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지 웹툰 작가 이네를 만나다
마네킹 같이 길쭉한 몸매, 커다랗고 반짝이는 눈, 뾰족한 턱선. 누가 봐도 '순정만화' 같은 그림체와 '진짜 리얼 트루 현실' 같은 이야기로 300만 여성 독자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은 작가가 있습니다. 어느 날 혜성처럼 등장한 웹툰 작가, 바로 <러브 앤 위시>와 <남자친구를 조심해>를 그린 이네 작가님입니다! 웹툰 <러브 앤 위시>는 카카오페이지에 런칭한지 이틀만에 구독자 수가 10만 명에 달하는 기적을 이뤄낸 작품입니다. 그리고는 단숨에 구독자 수 100만을 넘으면서 '밀리언페이지'에 등극해버리죠...! 게다가, 이 작품은 이네 작가님의 데뷔작이라고 해요. 우와, 천잰가(!) 그리고 얼마 뒤, 신작을 내놓습니다. 웹툰 <남자친구를 조심해>인데요. 이 작품 역시도 단숨에 구독자 수 100만을 넘었고, 당연히 '밀리언페이지'에 등극합니다. 우와, 진짜 천재 맞는듯(!)
이네 작가님은 웹툰 <남자친구를 조심해> 연재에 한참 몰두하고 계실 때라, 아쉽지만 직접 만나서 인터뷰를 나눌 수는 없었고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꾸밈없이, 솔직담백하게 본인의 이야기를 담아주셨는데요. 작가님의 글만 봐도 '아, 이 사람은 참 따뜻하고 귀여운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녀의 대표작인 <러브 앤 위시>, <남자친구를 조심해>에 나오는 여주인공처럼 발랄하고도 통통 튀는 분위기의 이네 작가님을 소개할게요! 과연 이네 작가님은 어떻게 사람들을 미치도록 만들 수 있었을까요?
Q. 어떻게 웹툰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셨나요?작가 이전엔 무엇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A. 초등학생 때부터 그림을 좋아해서 매일 한 장씩 그림을 그리며, 막연하게 그림 쪽 일을 하고싶다고 생각했어요. 고등학생 땐 엄마가 억지로(?) 만화입시 학원을 등록해주셨는데, 입시 학원이 너무 재미있어서 열심히 다녔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과로 진학하게 되었고, 결국 웹툰 쪽으로 오게 된 것 같아요. 대학교 다닐 때 제일 좋아했던 교수님이 만화를 굳이 졸업해서 할 생각하지 말고 바로 도전해보라는 말씀을 해주셨거든요. 그 말씀에 영향을 받지 않았나 해요.
Q. 어릴 때 어떤 그림을 그리셨는데요?
A. 캐릭터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세일러문이나 순정만화에, 한 때 유행하던 눈이 반짝반짝하고 큰 그림체를 되게 좋아했거든요. 그런 그림을 주로 연습장에 그렸어요.
Q. 웹툰 작가로 살아보니 어떠세요? 좋은 점과 나쁜 점은...?
A. 꿈꾸었던 일을 하게 되어서 항상 감사하고 있어요. 저 같은 경우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동일해요. 하루 스케줄을 스스로 조정할 수 있다는 거! 자기 관리를 잘 하시는 분은 딱딱 시간에 맞춰서 작업하시던데, 저는 마감 날은 늘 밤을 새고, 밤을 샌 다음 날은 늦잠을 자거든요. 밤낮이 수시로 바뀌는데, 그게 좋은 점이자 나쁜 점인 것 같아요.
Q. 역시 작가에게 밤샘이란 필수인가요...엉엉... 보통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세요?
A. 일어나자마자 그 날 할 일을 적어요. 작업 분량이나 청소 계획이요. 물론 다 지키는 건 아니지만 첫 단추가 중요하니까요. 보통 하루의 대부분은 작업을 하면서 보내요. 외출할 일이 생기면, 외출은 최대한 하루에 몰아서 하려고 해요. 쉬는 날은... 정말이지 정말 진짜. 아무것도 안 해요. 그럼 충전이 되는 것 같아요.
