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혼자 먹는 밥

by 기록 생활자

식탁엔
네모난 식탁보가 있고
모서리,
언제나
모서리가 있네

의자는 딱딱하고
언제나 똑바로 앉으라 하고
구부정한 내 자세 때문에 허리가 아프네
의자는 가끔 삐거덕거리고
식탁 위엔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과 밥 대신
즉석밥과 언제나 조금 모자란듯한 반찬 뿐이네

가끔 모서리에 머리를 쿵 부딪혀
눈물이 나지만
살기 위해 내일도 먹어야 하는 밥 때문에
버리지 못하는 식탁에 앉아
오늘도
허겁지겁
밥을 욱여넣네

그렇게 또 하루를
시작하지만
퇴근 무렵엔
늘 허기가 지네

삶이,
고프네
살고 있지만
늘 지금의 삶과 다른 삶을 꿈꾸고
그래서

삶이 고프네
허기가 지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