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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벤처스 May 16. 2024

카카오벤처스 새로운 VAP,
태호를 소개합니다

태호 소개를 위한 본격 인터뷰

지난 4월 3일, 카카오벤처스 단체 슬랙방에 반가운 알림이 울렸습니다.


“안녕하세요! VAP 2기로 활동하게된 Taeho라고 합니다. 
이번에 좋은 기회로 좋은 분들과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고 기쁜 마음 감출 수 없네요. 
모두들 잘 부탁드립니다. :)”


VAP 1기 YK, Woo의 바통을 멋있게 넘겨받은 태호의 인사 메시지였습니다.


“오오 글까지 잘 쓰시네요!” 
“인복이 아주아주 많은 카벤입니다. 두 팔 벌려 환영합니다!”


경험도 매력도 예사롭지 않은 분이라는 걸 인사말만으로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카벤의 새로운 VAP 태호의 이야기, 컴팀이 안 들어볼 수 없겠죠? 긴히 티타임을 요청해 짧은(짧은..?)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VAP란?
카카오벤처스에서 도입한 EIR(Entrepreneur In Residence) 프로그램으로, 카카오벤처스에서는 EIR이라는 용어 대신 VAP(Vanturer at Port)라는 이름을 사용합니다.

EIR은 VC와 공조해 투자처의 문제를 함께 진단하고 해결해 나가는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세콰이어 등 미국 유명 VC 일부에서 필요에 따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벤처스 VAP 태호(Taeho)


- 안녕하세요, 태호! 본인을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안녕하세요. 카카오벤처스 VAP 2기로 합류하게 된 태호라고 합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해 미국에서 스타트업을 창업했고, 운이 좋아 작은 exit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로는 다양한 스타트업과 함께 크고 작은 임팩트를 만드는 일을 해왔습니다. 자유롭게 도전하며 배우고 후회하고 성장하며 사는 사람입니다.”


- 함께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VAP로 합류하게 된 소감 한 말씀 들어볼까요?

“이렇게 명망 있고 영양 있는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영광이고, 카카오벤처스 패밀리를 돕는 중요하고도 보람찬 일을 하게 되어 기대됩니다!”


- VAP 제안을 받고 흔쾌히 승낙했다 들었어요.

“창업한 회사를 exit 시킨 후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지 치열하게 고민했어요. 나에게 행복이란, 성공이란 무엇일까. 이런 것들을 정리해 봤죠. 결국 저는 행복하고 성공한 사람들이 저를 둘러싸고 있을 때 더 행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의도적으로 그런 사람을 찾아 제 주변에 하나둘 놓기 시작했어요. 


카카오벤처스 VAP가 제가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부합하는, 창업가분들을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는 너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처음 제안이 왔을 때 바로 합류를 결심했어요.


-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 창업가였던 걸까요?

“꼭 창업가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창업가 중에 그런 분들이 많기는 하죠. 그냥 사는 대로 사는 분들이 아니거든요. 창업가는 ‘내가 세상에 어떤 가치와 의미를 만들겠다’라는 걸 어느 정도 정리해 놓은 사람들이에요. 내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하여 누군가를 돕는다면, 창업가분들을 돕는 게 가장 좋겠다고 생각했죠.”



미국 창업 시기


- 창업 전에는 대기업에 다니셨다고요.

“어려서부터 개발하는 걸 좋아해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대학을 졸업한 후 안정을 기대하고 대기업에 들어갔죠. 그런데 4년 차쯤 되니까 소위 말하는 현타가 강하게 오더라고요. 당시 하던 업의 본질이 저와 무척 맞지 않았어요. 계속 이렇게 살기에는 너무 힘들다, 창업을 해야겠다 다짐하고 회사를 나왔죠."


- 태호도 그런 시기가 있었군요.

"그랬죠. 지금은 주변으로부터 어떻게 그렇게 에너지 레벨을 높게 살 수 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그때 4년을 그렇게 살았으니까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지금이 너무 즐겁고 좋을 수밖에요.”


- 미국 창업은 어땠나요?

“첫 번째 회사는 망했어요. 시작할 때 ‘우리는 분명 잘될 거니까 같이 파이팅 해보자’며 좋은 분들을 모셔 왔는데, 1년 만에 그분들께 안녕을 고해야 했어요. 저의 무능을 고백하는 것만 같았고, 다시는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어요. 다행히도 두 번째 창업은 운이 좋아 exit까지 할 수 있었어요.


