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생활 가이드
요즘 '계좌가 지급 정지됐다'고 은행에 신고하는 사람이 늘었어요. 이유는 보이스피싱 범죄 연루. 이러면 지급 정지는 물론 예금주는 당분간 전자금융 거래를 할 수 없죠. 문제는 이들이 보이스피싱 사기에 가담한 적 없다는 것. 갑자기 왜 입금됐는지 몰라 답답할 뿐이에요.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최근 20대 여성 A씨는 검사를 사칭한 사기범에게 보이스피싱을 당했어요.
(사기 수법은 여기서 확인하세요)
특이한 건 사기범이 A씨의 돈을 탈취한 방법인데요. 이들은 A씨에게 사건을 더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며, 계좌번호 30여 개가 있는 리스트를 주고 각 계좌에 10만~20만 원씩 송금하라고 했죠. A씨는 지시에 그대로 따랐습니다.
A는 400만 원 정도를 탈취당한 후 보이스피싱 사기임을 깨닫고 신고했는데요.
문제는 A씨가 돈을 보내는 30여 개 계좌 모두 보이스피싱 연루 계좌가 되었다는 사실. 이런 수법의 사기가 발생하면 건당 30~40여 개의 범죄 연루 계좌가 생기고, 모두 지급 정지되죠.
이렇게 신고된 30~40여 개 계좌의 예금주는 대부분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이용한 적이 있었는데요.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선 현금을 걸고 배팅하죠. 그래서 현금을 쉽게 충전하고 출금하도록 본인 계좌를 등록해야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이용자의 계좌 번호가 노출된 거예요.
그럼 사기범은 A씨에게 왜 이 계좌들에 송금하라고 지시했을까요? 이들은 온라인 도박을 즐겼을 뿐인데, 왜 이런 일을 당했을까요?
추정하면,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입금된 계좌는 지급 정지되는 현재의 법을 악용했을 거예요.
도박 사이트 운영자가 보이스피싱 사기범과 결탁해, 도박 사이트 이용자를 협박하다 실제로 계좌를 지급 정지시켰을 가능성이 크죠. 온라인에서 ‘핑돈'을 검색하면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는 후기를 쉽게 볼 수 있어요.
▶ ‘핑돈’이 뭐냐고요?
“도박 사이트 사장과 싸웠는데요. 그 사람이 저한테 ‘네 계좌에 핑돈 꽂아서 계좌 못 쓰게 해버린다’고 협박했어요. 핑돈이 뭐예요?”
실제 포털에서 이따금 이런 질문이 보여요. ‘핑돈’은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이야기해요. ‘핑돈 받음 > 전자금융거래 못 함 > 일상생활 불가능’ 이렇게 협박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이 수법에 당하면 별안간 모든 비대면 금융 거래를 할 수 없게 돼요. 그러니 위험한 사이트에 계좌 번호를 노출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해요. 특히 온라인 도박 사이트는 절대 금물이에요.
하지만 최근 온라인 도박은 20~30대층을 넘어 10대까지 번지고 있어요. 특징은 게임처럼 시작했지만, 쉽게 중독돼 끊기가 어렵다는 것. 금전적 피해도 매우 커요. 부모님 몰래 도박 빚을 갚거나 도박 자금을 마련하려고 범죄를 더 저지를 가능성도 높아지죠.
온라인 도박의 유혹을 받았다면 아래 사항을 기억하세요.
1. 불법 도박은 형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고, 온라인 불법 도박은 경우에 따라 이보다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어요.
2. 온라인 도박을 하고 있다면 하루빨리 끊어야 해요. 스스로 끊기 어렵다면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1336)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3. 온라인 도박을 한 번이라도 해봤다면, 사이트에 등록해 놓은 계좌가 있을 거예요. 이 계좌를 꼭 해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