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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페이지 Jun 18. 2018

<김비서가 왜 그럴까> 웹툰 작가 김명미

카카오페이지 웹툰 작가 '김명미'를 만나다

박서준, 박민영 주연의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2018년 상반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콘텐츠입니다. 카카오페이지 밀리언페이지 작가인 정경윤 작가님의 원작 소설인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카카오페이지 독점 웹툰으로 탄생하고, 또 드라마로도 제작된 건데요! 특히 이 드라마는 웹툰 <김비서가 왜 그럴까>와 비쥬얼이나 연출 등 싱크로율이 매우 높아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캐릭터들 스타일이며, 컨셉이며. 너무나도 똑같아요!) 그 웹툰을 그린 작가가 바로 김명미 작가님입니다. 웹툰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무려 540만여 명이 보고 있는 작품입니다. 카카오페이지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작품이며, 최단 시간에 100만 명이 본 작품이 된 밀리언페이지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런 웹툰을 창작해낸 김명미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웹툰 <김비서가 왜 그럴까>


아쉽게도 김명미 작가님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 작업에 몰두하고 계셔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해볼 수가 없었어요. 바쁜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서면으로 인터뷰를 해주셨는데요. 답변지를 받았을 때 정말이지, 너무나도 재미있는 일에 몰입하고, 미쳐있는 작가님이라고 생각했어요. 첫 문장이 '일'로 시작해서 마지막 문장도 '일'로 끝났거든요. 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작업을 한다는 김명미 작가님. 역시 어딘가에 미쳐있어야 남들도 미치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Q.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요즘은 무엇을 하며 지내시나요?

A. 백퍼센트 일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생활을 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지금도 마감하다가 잠깐 문서를 열고 답변을 적고 있어요.ㅎㅎ 요즘 관심있는 분야는 온통 마감이고, 그나마 최근에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완결 내고, 읽고 싶은 책을 사 모으면서, 보고 싶은 영화 목록을 적으면서 지내고 있답니다!


Q. 어떻게 웹툰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A.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 그림 그리는 일을 좋아했어요. '만화가'라는 정확한 직업을 모를 때에는 그냥 화가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었죠.그런데 초등학교 2학년 때인가, 옆집에서 버려놓은 폐품 더미를 봤는데 거기 만화 잡지가 같이 버려져 있었거든요. 지금은 폐간된 <나나>라는 잡지였는데, 그걸 주워서 보고선 '내가 하고 싶은 건 이거다.' 싶었죠. 그때부터 쭉 만화가가 꿈이었어요.

최초의 아동 대상 잡지 <나나>


Q. 작가님은 떡잎부터 웹툰 작가였을까요? 어릴 때에 어떤 아이였는지 궁금해요.

A. 사 모으던 월간 만화 잡지가 나오는 날 즈음이 되면 동네 서점에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가던 기억이 나요. 한 달중 가장 중요한 행사였죠. 가서 문을 열고는 "잡지 나왔나요?" 하고 물어보는 게 일이었어요.ㅎㅎ 나중에는 서점 주인인 아주머니께서 남은 잡지 부록 같은 걸 저한테 챙겨주시곤 하셨던 게 생각 나네요. 당시 만화 잡지 부록들이 저한테는 엄청난 보물이었어요.


Q.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시나요? 쉴 때는 뭐하시는지 궁금해요. 연재가 끝났다던가.

A. 일단 일어나서 씻고 밥을 먹습니다. 그리고 커피를 사러 가기 위해 (하루 중 유일한 외출) 집 밖에 나가서 커피를 사옵니다. 커피를 마시면서 (=작업하기 전 연료 주입) 인터넷을 잠깐 하구요. 이 시간들이 일하기 전에 늘 반복하는 패턴이에요. 그리고 커피를 다 마시면 작업을 시작해서, 중간중간 밥 먹는 시간 외에는 자기 전까지 작업을 합니다. 연재가 끝나면 보통, 그동안 보고 싶었던 영화나 책을 몰아서 봅니다. 또 연재 중에는 시간이 없어서 만나지 못했던 지인, 친구들을 몰아서 만나요.ㅎㅎ


Q. 로맨스 웹툰 작가님답게, 평소에도 로맨스 드라마나 소설을 즐겨 보시나요?

A. TV 드라마를 매주 꼬박꼬박 챙겨보는 편이 아니라서, 마지막으로 챙겨 본 드라마도 꽤 오래 된 것 같아요. 연재를 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한 편씩 보는 건 감질맛 나서, 보고 싶은 게 생기면 종영 후에 몰아서 보는 편이구요.ㅎㅎ 로맨스 소설 역시, 사실 이번 <김비서가 왜 그럴까> 작업을 하면서 거의 처음 접해봤어요.


