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K의 직무스터디 | 3편. ESG 담당자
'어떻게 취업해야 하지?' 고민하는 취준생들에게 많은 이들이 직무부터 정하기를 조언합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직무가 있고, 그중 어떤 것이 나와 꼭 맞을지 알아내기란 쉽지 않죠. 인터넷 속 짤막한 정보들에 의지해 직무 탐색을 이어가던 취준생 K, 이제는 카카오뱅크 곳곳을 누비며 직접 직무를 탐색해 보기로 합니다. 나와 꼭 맞는 하나의 직무를 찾아가는 여정, <취준생 K의 직무스터디>에서 카카오뱅크 현직자와의 대화를 통해 보다 상세하고 현실적인 직무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이번에 알아볼 직무는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담당자입니다.
기후 위기가 심화되며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에 맞춰 많은 기업에서 ESG 팀을 신설하고, 구체적인 대응 방침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최근 뉴스에서 자주 들리는 온실가스 배출량이나 기후 변화 관련 리스크에 대한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기후 공시'에 대응하는 것도 ESG 담당자의 몫이죠. 이 외에 ESG 담당자가 또 어떤 일을 하는지, ESG 경영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세 번째 스터디 노트에서 ESG 담당자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세요.
Study Note
Section 1. 커리어의 시작
◼ ESG 담당자로 커리어를 쌓게 된 계기와 과정
Section 2. ESG 담당자는 어떤 일을 하나요?
◼ ESG 톺아보기
◼ ESG 담당자 업무의 내용과 특성
Section 3. 카카오뱅크 ESG팀, 어떻게 일하나요?
◼ 금융업에서의 ESG가 갖는 특성
◼ 카카오뱅크 ESG의 성과와 방향성 소개
Section 4. ESG 담당자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질문집
◼ ESG 담당자가 되기 위해 준비하면 좋을 것들
◼ ESG 담당자 직무와 잘 어울리는 사람은?!
취준생 K (이하 K): 연말이라 바쁘신 와중에도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Courtney. 안녕하세요! 저는 ESG 팀에서 사회공헌 파트를 주로 담당하고 있는 코트니입니다.
David. 안녕하세요, 코트니와 같은 ESG 팀에서 일하고 있는 데이빗입니다. 저는 환경과 일부 사회공헌 활동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K: 두 분께서는 어떻게 ESG 담당자로 커리어를 시작하셨나요?
Courtney. 저는 신입 시절부터 ESG 담당자로 커리어를 쌓아온 케이스인데요. 학창시절, 안 해본 봉사활동이 없을 정도로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다 스무살 때 대외활동을 통해 카카오 '같이가치' 플랫폼에서 진행하는 봉사활동을 기획하며 본격적으로 사회공헌 분야로의 커리어를 꿈꾸게 되었죠.
이후 환경 분야 NGO에서 인턴으로 여러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함께하면서 ESG라는 개념이 부각되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분야에 대해 더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첫 직장인 카카오뱅크에 '채용연계형 인턴'으로 입사해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David. 저는 직무 전환을 통해 본격적으로 ESG 담당자로서 커리어를 시작했는데요. 사실 저는 대학생 때부터 지속가능경영에 관심이 많았어요. 좋은 기회로 네슬레, 로슈, 벤츠와 같은 글로벌 기업의 초청을 받아 각 기업이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둘러보기도 했죠.
그러한 관심 덕분에 전략기획팀에서 일하면서도 동반성장, 상생과 관련된 업무를 맡아서 하기도 했어요.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프로젝트가 발의되었고, 그 중 탄소배출권 거래 전략 수립, ESG 전략 수립 프로젝트 등에 참여했어요. 그리고 이후 ESG 팀이 새로 생겼을 때 해당 팀으로 이동해 ESG 담당자의 커리어를 쌓게 되었습니다.
