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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Sep 10. 2021

카카오뱅크 저금통에 귤과 갈매기가 있는 이유

저금통 디자인 코멘터리

카카오뱅크 저금통은 모인 돈을 다양한 아이템으로 보여주며, 금액을 상상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는 저축 상품인데요. 그 즐거움의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나요? 그래서 담당 디자이너 '도비'와 저금통 이미지에 대해 이모저모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저금통 아이템을 작업할 때 특별히 고려한 것들이 있을까요?

선정된 아이템과 기본 이모지를 매칭해보고, 어울리지 않는 아이템들만 새로 제작했어요. 전체적인 스타일 맞추는 걸 고려해서 작업했어요. 추가로 일차원적인 느낌이 들지 않도록 노력한 것도 있고요.


일차원적이라는 게 정확히 어떤 뜻이죠?

예를 들면, ‘김포-제주 편도 항공권’ 이미지가 있어요. 보통 항공권 하면 비행기를 떠올리는 게 일반적이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런 것보다 제주도 하면 연상되는 게 무엇이 있을지를 생각했거든요.

아! 그래서 ‘김포-제주 편도 항공권’ 이미지가 귤이었군요?

저금통은 이미지와 설명 텍스트가 같이 들어가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이미지를 그대로 표현하는 건 재미없을 것 같아서 한 번 돌려서 표현을 해본 거죠.


갈매기가 ‘서울-부산 KTX’ 인 이유도 동일하겠네요.

부산하면 갈매기죠. 처음엔 그냥 갈매기만 그려 넣었는데, 뭔가 심심해서 좀 더 역동적인 느낌을 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새우O을 추가해서 날아오르는 모습으로 표현한 거고요.


재미있는 아이디어네요. 아이템을 보고 상상하게끔 만든 거잖아요.

이미지와 텍스트가 함께 들어간다는 점을 활용해서, 두 요소가 재밌는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고민한 거죠.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고 일차원적으로 표현한 이미지도 꽤 있어요 ^^;


몇몇 아이템 이미지는 디테일이 꽤 느껴졌어요.

이게 작업하다 보니 점점 재미있어서... 저도 모르게 더 디테일을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영혼을 갈아 넣는다고 하죠.


하다 보니 재밌어서 디테일이 올라갔다니, 디자인에 진심이시군요.

욕심내다보니 재미있는 요소도 더 추가하게 되고 그랬죠. 이게 약간 단순노동하는 것처럼 시간도 되게 잘 가고, 완성해나가는 느낌이 좋더라고요.

특히 음식 이미지들이 깨알같아요. 돈가스의 양배추 위에 올라간 소스라던가.

그런가요?(웃음) 사실 쉬운 작업은 아니었어요. 이미지가 저금통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쓰일 수 있어서 사이즈를 크게 키워도 어색해 보이지 않도록 작업해야 했거든요. 돈가스는 튀김옷 그리는 게 꽤 힘들었죠.


제 생각엔 홍삼도 쉽지 않았을 거 같은데요.

맞아요. 뿌리 그리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제가 쓰는 디자인 툴로는 잔뿌리 디테일을 살리기가 힘들더라고요. 이런저런 방식으로 시도하면서 세 번 정도 실패하다가 성공했죠.


작업하기 힘들었던 아이템이 또 있다면요?

디자인 작업보다도 16,000~18,000원 구간 아이템을 선정할 때 힘들었던 게 기억나요. 미용실 커트 비용, 삼겹살 1인분, 화장지 30롤 등 아이템 후보는 많았는데, 이게 동네나 가게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더라고요. 담당자들끼리 계속 고민하고...

그렇겠네요. 전국적으로 비슷한 가격인 아이템으로 정해져야 하니까요.

네네, 그러다가 옆자리 동료가 ‘중국집 A세트’는 어떻냐고 의견을 줬는데, 검색해보니 거의 모든 동네에서 비슷한 가격이더라고요. 모두가 박수치며 환호했죠!


자장면 그릇을 자세히 보니 자금성이라고 쓰여있어요. 이것도 스토리가 있을까요?

예전에 부모님이랑 살던 동네에 있는 중국집 이름이에요. 완전 단골이었거든요. 작업하다 보니 거기가 생각나서 넣었어요.


단골집을 위한 의도적인 PPL 인가요?

그럴리가요.(웃음) 자금성은 되게 흔한 이름이잖아요. 전국에 수십 개 될 거 같은데요. 디자이너가 작업을 하다 보면 본인의 기억을 반영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것도 그런 거죠.


카카오뱅크 유저들이 꼭 알아주었으면 하는 아이템 이미지 속 비밀같은 게 있다면요?

하나 있어요! 아이템 중에 ‘로또’가 있는데요. 추첨볼 안에 쓰여있는 번호들이 혹시 어떤 의미인지 아시나요?

사실 카카오뱅크 서비스 시작일이에요. 2017년 7월 27일이거든요.


알고 나니 흥미로운 이스터에그네요.

이미 알고 계셨던 분도 있었겠지만, 혹시 모르셨다면 이번 기회에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ㅎ 내심 티 내고 싶었는데 이렇게 알려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끝으로 카카오뱅크 유저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가 저금통 이미지들을 만들 때 되게 즐거웠거든요. 그래서인지 많은 분들이 저금통을 쓰면서 재밌다고 이야기해 주시더라고요. 앞으로도 쓰시면서 더 많은 즐거움을 발견하셨으면 좋겠어요. 저금통 이미지도 계속 새로워지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


이 컨텐츠는 2022년 10월 16일(현재) 유효하지 않으며, 게시물 기록 관리 목적으로 유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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