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생활 가이드
최근 청소년 불법 도박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어요. 도박에 빠진 청소년과 가족의 경제적, 정신적 피해가 막심해요. 한 번 시작하면 결과는 참담한데요. 왜 그런지 알려드릴게요.
진우(가명)는 현재 도박 중독으로 입원 치료 중이에요. 중학교 2학년 때 스포츠 배팅으로 처음 도박을 시작했어요. 처음 돈을 따면서 걷잡을 수 없이 중독됐는데요. 도박을 할수록 빚이 불어났지만 부모님, 할머니 돈까지 빌려 계속 했어요. 계속 해야 잃은 돈을 복구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죠.
판돈은 점점 커져 한 번에 7,000만 원을 잃은 적도 있어요. 결국 그해 8개월간 총 3억 원을 날리고, 빚독촉에 시달리다 자살 기도까지 했어요. 진우는 구급차로 이송되는 순간에도 도박 사이트에 접속할 만큼 심하게 중독된 상태였어요.
처음엔 웹툰이나 만화를 무료로 보고 싶어 불법 콘텐츠 사이트에 들어가요. 이곳엔 가입만 하면 ‘꽁머니’ 즉 무료 판돈을 준다는 도박 사이트 광고가 지천인데요. 무료에다 게임처럼 재밌어 보여 회원 가입을 하고 시작하죠.
처음 한 두판에 몇 십만원 혹은 백만 원 이상도 벌어요. 돈이 곧장 통장으로 입금되자 짜릿함을 느끼죠. 그렇게 딴 돈으로 게임을 계속 하다가 점차 큰 돈을 잃는데요. 이게 도박 사이트의 전형적인 수법이에요.
하지만 뇌는 이미 도박에 중독된 상태. 판 돈을 마련하려 온갖데서 돈을 빌려와요. 빚은 수천, 수억까지 금세 불어나지만 끊을 수 없어요. 도박 중독은 의지만으론 끊을 수 없는, 치료가 필요한 정신 질환이기 때문이죠.
특히 10대는 중독에 더 취약해요. 도박 사이트 운영자는 이점을 간파하고, 더 집요하게 청소년 고객을 노려요. 한 번이라도 도박을 해본 청소년에겐 쉴 새 없이 ‘꽁돈' ‘꽁머니’ ‘따블 충전' 등의 문자를 보내 유혹하죠.
바카라, 절대 이길 수 없는 게임
최근 청소년이 많이 하는 도박은 ‘바카라’. 플레이어와 딜러가 각각 카드 두 장을 뽑아, 이 카드의 수를 더한 뒷자리가 9에 가까운 쪽이 이기는 게임이에요. 승부가 나는데 20초도 걸리지 않고, 건 돈의 몇 배를 벌 수 있어 중독성이 강해요.
언뜻 5:5 확률 같지만, 전문가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해요. 딜러가 카드통에서 원하는 카드를 뽑을 수 있게 설계된 카지노가 많아서죠.
도박에 중독된 청소년은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범죄에 가담해요. 부모님의 예물 같은 귀중품을 몰래 중고거래 플랫폼에 팔거나, 사기를 치는 일도 흔하죠. 이마저도 어렵다면 계좌 번호 등 개인 정보를 팔아요. 이건 대포 통장이 되어 또 다른 범죄 수익금의 이동 통로가 되죠. 내 계좌나 카드를 다른 사람이 쓰도록 빌려주는 것 역시 큰 범죄예요.
이처럼 불법 도박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의 인생을 망가뜨려요. 핵심은 이 모든 문제가 호기심에 손 댄 바카라 게임 한 번, 스포츠 베팅 게임 한 번으로 시작된다는 것. 단 한 번도 금물. 시작조차 하지 말아야 해요.
· 위 콘텐츠는 KBS <추적 60분> ‘“3억 원을 날렸어요” 바카라 도박에 빠진 아이들’을 참고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