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0개월 아기와 홍콩&마카오(4)

2015년 1월 11일(2일째)-리펄스베이, 센트럴, 빅토리아 피크

by 오스칼
멍하니 어딘가를 응시하는 아이와 조금 흥분된 나

특히나 영화 중경삼림은 나에게 있어 인생영화로 꼽히는 영화이기에 실제 그 장소에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홍콩 여행의 목적은 달성된 것이라고 볼 수 있었다. 아시아에서 영화하면 떠오르는 나라는 이제 인도, 한국이겠지만 내가 어렸을 적만 해도 항상 성룡, 양조위, 장국영, 주윤발 등 홍콩배우들과 홍콩영화들은 함께 하는 존재였다. 어린 시절의 꿈과 이국적인 도시, 언어에 대한 모습은 동경하기에 충분했었다. 홍콩의 매력은 여러 가지인데 그중 한 가지를 말한다면 바로 영화의 도시였다는 점이다. 이젠 과거형이 되어 한국사람들은 더 이상 홍콩영화를 보지 않게 되었고 젊은 층 사이에서 대만 청춘 멜로 영화가 잔잔하게 인기를 얻고 있지만 예전 홍콩 영화는 대단했었다. 에스컬레이터를 아이와 함께 올라가면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때 느낀 감동은 아직도 느껴진다.

저녁에는 피크트램을 타야 해서 빅토리아 피크 쪽으로 이동했다. 피크트램 편도 예약을 해놓고 홍콩의 야경을 보기 위해 길을 걷는 우리는 야경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다. 어른들은 예전부터 들었던 홍콩의 네온사인 가득한 밤거리, 빽빽하다 못해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로 마천루가 즐비한 홍콩의 밤하늘과 도시를 내려다보고 싶어 했다. 그건 나와 아내, 어른들, 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빅토리아 피크로 가기 위해 먼저 피크트램을 타야 했는데 1월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트램을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야경 시간에 맞춰 사람들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바글바글 모여 있었다. 한 시간 정도 기다린 후 타이핑 산 중턱에 위치한 빅토리아 피크로 가기 위한 트램을 탔다. 경사진 면을 오르는 트램도 신났지만 눈 앞에 담길 홍콩의 야경에 눈이 반짝거렸다. 트램을 타고 올라온 빅토리아 피크에는 역시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모습을 홍콩의 야경을 배경 삼아 사진 속에 남기고 있었다. 바람이 약간 불었지만 날이 맑아서였는지 반짝이는 빌딩과 자동차 헤드라이트, 가로등 들은 밤하늘에 박힌 별들의 빛을 가리기에 충분했다. 산이 많은 주룽반도에 세워진 성냥갑 같은 빌딩들은 빼곡하게 숲을 이루고 있었고 그 전경을 내려다보는 우리 가족에게는 홍콩의 모습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참을 구경한 후 내려와 다소 늦은 저녁식사를 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하루종일 아기띠에 잘 앉아있는 아이와 나

하루 종일 아기띠를 매고 다니기에 어깨 부근이 조금 뻐근하기도 했지만 그리 무겁지 않은 몸무게 때문에 괜찮게 다닐 수 있었다. 오히려 아이가 걷지 않고 이렇게 안고 다니는 것이 속 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기띠를 쓸 수 없을 때가 되면 뭔가 안기만 할 수도 걷기만 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니 팔로 안아야 해서 더 힘들 듯했다. 이렇게 무사히 둘째 날이 저물어 갔다. 내일부터는 홍콩을 떠나 마카오로 가기 때문에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중경삼림의 그곳, 청킹맨션
홍콩 새우만두
홍콩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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