만큼까지 되요. 다행이네요. 신청하실 건가요??
동은 : 네네
사기범1 : 저희 은행에서 대출 신청할 때 필요한 앱이 있는데, 제 번호 저장하고 카톡 주시면 앱 설치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민규 : 넵, 알겠습니다.
길 대리는 ‘신청앱’ 설치 파일과 필요한 서류 내용을 담긴 톡을 보냈습니다. 민규씨가 앱(사실은 악성앱)을 깔아보니, 세모은행 홈페이지에 ‘대출 신청 자료 기입’ 배너가 보였습니다. 배너를 클릭해 기본 인적 사항, 현재 소득, 대출 필요 금액 등을 적었죠.
다음 날 길 대리는 전화로 “대출 승인이 났다며, 이제 대환을 진행하자”고 했습니다. 민규씨는 반으로 줄어들 대출 이자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죠.
다른 은행 대출 조회하면
규정 위반? 사기범의 거짓말
잠시 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사기범2 : 차민규씨 맞으시죠? 금융감독위원회 여신감독부 한희성 과장입니다. 최근 세모은행에서 대출 신청하신 걸로 확인되었는데요. 맞습니까?
민규 : 네, 어제 했어요.
사기범2 : 현재 사용 중인 대출 약관상 대환대출이 불가한 상품입니다. 어기면 위약금 내야 합니다. 신청한 대출을 취소하셔야 해요. 일단 금융감독원 보고는 보류할게요.
사색이 된 민규씨는 곧장 길 대리에게 전화를 걸어 이 상황에 관해 물었습니다.
민규 : 방금 금감원 같은 데서 전화가 왔는데요. 기대출 은행에서 약관위반이라고해서 대환대출을 취소하라고 해요.
사기범1 : 아.. 네, 저희 쪽에서도 대출실행을 하려고하니 동그라미 은행 대환이 막혀있더라구요. 금융감독원으로 서류를 다 보낸 상태라서 위약금 부과를 피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민규 : 어쩌죠?
사기범1 : 방법이 하나 있긴 한데… 기존 대출금을 금감원 쪽으로 직접 상환하고, 저희 대출을 실행하는 방법이에요. 음, 그런데 지금 현금 융통 가능하신가요? 이렇게 처리하지 않으면 위약금이 기존 대출금의 최대 3배까지 나올 수 있어요.
민규 : 당장 현금을 구하긴 힘들어요.
사기범1 : 금리가 좀 높더라도 카드론을 받아서 기존 대출을 완제하고, 저희 신규 대출을 받아서 카드론은 바로 상환하면 되니까요.
민규 : 아, 그런가요? 최선을 다해 구해볼게요!
“대출 상환액은 저희 직원에게
직접 전달해 주세요”
마음이 급해진 민규씨는 대부업체에 아주 높은 금리로 총 3,000만 원을 마련해, 다시 길 대리에게 전화했습니다.
사기범1 : 자금 마련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원래 대출 받으신 동그라미 은행에 연락하셔서, 금융감독원을 통한 직접완납을 하시겠다고 말씀하세요.
민규 : 네, 알겠습니다.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민규씨는 대출금을 갚기 위해, 곧장 동그라미 은행에 전화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악성앱 조작으로 은행이 아닌, 또 다른 사기범 일당에게 전화가 걸렸습니다.)
민규 : 안녕하세요, 차민규입니다. 금융감독원 통해 대출을 상환하려고 합니다.
사기범3 : 대환대출 실행이 아닌 완납을 하시는 거죠? 금융감독원을 통한 완납 처리는 직원을 만나 대환할 수 있는데요. 직원이 방문할 주소를 알려주세요.
민규씨는 회사 근처에서 그를 만나 3,000만 원을 전달했습니다. 그때까지도 이상하지 않았죠.
다음 날 길대리에게 연락하니, 금융감독원에서 전산처리가 완료될 때까지 더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며칠이 지나니 아예 연락이 되지 않았죠.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민규씨는 회사 전화로 금융감독원 민원실에 문의했고, 그제서야 이 모든 게 보이스피싱 사기극임을 알게 됐습니다.
결국 민규씨는 사기범에게 탈취당한 3,000만 원을 1원도 구제받지 못했습니다. 대부업체에 고금리로 빌린 돈 마저 모두 갚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하는
사기는 이렇습니다
무작위로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다고 문자를 뿌립니다
이 대출을 신청하려면 카톡 같은 메신저로 대출 신청을 위한 ‘앱'이라며 ‘악성앱' 설치를 유도합니다. (악성앱이 깔리면 실제 은행이나 금융기관에서 온 전화를 가로챌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대출은 본인 명의 계좌나 이용 중인 금용회사로 상환할 수 있지만, 피싱 사기범은 현금으로 상환하거나 제3자의 계좌로 송금하라고 유도합니다.
돈을 구할 수 없는 피해자에겐 다양한 핑계로 카드와 통장을 빼앗아, 대포통장으로 이용합니다.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문자를 받으면
먼저 해당 금융회사 앱 또는 영업점 방문을 통해 진위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문자의 발신번호가 진짜 은행 번호인지 확인해보세요. (카카오뱅크는 전화번호 진위 확인 ARS 서비스를 제공중입니다. 1599-6774)
출처를 알 수 없는 앱이나 파일은 절대 설치하지 마세요.
은행앱에서 악성앱이 탐지되었다는 창이 뜨면, 즉시 삭제하고 은행 고객센터에서 상담을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