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바다

by 기록 생활자

부산 사람들은 고향을 떠날 때 마지막으로 바다를 보러 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청바지로 표현한 바다 Denimscape, 최소영 작가의 작품

바닷가 근처에 사는 사람들에게 바다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그건 알 수 없지만 고향을 떠나는 이들이 바다를 보러 갔던 것만은 분명하다.

모든 것을 다 받아준다고 해서 '바다'라는 말도 있다고 하지만 속상한 일이 있을 때, 가슴이 답답할 때, 사는 일에 지쳐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 할 때 우는 대신 바다를 찾았던 것 같다.

Denimscape, 최소영 작가

내가 전시를 관람한 이후 거액에 낙찰되기도 한 최소영 작가의 작품을 보러 갔을 때 데님으로 표현된 작품들 중 바다를 표현한 작품에 더 눈길이 갔던 것도 그래서일지도 모른다.

밤에 혼자 바다를 보면 바다 속으로 걸어들어가게 된다고 한 친구는 내게 말했다. 바다가 사람을 홀린다는 것이었다.


부산에 살 때는 바다가 이리도 그리워질지 알지 못했다. 어린시절 바닷가에서 온종일 놀았던 기억이 이토록 오래 마음 속에 아름답게 남을 것이란 것도 몰랐다.


바닷가 사람들에게 바다는 눈 돌리면 있는 것이었고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마음의 고향 같은 것인가 보다.


바다는 그대로 있으니까. 내가 고향을 떠나도. 늘 나를 기다려주는 것 같으니까. 바다는 무한히 넓은 품을 가진 어머니 같다. 그저 기다리고, 가만히 가만히 모든 것을 끌어 안는다.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바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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