Q. 카카오페이지에서 재미있게 보는 작품이 있으신가요?

A. 윤미경 작가님의 <내 싸랑 웅자>, 강다혜 작가님의 <조선 세자빈 실종사건>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좌 <내 싸랑 웅자>, 우 <조선 세자빈 실종사건>


Q. 만화 작가로 살면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은요?

A. 제 경우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고, 또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아침에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좋아요. (아침잠이 많아서...ㅎㅎ) 나쁜 점은... 음, 굳이 꼽자면 평일 휴일 상관없이 늘 정해진 기한 안에 본인이 알아서 일을 해야 된다는 점과, 연재 중에는 맘 편하게 주변 사람을 만날 시간도 없다는 점 같아요. 약속을 잡고 싶어도 늘 시간이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해야 하니 미안한 부분들도 많고요.


Q. 작가님도 슬럼프가 있었나요? 어떻게 극복하시는지 궁금해요.

A. 심각한 슬럼프까지는 아니지만, 작업하기가 유독 힘들었던 시기가 있긴 했어요. 사실 따로 극복을 위해 뭔가를 한 적은 없어요. 왜냐하면 늘 돌아오는 마감을 위해 힘들어도 작업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당(...) 그러다 보면, 어느새 지나가 있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Q. 10년 뒤 작가님은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요?

A. 글쎄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진 모르겠지만 부디 건강하게(ㅠㅠ) 꾸준히 만화를 그리고 있었으면... 하고 바랄 뿐입니다.ㅎㅎ


Q. 카카오페이지는 작가님에게 어떤 연재처인가요?

A. 처음으로 독자들의 피드백을 바로바로 접할 수 있었던 곳이에요. 격주로 잡지 연재를 할 때는 댓글 시스템이 아니니 반응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없었거든요. 처음 댓글을 봤을 때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던 기억이 나요. 카카오페이지는 다른 연재 매체에 비해 독자 분들의 연령층이 참 다양하고 넓은 것 같아서 좋아요. 댓글을 가끔 보다보면, 같은 만화인데도 생각하는 면이 달라서 참 재미있어요.ㅎㅎ


Q. 기억에 남는 독자의 댓글은?

A. 제가 의도한 디테일을 캐치해주시거나, 내용이나 등장인물에 대해 분석(?)해주시는 분들의 댓글들이 기억에 남는 편이에요. 특히 등장인물의 입장에 이입해서 이러저러하게 쓴 댓글들은 참 재미있어요. 또 정신없이 마감하다 보면, 액세서리가 빠져있거나 하는 등의 실수가 잦은데, 그 부분을 찾아내서 써주신 댓글을 보고 수정하기도 해요.ㅎㅎ


Q. '나는 지금 ___에 미쳐있다.' 이 문장을 완성한다면?

A. '일'에 미쳐있습니다. 이유는... 정말로 그렇기 때문에...


Q.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웹툰이에요. 어떻게 시작하게 되신 건가요?

A. 사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할 생각은 딱히 없었어요. 이전까지는 격주로 흑백 만화만 작업하다가, 주간으로 컬러 연재를 해볼까 고민하던 와중에 <김비서가 왜 그럴까> 제의를 받게 되었고, 주간 연재의 감도 익히고 컬러 작업 방식도 공부할 겸 해봐도 괜찮겠다 싶었죠. 사실 연재 기간도 1년 정도면 되지 않을까 하고 시작했었는데, 격주 연재와는 달리 한 회당 그릴 수 있는 양이 한계가 있다 보니 이렇게 길어졌네요. 주간 연재의 작업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회당 넣어야 하는 분량을 줄여야 하는 게 좀 아쉬워요. 가끔 호흡이나 흐름이 좀 긴 에피소드를 그려야 할 때 특히 그래요. 하지만 다 넣자니 체력과 시간의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끊거나, 압축해서 그리죠.


Q.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지금까지 스토리 중, 가장 애정을 갖고 작업한 장면이나 회차는?

