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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May 23. 2023

넷플릭스의 한국 사랑, 근데 이거 사랑 맞아..?

머니&뉴스


<이슈 돋보기> 시리즈
'요즘 핫한 경제 이슈' 재밌게 들여다볼까요?


<킹덤> <오징어게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더 글로리>까지. K-콘텐츠가 넷플릭스를 타고 전 세계를 사로 잡고 있어요. 우리로선 입꼬리가 올라가는 흐뭇한 광경이고 넷플릭스에겐 한국이 사랑스러울 만큼 만족스러운 상황인데요. 그런데 최근 넷플릭스의 대규모 한국 투자 결정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어요. 무슨 일일까요?




넷플릭스가 3조 원을 투자한다는데..


지난 24일 미국을 방문한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넷플릭스 서렌도스 대표를 만났는데요. 그 자리에서 서렌도스 대표는 한국에 향후 4년간 한국 콘텐츠에 25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어요. 한화로는 무려 3조 3천억 원.


■ “국내 콘텐츠 제작 업계에 활력이 생길 거야”

문화체육관광부는 넷플릭스의 투자를 통해 한국이 커다란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거라고 말해요. K-콘텐츠의 글로벌 입지가 탄탄해지고, 국내 콘텐츠 제작 업계도 날개 달고 성장할 것이며, 6만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이죠.


■ “원래 그 정도는 한국에 투자하지 않았나?”

일각에서는 3조 3천억 원이 정말 자랑할 액수인지 의문을 제기했어요. 이미 넷플릭스는 한 해에 8천억 원 정도 투자하고 있으니, 4년 동안 3조 3천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약속은 그리 대단한 게 아니라는 얘기죠. 원래도 그만큼 투자하려 했다가 타이밍 좋을 때 발표한 거라는 추측이에요.


■ “아니, 큰 돈 맞다니까?!”

논란이 불거지자 넷플릭스가 직접 나서서 입장문을 냈어요. 넷플릭스가 원래도 1년에 8천억 원을 투자했다는 건 부정확한 정보라는데요. 넷플릭스는 2016년부터 지금까지 7년 남짓한 시간 동안 투자한 액수에 비하면, 향후 4년 동안 투자할 3조 3천억 원은 두 배에 가까운 액수라고 밝혔죠.


당사자인 넷플릭스의 말도 그렇고, 실제도 넷플릭스의 한국 투자 규모는 점점 늘고 있어요. 당장 넷플릭스가 올해 공개할 K-콘텐츠 수는 34편. 작년의 25편에 비하면 33%가량 늘었죠.

하지만 논란이 이대로 정리되는 건 아니에요. 넷플릭스가 투자를 늘리는 건 맞다 쳐도, 투자가 한국에 정말 이로운지 의문이 남으니까요.




넷플릭스 “가성비는 한국이 최고지”


넷플릭스가 한국 투자 규모를 키우는 건 그게 이득이 돼서겠죠. 넷플릭스는 살벌한 OTT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국에 집중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돈을 벌고 싶어 한다는 뜻이 아니에요. 그보다는 K-콘텐츠로 '세계 시장'을 노린다는 의미인데요.

물론 한국 시장 매출도 중요해요. 지금까지 아주 쏠쏠하거든요. 2019년엔 1,859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022년엔 7,737억 원까지 성장했어요. 조만간 한국 내 매출이 1조 원을 뛰어넘을 거라는 예측도 나와요.

여기에 K-콘텐츠까지 세계 무대에서 연이어 히트하자 넷플릭스는 한국의 콘텐츠 역량을 신뢰하게 됐어요. 2022년 기준 전세계 넷플릭스 구독자 절반 이상이 K-콘텐츠를 시청한 경험이 있을 정도니, 넷플릭스로서는 구독자를 모으기 위해서라도 한국 투자를 늘리는 게 당연하죠.

인기도 많은데, 심지어 가성비도 뛰어나요. 한국의 콘텐츠 제작 업계는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인기 있는 콘텐츠를 만든다는 평을 받고 있어요. OTT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조건인데요.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오징어게임>. 넷플릭스 최고 흥행작 <오징어게임>의 시청 시간을 보면 한국 내 시청률은 5%에 그쳐요. 95%는 한국 밖 해외에서 시청했다는 거죠. 그만큼 글로벌 구독자를 끌어모았다는 뜻인데요. 넷플릭스가 이 시리즈 하나로 거둬들인 이익은 1조 원 이상. 하지만 제작비는 200억 원 남짓이었어요.




한국 “나... 돈 때문에 만나는 거야?”


넷플릭스는 이러한 투자 방향성이 한국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해요. 혼자만 득 보는 게 아니라 함께 이익을 주고받을 거라고 설득하고 있죠. 하지만 그 말이 진짜인지는 상당히 의심스러워요.


■ 넷플릭스가 다 가져가는 수익?!

넷플릭스에게 K-콘텐츠 가성비가 좋다는 말을 뒤집어보면? 한국 제작사는 대박이 나도 수익이 크지 않다는 뜻이에요. 넷플릭스 정책상 저작권을 독점하기 때문에 콘텐츠 수익이 얼마나 나든 모두 넷플릭스의 몫이 돼요. <오징어게임>이 1조 원 이상 수익을 낼 때, 한국 제작사는 고작 200억 원의 제작비밖에 챙기지 못하는 구조예요.


■ 매출은 큰데, 세금은 쥐꼬리

넷플릭스의 한국 법인은 세금도 얼마 내지 않아요. 작년 7,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도 고작 30억 원 가량의 법인세만 냈는데요. 넷플릭스가 수익의 대부분을 매출 원가로 처리해 국외 법인으로 옮기는 편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듣죠. 2021년엔 국세청이 넷플릭스에 조세 회피 혐의를 제기하기도 했어요




■ 오늘의 돋보기 요약

넷플릭스 K-콘텐츠 25억 달러 투자 발표... 투자 규모 두고 논란 일었는데

넷플릭스가 한국에 집중하는 건 사실. 한국 통해 글로벌 OTT 시장 선두 유지하려 해

But 넷플릭스의 선전이 한국에도 이익인지는 불분명


넷플릭스의 한국 투자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될지, 아니면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넷플릭스가 챙기는 일이 될지는 깊이 고민해야 해요.

넷플릭스는 이미 한국의 OTT 시장과 콘텐츠 제작 업계를 꽉 잡고 있는데요. 여기서 투자 규모를 키운다면 장악력은 더욱 커지겠죠. 향후 넷플릭스의 수익을 제작사와 나눌 방안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예요.



※ 이 콘텐츠는 2023년 5월 4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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