K: 시작은 사뭇 다르지만, 두 분 모두 ESG에 뚜렷한 관심을 가지고 커리어를 쌓아오셨네요. 그럼 이제부터는 ESG 담당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히 알아볼게요. 먼저 ESG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Courtney.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앞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이 잘 운영되려면 이런 것도 잘 지켜야 한다!'라는 영역 세 가지를 꼽은 거예요. 재무적인 성과 이외에 기업을 평가하는 또 다른 기준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기업이 수익 창출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ESG 기준에 따라 기업이 환경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사회에 얼마나 공헌하는지, 기업을 얼마나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는지를 함께 고려하는 거죠.
David. 맞아요. 이제는 단순하게 매출액이나 영업이익과 같은 재무 정보만 보는 게 아니라, 비재무적인 정보를 통해 이 기업이 지속가능하게 사업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어요. 이때 여러 비재무적인 정보들을 크게 환경, 사회, 지배구조라는 카테고리로 나눈 것이 ESG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K: 환경, 사회, 지배구조라니, 다르면서도 연관되어 있는 세 가지가 묶인 느낌인데요! ESG에서 다루고 있는 각 영역에 대해 좀 더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David. 먼저 환경의 경우, 보통 탄소배출량과 큰 연관이 있어요. 기업의 여러 활동이 직간접적으로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지 측정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주된 활동이에요. 관련해 최근에는 기존의 직접배출(Scope 1), 간접배출(Scope 2) 뿐 아니라 Scope 3*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특히 금융회사의 경우에는 Scope 3의 15번째 카테고리인 '금융배출량'을 정확하게 산정하고 보고하는 것이 큰 과제입니다.
*Scope 3: 기업이 소유·관리하지는 않지만 기업의 활동과 연관된 가치 사슬 전체에서 발생하는 (Scope 2 배출량을 제외한) 간접적인 배출량을 의미하는 개념.
Courtney. 다음으로 사회 부분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맞닿아 있는데요. 흔히 알고 계시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ESG의 사회 요소 내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어요. 카카오뱅크를 예로 들면 포용금융 실천을 위한 활동,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한 활동도 모두 사회 측면에 포함될 수 있는 거죠.
K: 환경과 사회, 모두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네요. 그렇다면 지배구조는 ESG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걸까요?
David. 지배구조는 기본적으로 회사가 얼마나 투명하게 운영되는지를 보는 지표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이사회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부터 이사회 구성원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낼 수 있는지, 부정부패는 없는지 등 다양한 관점에서 기업을 바라봅니다. 지배구조의 독립성과 투명성, 전문성을 기준으로 회사가 전반적인 운영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 지배구조의 영역이에요.
Courtney. 종합하자면 ESG는 회사의 거의 모든 비재무적인 요소를 포괄한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그 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고도화되고 있고요.
K: 두 분 덕분에 ESG의 개념에 대해 깊이 알게 되었어요. 그럼 이제부터는 ESG 담당자에 대해 알아보려고 하는데요. 기업에서 ESG 담당자는 주로 어떤 업무를 하게 되나요?
Courtney. 카카오뱅크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ESG 담당자의 업무는 크게 ESG 정보 공시(평가 대응)와 사회공헌으로 나눌 수 있어요. 다만, 이 부분은 기업마다 조금씩 달라서 일반화하기는 어려워요. ESG 정보 공시, 평가대응을 IR이나 법무팀에서 하는 경우도 있고, 사회공헌 파트의 경우 기업 사정에 따라 홍보팀이나 사회공헌 전담 팀이 맡기도 합니다.
K: ESG라는 개념이 워낙 방대하다 보니, 담당자의 업무 영역도 기업마다 다를 수밖에 없겠네요. 그러면 카카오뱅크의 ESG 담당자를 기준으로 여쭤볼게요. 먼저, 말씀하신 ESG 정보 공시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Courtney. 기본적인 공시 작업은 ESG 전 분야에 걸친 다양한 데이터를 전사에서 수집하고 매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작성하는 건데요. 이때 작성된 보고서를 바탕으로 다양한 기관에서 ESG 평가를 진행해요. 투명하게 공시된 정보를 가지고 투자자들이 ESG 측면에서 투자할 기업에 리스크가 없는지 체크하는 거죠.