Q. 연재가 끝나면 뭘 하시나요? 이번 작품 끝나면 뭐 하실지도 알려주세요!
A. <러브 앤 위시> 끝났을 땐 멀리 여행을 떠났어요. 근데 중간부터 거지처럼 여행했어서 (ㅋㅋㅋㅋㅋ) 사고 싶은 그림이 있었는데 5만 원이 부족해서 한참 쳐다보다가 못 샀거든요...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아쉬워서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요... 이번 연재가 끝나면 역시나 또 여행을 갈 예정인데, 이번엔 저번보다 풍족하게 여행하고 싶어요. 마음에 드는 그림 한 장을 딱! 사오는 게 목표입니다.
Q. 로맨스를 너무 잘 아시는 것 같아요. 혹시 평소에 로맨스 소설이나 드라마를 즐겨 보시나요?
A. 많이 읽을 것 같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생각보단 별로 읽지 않는 편이에요. 그래서 댓글에 어떤 독자님들이 어떤 드라마 생각이 난다고 하면, 그제서야 검색을 해보기도 하고 그래요. 저는 정통 멜로 로맨스보다는 아침드라마 같은 격정적인 로맨스를 더 좋아해요! 그래서 최근에 스페인 드라마를 많이 찾아보고 있어요. 흔히 말하는 막장코드를 가진 드라마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사귀던 남자의 어머니가 예전의 나를 버렸던 어머니.... 이런 거요! 텍스트로 쓰기만 했는데도 짜릿하네요.
Q. 카카오페이지에서 재미있게 본 로맨스 작품도 있으신가요?
A. 연재 전에는 많이 봤었는데... 연재 중에는 잘 못챙겨보는 편이에요. 최근에 본 작품은 <김 비서가 왜 그럴까> 예요! 드라마화 된다길래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구요! 그림도 예쁘고! 화수가 많아서 조금씩 아껴가면서 열심히 읽고 있어요. 그리고 <재밌니, 짝사랑>도 재밌게 읽고 있어요! 손길 작가님의 전작인 <날라리>도 되게 재밌었는데 이번 작품도 너무 재밌더라구요. <재밌니, 짝사랑>은 카카오페이지 금요일 웹툰이에요.
Q. 기억에 남는 독자의 댓글이 있나요?
A. 보통 제가 표현하고자 했던 의미를 파악해주시는 독자님들을 보면 너무 좋고 기억에도 계속 남아요. 캐릭터가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를 파악해주는 댓글이 특히 엄청나게 좋아요. 제가 사실은, 엔딩을 두 개로 정해놓고 시작하는데요. 누가 남주가 되어도 괜찮게끔이요. 그래서 댓글을 보고 인기 많은 쪽으로 엔딩을 진행시켜요. 그리고 댓글에서 반 정도가 이해를 못할 때는 다음 화나 다다음 화에서라도 그 부분을 다시 한 번 더 강조할 때도 있어요.
Q. <러브 앤 위시>, <남자친구를 조심해> 모두 고등학생의 사랑 이야기인데요.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이유가 뭘까요?
A. 주 독자층을 늘 10대 중고등학생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독자분들이 이입하기 쉬운 나이대로 캐릭터 설정을 하다 보니 고등학생이 된 것 같아요. 그 외에도 교복으로 옷을 통일하면 작업 시간도 줄어들고... 이런 현실적인 이유도 있답니다!
Q. 캐릭터와 스토리를 구성하실 때 가장 중점에 두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A. 주요 캐릭터를 먼저 짜고, 그 설정에 맞춰 스토리를 짜고... 그 다음에 주변 캐릭터는 스토리에 맞춰서 짜요. 번갈아가면서 짜는 편이에요. <러브 앤 위시>는 캐릭터를 먼저 짜고 스토리가 따라간 느낌이구요. <남자친구를 조심해>는 반대로 스토리를 짜고 캐릭터를 거기에 맞춰서 짰네요!