A. 두 사람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로 다시 넘어오기 까지의 과정을 신경 써서 그렸던 것 같아요. 작품 전체에서 가장 설득력 있게 표현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연재 당시 과거 부분을 꽤 길게 그렸어요. 또 전체적으로 로맨스 분위기만 이어 오다가, 색다른 느낌을 그리는 것이기 때문에 재미있기도 했어요.


Q. 원작 소설을 보고 비쥬얼화 시키신 건데요, 캐릭터들의 외모나 표정 같은 것들을 그릴 때 참고했거나 영감을 받은 것이 있을까요?

A. 캐릭터 이미지를 잡을 때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느낌대로 가는 편이라,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아요. 가끔 느낌이 애매한 인물들은 국내외 연예인의 이미지를 참고하거나 PD님과 상의해서 결정하기도 하구요. 또 연재를 하면서 인물들을 계속 그려내다 보면, 어느 정도 손에 익으면서 더 확실해지는 것 같아요.

소설을 읽고 이런 비쥬얼을 탄생시키셨다니!


Q. 웹툰 한 편의 분량을 작업하시는 데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나요? 작가님의 그림은 퀄리티가 너무 높아서, 오래 걸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A. 일주일의 모든 시간을 빠짐없이 투자하는 편이에요. (모든 작가님들이 그러시지 않을까요?) 한 편 마감을 하고, 반나절 정도 쉰 다음에 바로 다음 화 콘티 작업에 들어갑니다. 그 때부터 거의 쉬지 않고 또 다음 편을 작업하죠. 정말 시간이 없고, 바쁠 때는 며칠씩 한발자국도 집 밖에 나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Q. <김비서가 왜 그럴까> 외에도 카카오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작가님의 작품이 두 개나 더 있는데요. 이 두 작품은 어떤 작품인지 소개해주세요!

A. <오 마이 로맨틱 구미호>는 남자 구미호와 일반인 여성의 코믹 로맨스 장르로, 제 첫 장편 데뷔작이기도 한 작품이에요. 처음 격주로 만화 잡지에 2부작 단편으로 시작해서 정식 연재까지 하게 됐었죠. <뽕짝스타>는 두 번째 장편 연재작으로, 트로트 아이돌이 되고자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인데요. 전반적으로 코믹 드라마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앞서 두 사람의 로맨스가 주축이 되는 <오 마이 로맨틱 구미호>와는 달리,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고 그들의 이야기가 섞여서 나오기 때문에 또 다른 느낌으로 작업했던 기억이 나요. 두 작품 다 코미디가 섞여있기 때문에 편하고 가볍게 읽으실 수 있는 게 장점이에요.ㅎㅎ


좌 <오 마이 로맨틱 구미호>, 우 <뽕짝스타>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이야기는?

A. 하고 싶은 장르는 많아요. 코믹 로맨스도 더 해보고 싶고, 판타지, 스릴러 드라마 등등 해보고 싶은 건 많지만 질문 그대로 '도전' 해보고 싶은 특별한 장르는 스릴러 드라마 로맨스(?) 입니다. 또 언젠가는 대서사시 장편 만화도 그려보고 싶어요. 정말 꾸준함과 뚝심이 필요한 장르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요.ㅎㅎ


Q. 닮고 싶은 작가나, 존경하는 작가가 있을까요?

A. 성실하게 꾸준히 자기 분야에서 오랫동안 작업하시는 모든 작가 분들을 닮고 싶고, 존경합니다. 일을 하면 할수록 대단하게 느껴져요.


Q.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단어는?

A. 일.




Rickk이 작가님과의 대화에서 느낀 인상을 표현한 그림

사람들을 미치게 하는 밀리언페이지 웹툰 작가, 김명미 작가님의 이야기로 <ㅋRazy People> 네 번째를 마무리했습니다. 정말 만화 밖에 모르는 열일하는 일꾼 김명미 작가님 덕분에 우리는 언제나 이렇게 즐거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을 미치게 하는 작가님만의 비결은, '본인 스스로가 일에 미쳐있다!' 였네요... 앞으로도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뛰어넘는 더 멋진 이야기를 많이 만들어주시기를 바랍니다!


<ㅋRazy People> 프로젝트의 다음 순서는 어떤 작가님일까요? 알아맞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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