K: 들어보니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 ESG 평가가 아주 중요할 것 같은데요. 이 평가 대응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요?
David. 평가 대응 업무는 많은 것을 포괄하고 있어요. 우선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작성하고, 그 과정에서 보완할 부분이 발견되면 개선 전략을 수립하고 해결과제를 도출하기도 해요. 또, 작성 이후에는 보고서 내용과 기업 내부 정보를 토대로 여러 평가사의 질의에 대응하는데,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아 보완해야 하기에 이 절차도 만만치 않습니다.
Courtney. 사실 평가 대응은 저희가 상시 준비하는 업무에요. 한국ESG기준원이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 여러 평가사가 있는데, 기관별로 일정이 다르기 때문이죠. 또 평가사뿐 아니라 여러 투자자의 질문에도 상시적으로 답변해야 하기도 하고요.
K: 평가 대응이 ESG 업무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군요. 이번에는 또 다른 축인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사회공헌 활동에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시행하는 이유가 뭘까요?
Courtney. 기업이 성장할수록 외부에서는 기업에게 사회적 책임을 더욱 강조해요. 따라서 기업의 성장이 사회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거죠.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경우에도 업력이 쌓일수록 사회공헌금액도 계속 늘어나고 있어요.
David. 또 이전에는 사회에 환원만 하면 되었다면, 이제는 어떤 전략과 활동으로 얼마만큼의 리소스를 투입하여 결과를 낼 건지 수치화를 요구하기도 해요. 단순히 '좋은 일'을 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고도화된 사회공헌 전략과 활동이 필요하죠.
K: 평가 대응과 사회 공헌, 이것만 해도 ESG 팀의 업무 범위가 굉장히 넓은 것 같아요.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Courtney. 저는 개인적으로 ESG 정보 공시를 위한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동시에 여러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실행할 때, 두 업무의 호흡을 맞추는 게 쉽지 않았어요.
게다가 두 업무에 필요한 스킬이 사뭇 다른데요. 보고서 작업은 내부 현업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진득하게 데이터를 검증하는, 소위 말해 '엉덩이가 무거워야 하는' 작업이에요. 그에 반해 사회공헌 프로젝트는 외부 소통이나 출장이 많고, 가끔은 빠른 의사소통이 필요하기도 해요. 여러모로 보고서 작업과는 결이 다르죠.
그렇지만 많은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이들을 설득해야 하기에, 난도가 있는 작업이라는 점에서는 두 업무가 비슷해요.
David. ESG 데이터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공시하는 것도 난도가 높은 작업이에요. 아직 ESG 관련 공시 기준이 일원화되어 있지 않고, 기존의 가이드라인도 해석의 여지가 있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 많아요. 하지만 앞으로 ESG 데이터 관리 시스템 구축 및 ESG 공시 기준 법제화가 이루어지면 해소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K: 난도가 있는 업무인 만큼, 여러 어려움도 있는 것 같네요. 그렇다면 두 분이 생각하시기에 이 일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Courtney. 저는 사회공헌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서 그런지,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느껴져요. 사회공헌 사업을 하다 보면 여러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바로 받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이 활동으로 인한 변화가 체감이 되거든요.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David. 궁극적으로 ESG의 목표는 '지속 가능한 회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중간 과정이 힘들어도 결국 무언가 개선되는 걸 보면서 '내가 여기에 기여했구나'라는 보람을 느껴요. 더 좋은 회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노력을 이끌어내고, 그로 인한 변화를 체감할 때 매우 뿌듯하답니다.