두 번째 회사에서는 추천 엔진을 만들어 팔았아요. 지금이야 모든 회사가 추천 엔진을 인하우스로 가지고 있지만, 그때는 아니었어요. 아마존이나 넷플릭스 정도가 추천 서비스를 도입하려고 하던 시기였거든요. 현상을 지켜보며 '이런 접근을 general purpose로 만들어서 팔면 괜찮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가설이 맞아떨어졌고, 지금은 추천이라는 게 메가 트랜드상 스탠다드가 되었죠."


- 쿠팡에 exit 하셨다고요.

"저희는 추천 엔진 중에서도 특히 육아용품을 다이브하게 분석했어요. 그 내용을 가지고 리포트를 썼는데, 쿠팡에서 관심을 보이는 거예요. 알고 보니 그때 쿠팡이 각 가정의 어머니를 타겟팅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결국 exit까지 가게 되었죠.”


- exit 한 이후에는 어떻게 지냈나요?

“exit 하기 전에는 exit이 인생의 목표인 것처럼 살았어요. 아마 모든 창업자가 그럴 거예요. exit을 한 뒤, 그제야 내 인생을 어떻게 살까 고민하기 시작했죠. 저 자신을 comfort zone에서 learning zone으로 보내는 과정의 연속이었어요. 실리콘밸리의 쿠팡에서 샌프란시스코의 Lyft로, 그다음은 미국에서 한국으로. 세상에 제가 더 의미 있고 더 잘 쓰일 수 있는 일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다양하게 겪어보려 했어요. 나중에 돌아보니 그게 저의 경쟁력이 되어 있더라고요.


제가 쿠팡의 첫 개발 임원이었는데, 당시 쿠팡은 이커머스 회사에서 테크 회사로 포지셔닝을 전환하려고 하는 시기였어요. 테크 회사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일하는 방식이나 시스템도 모두 바꿔야 했죠. 그런데 그런 인프라를 경험해 본 게 거기서 저밖에 없는 거예요. 자연스레 한국 쿠팡의 새로운 인프라 만드는 건 저의 일이 되었죠. 회사 차원의 도전이다 보니 사람들 협조도 끌어내야 했어요. 엔지니어들 설득하려고 애썼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Lyft에서는 Product Foundation팀에 있었어요. 성과만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드라이버용 어플의 네트워크 패킷을 최적화해 전체 매출의 5%를 늘렸어요. 개발을 통해 비즈니스 임팩트를 창출한 좋은 케이스였다고 생각해요. 이전에 창업한 경험이 비즈니스적 시각으로 문제를 푸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 한국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직책을 빌려 설명 드리면 뱅크샐러드에서는 CTO로, 당근에서는 데이터 가치화팀 리더로 일했어요. 테크 전반에서 좋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문화를 조성하는 일을 주로 맡았죠. '데이터 가치화팀'이라는 이름이 생소하실 것 같아요. 당근 내부의 각 팀이 데이터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팀이었어요. 문제에 대한 접근법이나 해결법이 데이터적으로 유의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 분석툴을 제공하는 게 주된 업무였고요."



당근 재직 시절


- 스타트업 생태계를 폭넓고 깊게 경험해 보셨잖아요. 태호가 생각하는 VC의 역할이 궁금합니다.

“좋은 질문이네요. 돌아보면 몰라야 할 수 있는 게 창업 같아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알면 무서워서 못 하거든요. 우매함의 봉우리에서 시작한 창업은 절망의 계곡을 거쳐 깨달음의 비탈길을 지나야, 비로소 원하는 바에 가까워질 수 있어요.


이 지난한 과정을 통과할 때, 좋은 VC와 손을 잡은 창업팀과 그렇지 않은 팀은 질적으로 달라요. VC는 창업팀 앞날에 어떤 굴곡이 기다리고 있는지 다 알고 있어요. 너희가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창업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너희에게 베팅하겠다, 너희가 어려움을 이겨낼 것이라 믿고 도와주겠다, 이게 벤처 투자업이잖아요. 


가능성 있는 팀이 좋은 VC를 만나면 성공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는 걸 자주 봐왔어요. 어려운 과정을 함께 도우며 win-win으로 가는 게 창업가와 VC의 관계라고 생각해요.”


