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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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무물> 시리즈
용돈 관리부터 재테크까지, 돈에 관한 고민이 있다면 <경제 무물>의 문을 두드리세요!
요즘 채권에 투자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마침 여유 자금이 생겨서 저도 관심이 가는데요. 금리가 높은 채권 중에 증권사에서 파는 ‘장외채권’이라는 게 있더라고요. 장외주식은 위험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장외채권도 위험할까요? 초보 투자자가 장외채권에 투자할 때 알아야 할 건 없는지 궁금해요.
글: 김현우(MBC 라디오 <손경제상담소> 진행자)
▶ 장외주식과 장외채권은 달라요.
▶ 거래방식보다 중요한 건 상품의 조건.
▶ 금리에 따라 매도 시기를 결정하세요.
채권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어요
채권은 일종의 ‘차용증서'예요. 기업이 개인에게 빌린 돈을 언제까지, 어떻게 갚겠다고 약속한 증서와 같은데요. 한 마디로 ‘빚문서’라고 할 수 있어요. 주식에 비해 안정성이 높은 편이지만, 주식처럼 수시로 가격이 달라지죠. 거래 유형에 따라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 장내채권: 시장에서 누구나 사고팔 수 있는 채권
- 장외채권: 증권사 영업점에서만 사고팔 수 있는 채권
장외채권, 장내채권의 차이 더 알아보기
거래 유형보다 중요한 건
사연자님처럼 막연히 장외채권을 위험하게 생각하는 분이 있는데요. 장외주식(상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시장 밖에서 거래하는 주식)과 같을 거라고 생각해서 걱정하는 것뿐이지 실제로 위험한 건 아니에요.
오히려 채권의 경우 장외에서 거래되는 물량이 많아 거래하기 좋은 면이 있죠. 그러니 채권에 투자할 때는 거래 유형보다 상품의 조건이 더 중요해요.
신용등급, 금리, 만기를 확인하세요
채권의 신용등급은 총 18개예요. 가장 높은 AAA부터 D등급까지 있죠. 위험도에 따라 BBB 이상은 투자 등급, 그 밑으로는 투기 등급으로 분류하는데요.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금리는 높아요. 최소한 투자 등급은 되어야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죠. 초보 투자자라면 A- 등급 이상의 채권에 투자하시길 추천해요.
* A등급은?
신용 상태가 양호한 채권. 원리금 지급 확실성은 높지만,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라 영향받을 가능성이 있어요.
투자 전략도 중요해요
채권에 투자하는 전략을 크게 두 개로 나눌 수 있는데요. 첫째는 '만기까지 보유하기', 둘째는 '만기 전에 매도하기'예요.
시중 금리가 어떻게 바뀌는지에 따라 전략을 선택해야 하죠. 사연자님이 아래의 A라는 채권에 투자했다고 가정하고 예를 들어 볼게요.
[A채권]
금리: 연 5%(3년 만기)
액면가: 10,000원
금리가 내려갈 때
가령 시중 금리가 5%에서 3%까지 내려갔어요. 은행에서 3%짜리 예금이나 적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죠. 자연히 금리 5%인 A채권의 인기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요.
이럴 때 A채권의 가격이 10,000원보다 올라요. 그리고 이렇게 채권 가격이 올랐을 때 팔면 차액을 더 챙길 수 있죠. 물론 만기 이자는 받지 못하지만 내가 산 가격(10,000원)보다 비싸게 팔 수 있으니까요.
금리가 올라갈 때
반대로 금리가 5%보다 오르거나 더 높은 채권이 나오면? A채권의 가격은 내려가요. 이때 팔면 손해를 보게 되죠. 하지만 가격이 변해도 이자는 그대로인데요.
이럴 땐 중간에 팔기보다 계속 가지고 있는 게 유리해요. 당장 팔면 손해이지만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 연 5%의 이자를 꼬박꼬박 받다가 만기가 되면 액면가 10,000원을 기준으로 받을 수 있거든요.
금리가 내려갈 땐? 중간에 매도하는 게 좋아요
2024년에는 금리가 내려갈 거라는 전망이 있어요. 그러면 지금보다 채권 가격이 상승할 수 있죠. 그러니 채권에 투자한다면 중간에 매도하는 전략을 선택하는 게 좋아요. 거래가 활발하고 만기가 긴 채권을 선택해야 하고요.
왜 만기가 긴 상품을 선택해야 하냐고요? 만기가 5년 이하라면 시장 상황에 따라 거래하기 어려울 수 있거든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면 영업점에서 사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요. 만약 영업점에서 산다 해도 남은 만기에 따라 수수료를 내야 해서 손해를 입을 수도 있어요.
그러니 만기 전 매도 전략을 선택했다면 물량이 많고 장내에서 활발하게 거래되는 국채, 금융채에 투자하시길 추천해요. 만기까지 오래 보유해 확정 이자를 받을 계획이라면 표면 금리가 높고 안전한 곳에서 발행한 채권을 장외에서 골라야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