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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YourFarmer Feb 16. 2017

제주도 콜라비는 맛있어요, 진짜

게다가 건강에도 좋대요

2017년 1월 5일, 제주 귀농 1,432일 차

"날씨는 막 덥고 그랬다. 판포리 채소밭에 들러 콜라비를 시식했는데 새벽으로 서리 내리는가 싶더니 맛이 들기 시작한다."
"잡초 앞에 버티는 장사 없다고 콜라비와 잡초들이 마치 이웃처럼 오손도손 모여 자라고 있으니 온통 초록이다."

제주의 자연과 농부의 일상을 기록하는 귀농 5년차 초보 농부 김인태 농부님은 이름마저 예쁜 제주도의 농촌 시골마을 판포리에 자리잡은 밭, 수호농원에서 콜라비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육지에서 오랜 직장생활로 얻게 된 복부지방과 역류성 식도염. 콜라비와 같은 채소들이 위와 소화기간 등 건강에 좋다는 정보를 알게 된 후 2013년 그의 가족들과 함께 제주로 귀농했습니다. '지키고 보호하다' 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 수호. 우리 식탁의 건강한 먹거리를 지키고 보호하겠다는 의미를 가진 김인태 농부님의 수호농원이라는 이름도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밭에서 숨바꼭질 하는 자연의 콜라비

제초제와 농약을 뿌리지 않는 수호농원의 밭에는 사이좋게도 채소 반, 잡초 반입니다. 잡초가 영양분 다 빼앗아 먹으면 어쩌나 걱정하는 우리와는 달리, 김인태 농부님은 잡초보다 콜라비의 성장속도가 빠르니까 클 만큼 크고 당도도 오르니 다행이라 말합니다. 건강하고 안전한 자연의 콜라비를 생산하기 위해 농약이 아닌 생선아미노산 액비와 광합성균 미생물을 혼합한 천연 비료를 사용해 최대한 콜라비가 자연 그대로의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러니 잡초도 콜라비도 마음껏 자라는 대신 허리 굽혀 너무 무성해진 잡초를 제거하는 것은 사람, 김인태 농부님의 몫이지요.

태풍을 이겨낸 강인함

작년 가을 제주에 태풍 차바가 찾아왔습니다. 태풍이 수호농원 밭에 막 자리잡기 시작한 어린 채소들을 뿌리채 뽑아버리거나 바람에 실려온 모래와 자갈들이 콜라비 표면에 작은 흠집들을 내고야 말았습니다. 넘어진 채소들을 다시 하나하나 일으켜 세우고 태풍이 할퀴고 간 콜라비도 정성을 다해 돌보면서 몸도 마음도 힘들었던 가을이 그렇게 지나고 콜라비의 계절, 차디찬 칼바람이 부는 제주의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자연의 생명력은 놀랍기만 합니다. 태풍을 이겨낸 콜라비는 흠집은 조금 남았지만 더욱 실하고 알차게, 달고 맛있게 영글었습니다.

제주도 콜라비는 맛있어요

일교차가 심할수록 더욱 맛있어지는 호냉성 채소인 콜라비의 특성상 많이 춥지 않으면서도 일교차가 큰 제주에서 자란 콜라비는 맛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온난한 기후의 제주에도 차디찬 겨울이 찾아옵니다. 매서운 겨울 칼바람에 온몸이 얼어붙고 차갑게 시린 서리가 내려앉는 추운 계절이 되면 콜라비에 단맛이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김인태 농부님은 서두르지 않습니다. 콜라비가 잘 자랄 수 있는 시기가 되어 충분히 맛이 들때가지 기다려줍니다. 그 모든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맛있는 수호농원 콜라비가 수확되었습니다.

양배추와 순무의 건강한 콜라보레이션

콜라비는 양배추와 순무를 교배시켜 만든 채소로, 독일어로 양배추를 뜻하는 콜(kohl)과 순무의 라비(rabic)가 합쳐져 콜라비가 되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양배추의 맛과 무의 맛이 묘하게 섞여있는 건강한 콜라보레이션입니다.

콜라비의 뛰어난 효능

가지, 자색고구마, 그리고 콜라비. 보랏빛을 띠는 이 '퍼플푸드'에는 폴리페놀과 안토시아닌, 암을 예방하는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고마운 채소입니다. 콜라비에 들어있는 글루코시놀레이트는 무 보다 함량이 월등히 뛰어나고, 붉은빛을 띠게 하는 성분인 안토시아닌은 몸 속 세포의 노화를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없애 강력한 항산화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콜라비를 꾸준히 섭취할 경우 30배 이상의 뛰어난 항암 효과를 발휘한다고도 합니다. 칼륨과 칼슘이 많은 콜라비는 몸 속 노폐물과 나트륨 배출을 도와 고혈압 예방에 도움되며, 비타민C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려 동맥경화 예방에도 좋습니다.

노폐물 제거와 피로회복에도 도움됩니다. 수분이 90%인 콜라비는 열량이 100g당 27kcal로 매우 낮고 섬유질이 풍부해 쉽게 포만감을 느껴 변비예방과 다이어트에도 탁월한 효능을 낼 수 있는 채소입니다.

안심하고 드세요

끊임없이 불어오는 해풍과 강렬한 햇살 덕분에 더욱 아삭아삭하고 달달한 맛이 나는 수호농원 콜라비. 동글동글 반듯하지만 작년 태풍의 흔적으로 콜라비 표면에 작은 흠집들이 남아있습니다. 농부에게는 자식 얼굴에 생채기가 난 듯 마음 아픈 흔적이지만, 맛과 신선도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흔적이니 안심하시고 드세요.

첫 맛은 무와 같은 느낌이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수호농원 콜라비는 농약 없이 키워 더욱 자연의 맛에 가깝습니다. 생으로, 또 각종 요리로 안심하고 맛있게 즐겨보세요.

세상 어디에도 두려움 없는 도전은 없다고 김인태 농부님은 말합니다. 귀농 5년차 농부에게는 하루하루가 도전이며 매순간 두려움이라는 작은 벽을 뛰어넘어 보석과도 같은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자란 콜라비가 우리와 만나기 위해 이 겨울, 제주의 매서운 칼바람을 이겨내고 붉은 옷을 야무지게 챙겨입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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