Q. <러브 앤 위시>. <남자친구를 조심해> 두 작품의 여주인공들은 자매 사이잖아요. 각각 막내와 둘째! 다음 작품은 혹시 첫째 언니의 이야기인가요?
A. 만약 기회가 된다면 첫째의 이야기도 보여드리고 싶어요. 세 자매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야 할 것 같아서 첫째인 다미 이야기도 준비하고 있어요. 혹시 통과가 안 되는 걸 대비해서 다른 여주인공으로 다른 이야기도 준비하고 있어요.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조금 힌트를 드리자면, 다미의 이야기에서는 흑발 남주가 나옵니다! 오랜시간 붙잡고 있었던 것을 놓고 새로운 시작을 하는 이야기로, 시간대는 <러브 앤 위시>랑 같은 시간대이거나 그 후의 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다음 작품의 여주인공은 무조건 단발머리를 그리고 싶긴 해요.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이야기는요?
A, 공포랑 판타지를 늘 해보고 싶은데, 작업할 때 진짜 귀신이 나올까봐 공포는 무서워서 못할 것 같아요. 아마 세 자매 삼부작을 끝내고 나면 판타지...? 혹은 또 학생물...? 우주에 사는 내용이나, 로봇에게 지배 당하는 인간 이야기도 괜찮은 것 같아요. 제 주변에서 돌고 있는 이 똑똑한 로봇청소기를 보고 있으면 언젠가 이 세상은 로봇이 지배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삭막한 미세먼지 사막에서 멸종 위기의 인간과 세상의 지배자가 된 로봇청소기... 이런 이야기 그려보고 싶네요.
Q. 본인이 생각하는 '나'는 누구인가요?
A. 오늘만 행복한 사람. 사람이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순 없지만, 그래도 제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해요. 가는 덴 순서 없다고, 지금 이 글을 쓰고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잖아요. 어차피 소소한 데서 행복을 느끼는 편이라 내일 죽어도 아쉽지 않게 매일매일을 사는 것 같아요.
Q. 타인이 생각하는 '나'는 누구인가요?
A. 글쎄요. 약간 폐쇄적인 사람? 친해지기 힘들다고 생각할 것도 같아요. 저는 좋아하는 게 생기면 좁고 깊게 파서, 대화 주제가 그리 많지 않거든요.. 좋아하는 것이 서로 맞을 땐 괜찮지만 그게 없을 때는 친해지기 어려운 것 같아요.
Q.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은?
A, 좋은 일이 생겨도 무던해지려고 노력하고, 나쁜 일이 생겨도 무던해지려고 노력하고... 크게 신경을 쓰는 편도 아니고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학생 때보다 주변에 무감각해진 것 같네요.
Q. 10년 뒤의 '나'는?
A. 지금의 저겠죠?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딱히 달라진 게 없는 사람이라 미래에도 지금이랑 크게 달라져 있을 것 같진 않아요. 그리고 미래도 지금처럼만 산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
Q. '나'를 색깔로 표현한다면?
A. 노란색! 어렸을 땐 보라색을 좋아했는데, 이름을 넣고 운세를 보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제 행운의 색이 노란샋이고 행운의 숫자가 4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좋아하게 됐어요. 좋아하는 화가가 고흐인데, 고흐도 노란색을 좋아했다고 해서 노란색이 더 좋아졌어요.
Q. 이네가 지금 미쳐있는 것은?
A. 완결!!!!! <남자친구를 조심해>를 무시히 완결내고 싶습니다!
사람들을 미치게 하는 로맨스 웹툰 작가, 이네 작가님의 이야기로 <ㅋRazy People> 두 번째를 장식했는데요! 조금은 엉뚱하고 발랄한 작가님의 답변들을 보면서 역시 10대에게 사랑 받는 웹툰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 순간에 충실하며, 작업에 몰두하는 성실한 이네 작가님을 알게 되어 정말 기쁘네요. 사람들을 미치게 하는 그녀만의 비결은 다름 아닌 진정성과 몰입이 아닐까 합니다!
<ㅋRazy People> 프로젝트의 다음 순서는 카카오페이지, 하면 바로 떠오르는 작품을 만든 작가님을 보셔올게요! 기대 많이 해주시고 구독 꾹-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