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카오벤처스 Oct 29. 2024

임상시험 앞 좌절한
암환자 디지털 멘탈케어 치료제

카카오벤처스 디지털헬스케어 스터디_20241029


KV's Note

Blue Note가 환자에게 치료법을 제공하지 못한 사례는 디지털 치료 회사들이 직면한 특유의 규제 환경을 잘 보여주며, 임상 시험 설계에서의 작은 결정이 기업의 성패를 어떻게 좌우할 수 있는지를 드러냅니다.




10월 5주 차 디헬 이슈

임상시험의 문턱을 넘지 못한 암환자 멘탈케어 디지털 치료제의 회고록


지난주에 미국에서 헬스케어 스타트업 행사인 HLTH가 진행되었습니다. 병원, 제약사, IT회사, 창업자 등 헬스케어 업계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산업의 발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관련 기사는 링크로 걸어두겠습니다.) 희망찬 이야기도 있었지만, 여전히 헬스케어의 새로운 혁신과 창업은 쉽지 않은 듯합니다.



오늘의 기사는 암환자를 위한 정신관리 디지털치료제 Blue Note Therapeutics의 실패 이야기를 다룹니다. Blue Note는 어떻게 시작되었고, 무엇이 문제였고, 만약 되돌아간다면 어떤 결정을 할지 함께 읽어보시죠.




이 주의 뉴스

STAT, by By Mario Aguilar, 
2024년 10월 17일


Blue Note Therapeutics는 암 환자를 위한 정신 건강 앱, Attune을 개발한 회사입니다. 이 회사의 실패에는 2024년 1월 FDA의 최종 승인 거부가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첫 번째 승인 거부 이후, Blue Note는 2023년 말까지 FDA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Attune의 부족한 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음에도 FDA의 최종 거부 결정은 변하지 않았는데요. 무작위 위약 대조 시험을 포함한 임상 데이터가 Attune의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으며, 승인 절차를 다시 밟으려면 추가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CEO인 Geoff Eich는 추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FDA의 첫 승인 거부 몇 달 전인 2023년 봄, Blue Note는 자금이 소진되어 모든 직원을 해고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즉, 수 백만 달러를 들여 추가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죠. 몇 년 전만 해도 벤처 캐피털의 디지털 헬스케어 투자 열기가 뜨거웠지만, Pear Therapeutics가 2023년 4월 파산한 이후 Blue Note 같은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Eich는 FDA 승인에 회사의 미래가 달렸다고 생각했지만 끝내 승인을 받지 못했고, 결국 올해 4월, 회사를 해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Blue Note의 시작은?

2018년에 설립된 Blue Note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암 환자를 위한 디지털 정신 건강 치료법 개발에 약 4,200만 달러를 소진했습니다. Attune은 인지 행동 치료와 이완 훈련을 결합한 자가 주도 10주 프로그램으로, 암과 관련된 심리적 고통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요. 암 환자들의 절실한 정신 건강 개선 요구를 해결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FDA로부터 '혁신적 기기(Breakthrough Device)' 지위를 부여받기도 했으며, 마이애미 대학,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같은 주요 기관들과 협력하여 치료법을 허가받았습니다.



암 환자의 정신 건강이 임상 지침에서도 강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암 진단을 받은 이들의 마음을 돌보는 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인데요. 심지어 정신 건강 문제는 암 치료에 밀려 치료 후순위가 되기도 합니다. UCLA 의대 종양학 교수인 패트리샤 간츠는 “암 환자의 정신 건강을 위한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와 이론적 근거는 충분하지만, 널리 사용되지는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Blue Note는 다른 정신 건강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기술이 이러한 격차를 메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었죠.



디지털 정신 건강 치료법을 향한 여정

그러나 디지털 정신 건강 치료는 단순히 앱에 치료법을 담아 암 센터에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일부 회사들은 FDA의 '시행 재량권(enforcement discretion)'을 이용해 모호한 치료 효과를 내세우며 앱을 마케팅했지만, Blue Note는 규제 기관에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Blue Note의 CEO Eich는 FDA의 승인이 환자와 의료 종사자, 그리고 보험사로부터 신뢰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 진입과 수익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 전략은 디지털 인지행동치료(CBT) 승인을 받은 Pear Therapeutics를 참고한 것인데요. Blue Note는 Attune이 불면증 치료 앱인 Pear의 Somryst와 '실질적으로 동등하다'라고 주장하며 마케팅 승인을 얻고자 했습니다.