K: ESG 업무의 매력까지 알아봤으니, 이제 카카오뱅크 ESG팀의 일하는 방식을 살펴볼게요. 두 분은 어떻게 카카오뱅크 ESG팀에 오시게 되었나요?
Courtney.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카카오뱅크가 제 첫 직장이에요. 2022년 채용연계형 인턴으로 ESG 팀에 입사해 지금까지 일하고 있거든요. 당시 제가 지원했던 공고가 사회공헌 쪽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이전에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했던 경험이나 NGO 인턴 경험을 살려 입사할 수 있었어요.
David. 저는 철강 업체에서 일하다가 이직한 케이스인데요. 여러 산업 중에서도 저는 금융업계에서 ESG 담당자로 일해보고 싶었어요. 여러 정책을 통해 타 업계의 탄소배출 감축까지 이끌어 낼 수 있는 분야가 바로 금융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K: 오오, 금융업에서 어떻게 다른 업계에 탄소배출 감축을 요구할 수 있는 건가요? 금융업과 ESG의 관계가 궁금합니다.
David. 금융업은 다른 산업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어요. 금융기관이 온실가스 배출에 기여한 정도를 측정하는 '금융배출량'(financed emissions)이라는 개념이 있는데요. 금융기관이 대출, 주식, 채권 매입 등 신용 공급을 통해 간접적으로 기여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의미해요.
이 개념이 등장한 이유는 금융기관이 자금의 흐름을 고탄소 산업에서 저탄소 산업으로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금융기관은 돈을 빌려주는 거래에 있어 ESG 영역에서 구체적인 요구를 할 수 있는 기관이거든요. 예를 들어,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기업에게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기업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거죠. 물론 카카오뱅크의 경우 기업 금융을 다루지는 않기 때문에 상황이 조금 다르지만, 대신 카카오뱅크는 소비자와 직접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상품을 통해 소비자의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어요.
K: 이런 노력이 외부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것 같아요. 카카오뱅크는 올해 MSCI ESG 평가에서는 지난해보다 두 단계 오른 AA등급을, 한국ESG기준원에서는 처음으로 A등급을 받았는데요. ESG 평가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Courtney. 모두 카카오뱅크의 현업 부서 분들 덕분이죠! 겸손하려는게 아니라 사실이 그렇습니다. (웃음) 저희는 연간 1회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는데, 각 부서와 연관된 ESG 활동을 빠짐없이 담기 위해 거의 모든 팀을 TF로 모시고 있어요.
ESG 평가 기관에서는 단순히 점수를 매기기 위한 평가가 아닌 해당 기업이 ESG를 내재화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행동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평가 항목으로 제시하고 있는데요. TF 분들이 이 평가 항목들을 가능한 선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시고, 실제로 실무에 반영해 주셨던 점이 평가 점수 상향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David. 코트니 의견에 100% 동의합니다! 저희의 역할은 여러 팀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며 카카오뱅크가 잘하고 있는 것들을 발견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저희 카카오뱅크 mini에서 교통카드를 앱에서 직접 충전할 수 있는 서비스가 2022년 12월에 출시되었는데요. 기존에는 편의점이나 다른 판매처에서 교통카드를 충전할 때마다 영수증이 발급되었는데, 충전 기능을 앱으로 옮겨오면서 영수증 발행량이 감소하는 효과가 생겼어요. 이 내용에 관해 현업에서 먼저 말씀해주셔서 보고서에 담을 수 있었답니다. 이처럼 현업 팀원 분들의 적극 참여로 완성도 있는 보고서가 매년 발간되고 있어요.
K: 지금까지 평가 측면에서 주로 여쭤봤는데, 카카오뱅크에서 시행하는 사회 공헌 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궁금해요.
Courtney. 저는 한국핀테크지원센터와 함께한 '금융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한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 사업'(FIN:NECT)을 자랑하고 싶어요. 이 사업이 의미있었던 이유는 카카오뱅크와 핀테크 스타트업의 협업이 가능하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작년 이 프로젝트에 '빅테크플러스'라는 기업이 참여했는데요. 빅테크플러스의 서비스를 통해 카카오뱅크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전략적인 투자가 결정되었어요.
