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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돋보기> 시리즈
'요즘 핫한 경제 이슈' 재밌게 들여다볼까요?
■ 오늘의 돋보기 요약
쿠팡이츠의 ‘배달비 무료’ 발표에 긴장하는 업계
업계 2위 요기요를 제치고 앞서 나가겠다는 의도
쿠팡 생태계에 묶어두려는 락인 효과를 노리는 걸로 보여
배달 앱 시장은 코로나 시절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죠. 하지만 엔데믹과 함께 성장세가 꺾이고, 배달 앱은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어요. 이 와중에 최근 쿠팡이츠가 판도를 엎을 초강수를 뒀어요. 바로 '쿠팡 와우 회원 배달비 무료' 선언.
쿠팡이츠의 배달비 무료 선언에 업계는 크게 긴장하고 있어요. 높은 배달비에 떠나간 소비자들이 대거 쿠팡이츠로 몰릴 수 있기 때문.
사실 배달 앱 시장이 침체기에 빠진 데에는 높은 배달비도 한몫했어요. 배달비가 5,000~10,000원까지 오르자, 음식값보다 배달비가 비싸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죠. 때문에 포장이나 외식을 하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심지어 일부 가게는 배달 앱으로 주문하면 더 비싼 값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소비자 반감은 더 커졌는데요.
다만 배달 앱들도 할 말은 있다는 입장이에요.
▶ 한집 배달 등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졌어요.
▶ 배달 기사 수가 크게 줄면서 배달 단가가 올랐어요.
▶ 고물가가 지속되자, 음식 가격을 올리는 대신 배달비를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가게가 늘었어요.
한마디로 배달비가 엄청나게 올랐다고 해서 배달 앱이 떼돈을 버는 건 아니라는 것.
이유가 어찌 됐든, 소비자 입장에서 높은 배달비가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죠. 쿠팡이츠는 이 틈을 파고든 거예요.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이라면 누구나 배달비 무료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배달 횟수나 주문 금액, 거리 등 제한을 따로 두지 않았어요. 게다가 쿠폰이나 할인 혜택도 따로 적용할 수 있죠.
쿠팡이츠가 파격적인 혜택을 들고나온 건, 만년 업계 3위 타이틀을 떼기 위해서예요. 후발주자임에도 나름 선전을 거듭해 왔지만, 배달의민족(1위)과 요기요(2위)를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는데요. 올해는 이 경쟁에서 앞으로 치고 나가 보겠다는 거죠.
쿠팡이츠의 할인 정책 성과가 과감한 행보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어요.
작년부터 쿠팡이츠는 와우 회원에게 음식값의 최대 10%를 깎아줬어요. 이게 엄청난 효과를 낸 건데요. 지난 2월 기준, 쿠팡이츠의 MAU(한 달간 앱 사용자 수)는 574만 명으로 1년 만에 65% 가까이 늘었어요. 반면, 같은 기간 요기요의 MAU는 602만 명으로 16% 넘게 줄었고요.
‘물 들어온 김에 노 저어라'라는 말이 있듯이, 격차가 줄은 김에 2위인 요기요를 꺾겠다는 의지인 거죠.
물론 이 모든 건 쿠팡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해요. 이미 쿠팡 와우 회원 1,400만 명에게 돈 한 푼 안 들이고 마케팅을 한 셈이니, 이들 중 일부만 유입돼도 큰 효과를 보겠죠. 무료 배달에 드는 비용도 점주에게 전가하지 않고 쿠팡이츠가 100% 부담하기로 했는데요. 모기업 쿠팡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덕분이에요.
사실 쿠팡 입장에서 쿠팡이츠는 수익에 큰 도움이 안 돼요. 오히려 드는 돈이 많아요. 쿠팡이 진짜 노리는 건 락인(Lock-in) 효과예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 배달 앱 쿠팡이츠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쿠팡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회원 이탈을 막겠다는 전략이죠.
쿠팡이츠의 폭탄선언에 배달의민족도 무료 배달을 도입할 거란 소문도 있어요. 과거 쿠팡이츠가 10% 할인을 시작할 때도 배달의민족이 비슷한 혜택을 내놓은 적이 있기 때문인데요. 과연 이 치열한 경쟁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 이 콘텐츠는 2024년 3월 25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