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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필요한데, 영상보는 알바 어때요?

무엇이든 물어보쌤

by 카카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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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선생님 안녕하세요.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새 앨범이 나왔어요! 그래서 돈 모아서 앨범도 사고 공연도 보러 가려고요. 물론 돈이 좀 많이 필요하긴 하지만요.

그러던 차에 제게 톡이 하나 왔어요. 30분 영상 시청하면 10만 원을 준대요! 너무 괜찮은 알바 같은데, 해도 괜찮겠죠?


영상 30분 보면 10만 원을 준다는 건 뭔가 이상해 보여요. 주의가 필요합니다. 요즘 알바 사기가 꽤 많다고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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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런 메시지를 많이 받아봤어요.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하니 혹할 수 밖에 없죠.


물론 궁금했지만, 링크를 누르지는 않았어요. 링크를 누르면 악성코드가 내 폰에 침투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직접 사례를 찾아봤어요.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사기 피해나 제보가 없는지 말이에요. 아니나 다를까, 꽤 많더라고요!



처음엔 진짜 알바 같지만, 뒤엔 달라져요


피해 사례 중에는 ‘영상 보면 3,000원’, ‘설문하면 5,000원’ 등 다양한 알바가 있어요. 보통 처음엔 진짜 알바처럼 영상을 보거나 미션을 수행하면 약속한 대로 돈을 잘 지급하죠.

그런데, 2주~한 달 정도 지나면 ‘00님은 성실하게 하신 게 입증되셨다. 성실회원들만 모시는 고수익 단톡방으로 초청하겠다’고 한대요. 어쩐지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 같고, 좋은 기회라는 생각도 들겠죠.

그래서 단톡방에 들어가게 되는 거예요. 방에는 몇 십명이 모여있대요. 그럼 고수익 알바는 과연 뭘까요? 보통 뭔가를 동시에 공동구매 하는 미션을 주고, 그걸 성공하면 큰 보상금을 주는 형태가 많대요. 여기서, 뭔가 이상한 낌새 눈치채셨나요?

“00님 때문에 미션이 실패! 다시 미션에 도전하세요!”


바로, 내 돈을 들여 뭔가를 구매하는 미션이 있단 겁니다.


“자, 바로 지금! 동시에 제가 말한 사이트에 접속해서 구매하세요!! 광클릭!!!”


‘PC방에 가서 해라, 광클릭 해야 한다’ 등등 미리 단톡에 있던 사람들의 조언도 이어지죠. 그런데 생각보다 미션 성공이 어려워요.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성공 인증샷을 찍어 올리고요. 나는 계속 실패만하니 죄책감이 들겠죠. 게다가 다른 사람은 미션을 성공해서 보상금을 받았다는 인증샷도 올리니 마음은 더 조급해질 거예요.

이미 들어간 수만 원에서 수십만 원. 돌려받을 순 없나. 돌려받으려면 다시 미션에 도전하는 방법밖엔 없다고 하니 또다시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돈을 더 쓰게 되고요. 이렇게 수십만 원, 수백만 원을 날리게 되는 사례들이 많대요.

더 충격적인 사실! 단톡방에 있던 다른 사람 모두 같은 사기 집단이었던 건데요. 알바인데 내 돈 들여서 뭘 사라고 하는 건 정말 이상한 겁니다.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 해요.

내가 특별히 초청받았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걸 컨트리클럽 증후군이라고 해요. 진입장벽을 높여서, 아무나 들어올 수 없으면 더 하고 싶어지는 심리를 이용하는 거죠. 사기 집단의 전형적인 수법이란 점 기억하세요.



너무 큰 보상은 일단 의심하세요


애초에 30분 영상보면 10만 원을 준다는 건 지나치게 큰 보상이에요. 너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면, 대체로 사기일 가능성이 아주 커요.

2025년 현재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 30원인데요.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는 게 아닌 분야에서 그보다 훨씬 높은 급여를 준다는 건 뭔가 이상하다고 의심해야 합니다.


세상에 쉽고 빠르게 돈 버는 법은 없다는 점을 꼭 기억하세요.



김나영, 교사 / <최소한의 행동경제학>, <실험경제반 아이들> 시리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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