사회공헌은 본래 기업의 수익을 가지고 회사 밖의 사회에 환원하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번 사례는 카카오뱅크 내부적으로도 좋은 협업 관계를 마련해 사회뿐 아니라 회사 서비스 자체에도 도움이 되었죠. 사회공헌 사업으로 창출한 가치가 회사로 돌아오는 순환을 보면서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전문성을 살린 사회공헌 활동이었다는 점도 의미가 깊었고요.
David. 저는 올해 큰 호응을 얻은 '세이브 레이스'를 소개할게요. 이전에는 환경 부문에서의 공시 업무를 주로 담당하다가, 이번에 사회공헌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세이브 레이스 기획을 주도했어요. 세이브 레이스는 친환경과 기부라는 두 요소를 섞은 사회공헌 마라톤이에요. 대회장에서 발생하는 페트병을 모두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고, 다회용컵 급수대 운영, 폐플라스틱 메달 제작 등을 통해 모든 부분에서 환경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려고 노력했어요. 다행히 참가자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셨고, 반응도 뜨거워서 내년에도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K: 정말 다양한 ESG 활동이 이뤄지고 있네요!
그렇다면 카카오뱅크의 ESG가 장기적으로 어떤 방향성과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Courtney. 우선 선제적인 대응이 중요한 것 같아요. ESG 분야의 주 업무 중 하나가 대내외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에 대응하는 것이잖아요. 지금도 ESG 관련 공시가 법제화되지는 않았지만 선제적으로 보고서를 발간하고 정보를 공개하고 있죠. 앞으로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와 국내외 이슈 및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고, 선도적으로 ESG 정보를 공시하려고 합니다. 사회공헌 활동도 마찬가지이구요!
David. 또,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ESG 경영을 선도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저희는 상장이 되어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이기 때문에 훨씬 더 까다로운 기준을 요구받기도 하고, 그렇기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ESG 경영을 확대해가고 있거든요.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어떻게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면서 나아가는 은행이 되려고 합니다.
K: ESG 직무의 이모저모를 알아봤으니, 이제부터 ESG 담당자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궁금한 점들을 조금 더 직접적으로 여쭤볼게요.
Q. 굉장히 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ESG, 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Courtney. 사회공헌 분야와 ESG 공시 업무는 서로 성격이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대외적인 흐름을 읽는 게 중요해요. ESG는 전통적인 바이블이 없는 분야다 보니, 변화하는 외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고 맞춰나가야 하거든요. 관련 기사나 뉴스 레터를 구독하면서 꾸준히 시장 상황을 살펴야 합니다.
David. 트렌드를 읽는 동시에 숲을 보는 거시적인 시각도 필요해요. 전문성을 가지되, 큰 틀에서 전략적인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하죠. 예를 들어 만약 환경만 전문적으로 다룬다면, 차라리 환경 관련 규제만 전문적으로 다루거나 오염물질을 관리하는 환경팀에 더 적합할 수 있어요. 반면 ESG 담당자는 환경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환경적 측면(탄소배출 저감 목표, 생물다양성 보존 전략 등)에 대해 전반적인 전략 및 과제를 발굴할 수 있어야 해요.
Q. ESG 담당자로 일하고 싶다면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준비하면 될까요?
Courtney. 내가 입사하고자 하는 기업의 도메인을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각 기업마다 ESG 측면에서의 상황이 다르거든요. 업계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 업계에서 어떤 ESG가 중요한지, 무슨 ESG 이슈가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카카오뱅크를 예로 들면, 금융 산업에서는 기후 리스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면 많은 도움이 되겠죠.