- 감동적인 답변인데요. 태호가 패밀리사 측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패밀리들의 고민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서 제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회사의 케이스들과 best practice들을 최대한 공유하고 적용할 계획이에요. 이 기회를 빌어 다짐하자면, 씨앗을 심는 농부의 마음으로 임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를 수용할지는 전적으로 그 팀에 달려 있어요. 팀이 충분히 고통을 겪었는가, 그래서 새로운 접근을 수용할 오픈 마인드가 되어 있는가. 이런 것들에 따라서 제가 잘 사용될 수도 있고, 씨앗만 던지고서 아무것도 못 할 수도 있어요. 패밀리분들이 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많이 가져가시면 좋겠습니다.”


- 저희 패밀리들이 디테일하게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첫째로 글로벌 고투마켓 전략을 수립할 때 도움을 드릴 수 있어요. 미국 창업을 통해 알게 되고 배운 것들이 정말 많거든요. 미국에서 성공한 서비스는 글로벌 마켓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커요. 미국이라는 국가의 정체성이 ‘다양성’이잖아요. 미국에서 성공했다면 특정 집단이 아닌 글로벌적으로 관통되는 무언가를 건드렸다는 거죠.


둘째로 피플 매니지먼트 스킬과 관련된 노하우를 알려드릴 수 있어요. 저는 백그라운드가 개발자 출신인 데다가 쿠팡 실리콘밸리에서는 개발 임원으로 있었어요. 그때 인재들을 매니징하며 다양한 노하우를 얻을 수 있었어요. 유능한 엔지니어들을 데리고 회사를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구조와 프로세스, 보상책을 세팅해야 하는지 같은 것들이요. 이런 고민을 하는 대표님이 계시다면 제가 큰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개발자 채용 전략과 인터뷰 설계 파트에서 도움을 드릴 수 있어요. 좋은 채용이란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사람을 데려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서는 그 회사가 어떤 서비스를 만드는지, 업의 본질을 고려해서 채용 전략을 세우고 인터뷰를 설계해야 해요. 이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 패밀리가 있다면 함께 논의하고 고민해 보면 좋겠어요.”



카벤 상반기 플레이샵에 함께한 태호


- 앞으로 팀원으로 함께 일하게 될 텐데요. 카카오벤처스, 며칠 경험해 보니까 어떠세요?

“카벤 그냥 너무 좋은데요. 실제로 경험해 보니 VAP를 하기로 한 게 너무 잘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좋은 조직을 판단하는 세 가지 기준이 있어요. 개인의 커리어가 성장할 수 있어야 하고요. 개인의 커리어 성장이 회사에 기여해 둘이 함께 갈 수 있어야 해요. 마지막으로는 인더스트리에 임팩트를 만들 수 있어야 해요. 카벤은 이 세 개가 충족되는 곳이에요. 그래서 감사하다 생각하고 열심히 해보려 하죠.


일한 첫날부터 보인 게 있어요. 한 명 한 명이 다 프로페셔널이구나. 이런 회사 또 없어요. 누가 누구한테 일을 시키고 그런 게 대다수죠. 그런데 여기는 주니어, 인턴까지도 독립적인 프로로 대하더라고요. 인상적이었죠. 그리고 다른 하나는 구성원 모두에게 선의가 있다는 거예요. 카벤러들은 본인들이 하는 일이 의미 있고 세상에 긍정적인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믿어요.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외부 사람과 같이 일할 때도 잘 느껴져요. 그게 너무 좋아요.”


- 인터뷰가 슬슬 끝나갑니다. 태호가 카벤에서 VAP 활동에서 가장 기대하는 바를 들어볼까요?

“패밀리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창업해서 고생하고 마음 졸이던 그때의 제가 떠올라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패밀리사 대표님의 고충을 경청하고 함께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경험이나 best practice들은 패러다임이 바뀌거나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될 거예요. 이것들이 늦지 않게 적재적소에 활용되어 다른 누군가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걸 보는 것도 큰 기쁨이죠.”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저도 앞으로 도전하며 살다 보면 도움이 필요할 때가 분명 올 텐데, 그때 여러 도움을 주고받았으면 좋겠어요. 이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제가 먼저 열심히 도와드려야겠죠. 패밀리 여러분께 저의 시간과 역량, 에너지를 한껏 투자할 수 있도록 저를 최대한 활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치 한 편의 드라마 같은 태호의 스토리를 들어보았는데요. 이 인터뷰가 태호의 좋은 소개글이 되었길 바라며 이상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앞으로 태호는 새로운 창업을 준비하는 동안 카카오벤처스 패밀리에 본인의 노하우와 경험 등을 아낌없이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이나 조언이 필요한 패밀리들은 편하게 카벤에 연락해서 태호와 만나보면 좋겠습니다.


태호가 와주셔서 더욱 든든한 카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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