Pre-submission 과정에서 FDA의 검토자는 Attune의 효과를 확실히 입증하기 위해 이중 맹검 무작위 대조 시험을 권장했습니다. 이는 편향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환자에게 적용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결과를 도출하는 방식입니다. 디지털 치료 회사들은 종종 다른 제품과 '실질적으로 동등함'을 입증하기 위해 엄격한 기준을 요구받습니다. 이로 인해 “본질적으로 안전성과 효과를 처음부터 증명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Somryst와 Attune 모두 CBT를 활용한 정신 건강 관리 프로그램이지만, 각각 불면증과 암 관련 정신 건강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연구가 일시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은 후, Blue Note는 44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분산형 임상시험을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들은 Attune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정신 건강이 제외된 신체 건강 교육 앱을 사용하는 '위약'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되었습니다. 연구 결과, Attune을 사용한 그룹은 불안 및 우울 증상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지만 적당히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2022년 12월, Blue Note는 이러한 증거를 바탕으로 FDA에 승인을 신청했고, Eich는 사전 협의를 통해 시험 설계와 임상적 요구 사항을 명확히 고려했기 때문에 빠른 승인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Blue Note가 맞이한 위기

그러나 Eich의 예상과는 달리, 이듬해 여름 FDA는 Attune의 승인을 거부했습니다. FDA는 Attune의 효과가 Somryst와 동등하다는 확신이 부족하며, 마케팅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효과 증거가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FDA는 Attune의 사용자가 경험한 경미한 증상 개선이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게다가, FDA 검토자들은 Attune 그룹의 참여자가 위약 그룹보다 더 높은 비율로 중도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며, 이러한 차이가 결과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킨다고 주장했습니다. 참여자들이 치료에서 효과를 느끼지 못했거나 부담을 느껴 중도 탈락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Blue Note는 여러 차례 FDA가 이전에 동의했던 분석 계획에서 벗어났다고 항의하고, Attune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저위험 장치임을 강조했습니다. 일부 논점에서는 승리를 거두었으나, FDA의 입장은 단호했는데요. FDA의 최종 검토자는 “제시된 모든 증거가 환자 건강에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결론지었습니다.


Eich는 이전의 시험 설계 결정을 되돌아보며, 일부 선택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Attune은 암 치료 중인 참가자들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돌아보게 하는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했는데, 이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고 시험 참여에 부담을 줄 수도 있었습니다. 



Blue Note의 끝, 그리고 회고

FDA는 최종 답변에서 Blue Note가 향후 연구에서 참여 가능성이 낮은 사람들을 선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이는 FDA가 그동안 강조해 온 엄격한 연구 기준을 훼손하는 역설이라는 점을 Eich는 인지했습니다. Eich는 “우리가 사전 제출 회의에서 만났을 때는 이상적인 상태, 최고의 데이터 품질, 가장 일반화 가능한 데이터를 중시했었죠. 그런데 두 번째 항소가 끝났을 때 FDA는 왜 비맹검화(unblinding)나 초기 실행(run-in period)을 고려해서 데이터 누락을 방지하지 않았냐고 하더군요.”라고 말했습니다.


FDA 대변인은 일반적으로 제품 신청서나 기업과의 논의에 대해 논평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FDA는 때때로 다른 승인된 제품과 실질적 동등성을 입증하기 위해 추가 작업을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무한한 자원이 있었다면, Eich는 주요 시험에 앞서 검증 연구를 진행해 문제를 미리 파악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Blue Note가 더 짧은 동영상으로 치료 프로그램을 조정해 접근성을 높이거나 개입과 잘 맞는 위약을 만들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거죠. 하지만 시험에 들어가기 전부터 자금이 빠듯했으며, FDA에 승인을 요청한 직후, 회사는 자금이 완전히 소진되었던 것입니다.


현재 Eich는 Attune 임상 시험의 추가 분석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Jazz Venture Partners의 Lynch는 주주들이 여전히 지적 재산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언젠가 회사를 재운영하거나 자산을 라이센스 또는 매각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Eich는 Blue Note의 연구가 대형 종양학 네트워크에 인수되어 FDA와의 사전 제출 회의를 통해 추가 연구를 진행하며 우려 사항을 해결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카카오벤처스가 제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이슈를 매주 확인하고 싶다면?

 ᐅ '디지털 헬스케어 레터' 구독하기

 ᐅ  카카오벤처스 인스타그램 팔로우하기



▼ 다른 주제의 디지털 헬스케어 스터디도 확인해 보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