David. 맞아요. 예를 들어 금융 업계에서는 금융배출량, 금융안전망 구축, 핀테크 관련 사회공헌 활동 등이 주요 키워드가 될 수 있겠죠. 이와 달리 철강 업계에서는 다른 키워드들이 도출될 수 있을 거예요. 탄소다배출 업종이기에 환경 측면에서는 탄소배출, 오염물질 배출 등이, 사회 측면에서는 근로자 재해 등이 주요 키워드가 될 수 있겠죠. 이처럼 산업별로 차이점을 파악하고 키워드를 뽑아보는 게 중요해요.
Q. ISO 심사원 자격증이나, 온실가스관리기사 등 환경 관련 자격증뿐 아니라, ESG 관련해 다양한 사설 자격증도 있더라구요. 이런 자격증들이 ESG 분야에서 일하는 데 도움이 될까요?
David. 자격증이 관심도를 보여주고 업무 이해도를 높이는데 도움은 될 수 있으나,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특정 부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했다, 정도로는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사실 ESG 담당자가 되고 싶은 것이라면 자격증보다는 지속적으로 세계적인 기업의 사례에 관심을 갖고 살펴보는 게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ESG 경영을 잘하고 있는 기업들을 조사하며 안목을 기르고 본인만의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게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Q. ESG 담당자가 되는 데 경영이나 환경경영 등 관련 전공도 중요한 요소인가요?
Courtney. 저희 팀에서만 하더라도 전공이 서로 달라서, 어떤 전공이 더 유리하다고 말하긴 어려워요. 대신 ESG 업무를 하려면 ESG와 관련해 글로벌 트렌드를 공부해야 하고, 외국 투자기관의 요구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어를 잘하면 좋고요. 대내외 이해관계자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필수입니다.
David. 어떤 전공이 필수이진 않지만, 도움이 될 전공을 말씀드릴 수는 있어요. 경영학, 사회복지, 환경 관련 전공은 ESG 담당자의 업무와 관련성이 높거든요. 또 ESG 담당자가 비재무정보에 대한 공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만큼, 경영학을 비롯해 회계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하지만 관련 전공이 아니더라도 ESG 활동을 통해 그 분야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보여주면 충분히 어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ESG 담당자를 꿈꾸는 취준생에게 추천하고 싶은 경험이 있다면?
Courtney. 저는 스터디를 추천하고 싶어요! ESG를 내세운 대외활동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대외활동도 좋지만 같은 직무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모여서 함께 여러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해보며 공부하는 것이 실질적으로는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David. 더불어 ESG 정보를 공시하는 일이 저희의 핵심 업무이기 때문에, 기회가 있다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직접 작성해보는 경험도 유익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보고서를 작성해보기가 어렵다면 ESG 공시 기준 등에 대한 교육을 들으신 후 관심 있는 기업과 관련한 여러 이슈를 도출해보고, 각종 공시기준과 평가기준을 고려해 보고서의 개선방향을 도출해본다면 이상적일 것 같아요. 이런 내용을 자기소개서나 포트폴리오에 녹인다면 기업 ESG 담당자의 이목을 끌 수 밖에 없겠죠!
Q.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에게 ESG 직무가 잘 어울릴 것 같나요?
Courtney. MBTI로 재미있게 표현하자면, F와 T의 심장을 반반 가진 분이요! 사회 현상이나 외부 문제에 대해 'F'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되, 'T'적으로 정확히 데이터를 관리하고 아카이빙하는 능력이 있는 분이면 좋을 것 같아요. 수많은 이해관계자들과 보고서로 소통하고, 내부 임직원을 설득해야 하다보니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굉장히 중요한데, 한편으로는 또 숫자를 보고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도출해내는 능력도 중요하거든요.
David. 너무 잘 표현해주셨네요. (웃음) 냉철하고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이 이상적인 것 같아요. 코트니께서 말씀하신 대로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매우 중요하고요.
제가 생각하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첫 번째로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고, 다음으로는 이해관계가 상충할 때 잘 설득하는 능력이에요. 또 다양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다뤄야 하니 숫자를 잘 보는 분이면 유리해요. 비재무적인 정보도 결국 수치로 이야기해야 하니까요.
Q. 기후변화 관련 공시가 점차 의무화되면서 ESG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 같아요. 앞으로 ESG 업무에서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David. ESG 공시에 있어서 평가 기준이 점차 명확해질 것 같아요. 지금도 IFRS(국제회계기준재단)에서 ISSB라는 기후변화 관련 공시 기준이 나와, 한국회계기준원이 이 내용을 한국에 맞게 반영해 KSSB 공시기준으로 발표했어요. 앞으로 ESG 관련 공시가 법제화되면 책임의 소재도 더 명확해지고, 공시의 전문성도 높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변화의 흐름을 따라 ESG 팀에서도 이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도 지금 다양한 교육을 들으며 전문성을 쌓고 있습니다.
Courtney. 더불어서, ESG 공시 업무에서 정보의 정확성이 중요해지는 만큼, 데이터 관리도 더욱 체계화될 것 같아요. 마치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시스템처럼, 앞으로 ESG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정보 수집 체계를 갖출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Q. 커리어적으로 ESG 담당자로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Courtney. ESG 관련 업계는 지금도 변화하고 있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가 쉽지는 않지만, 저도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지금은 사회공헌 쪽을 메인으로 두고 있는데 ESG 내에도 다양한 분야가 있으니 업무 범위를 넓혀가다 보면 ESG 전체를 아우르는 전문성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게 아니라면 한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로 가는 방향도 있고요.
David. ESG의 세계는 무궁무진해요. ESG 안에서도 본인이 원하는 분야를 골라 고도화할 여지가 충분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말씀 드렸듯이 최근에는 사회 공헌 업무에 있어 단순히 '좋은 일'이 아닌, 수치화된 가치 창출이 중요해지고 있어요. 사회적인 가치를 계량화하고, 어떤 리소스를 투입해 어떤 가치를 창출했는지를 다 수치화할 수 있는 거죠. 이런 부분이 바로 전문성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제 경우에도 앞으로 기후 공시가 의무화될 때를 대비해 관련 전문성을 조금 더 키워보려고 하고 있어요.
K: 지금까지 ESG 직무에 대해 나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ESG 직무로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께 전하는 마지막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
Courtney. 취업 준비에 앞서 내가 생각한 ESG 업무가 지원하는 기업의 ESG 팀에서 수행하는 업무와 다르지는 않은지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보통 ESG라고 하면 사회공헌 업무를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활동적인 업무를 원하거나 사회에 변화를 주는 일을 하고 싶은 분들께서 많이 지원하세요.
그런데 앞서 말씀드렸듯, ESG 담당자의 업무에는 사회공헌만 있는 게 아니에요. 또 ESG 담당자로 일하다 보면 내부 부서와 끝없이 협의하고, 데이터를 관리하고, 외부 평가사에 대응하는, 어쩌면 다소 머리 아픈 일도 많아요. 각 기업마다 ESG 팀의 방향성과 고유 업무가 조금씩 다르니, 정확하게 어떤 일을 하는 팀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도메인에 대한 이해도 꼭 필요하고요!
David. ESG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이해하고 지원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아요. 사회공헌은 ESG의 일부일 뿐이거든요. 환상이 있을 수 있지만, 생각보다 어렵고 딱딱한 일이 많다는 걸 미리 알면 좋을 것 같아요. 어떤 업무를 하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에는 이 업무에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내가 그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부족한 역량이 있다면 어떻게 키울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평가, 보고서 작성,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사회공헌까지 모두 포괄하는 것이 ESG이니, 이 점을 고려해서 준비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TMI. 취준생 K는 누구인가?
카카오뱅크에서 체험형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대학생으로, K는 Kakaobank에서 따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