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을 바꿔야 할지 고민하는 학부모님께 드리는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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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lon


현장에서 교육상담을 하면서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이러이러한 상황인데 학원 바꿔야 할까요?’이다. 보통 ‘아이가 가기 싫어하고 재미없어 한다’던지, ‘관리가 안 되는 것 같다’던지 하는 이유들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피상적인데다 구체적이지도 않은 이유들이다. 실제로 그런 문제가 있다면, 선생님·학원과 상담해서 문제를 깊이 들여다보고, 해결법을 찾는 게 맞다. 물론 상담이 되지 않거나, 상담을 했음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옮기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진짜 그런 이유 때문에 학원을 옮기는 경우는 많지 않다. 실은 옮기고 싶어서 이유를 찾는 것이다. 학부모들이 한 학원을 보내는 기간은 평균 2년을 넘지 않는다. 그 이상 꾸준히 보내는 학부모는 정말 교육적 신념이 투철하거나, 별 문제 없이 다녀 주기만 하면 만족하거나, 둘 중 하나이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면 왠지 바꾸고 싶은 게 당연한 사람 마음이다. 주변에서도 한 학원에 오래 다니면 매너리즘에 빠지고 트렌드에도 뒤쳐진다며, 적당한 시기에 옮기라도 조언한다. 게다가 상위권 아이들이 다니고 있다든지, 요즘 관리 잘하고, 잘 가르친다고 소문 난 학원이 있다면 당연히 구미가 당기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렇게 혹하는 마음에 학원을 옮겨서 정말 원했던 대로 이루어졌는지 묻고 싶다. 십중팔구는 예전과 똑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처음의 흥분과 기대는 곧 사라지고, 항상 보이는 아이의 문제는 그대로다.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한 차에 주변의 얘기가 들려오고 또 다시 학원 이동을 고민하게 된다.



학부모 입장에서 학원을 보내면서 바라는 건 보통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학부모가 원하는 수준과 방향으로 아이가 변화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결과에 대한 최소한의 보장이다. 그 바람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게 정말 학원이 할 수 있는 일인지 생각해 봤으면 한다. 필자의 입장에서도 이런 학원이 있다면 얼른 보내고 싶을 지경이다. 그러나 일단 학부모의 입장이 되어보면, 허황되다고 비판할 수만은 없다. 학원이 교묘한 ‘기대와 불안’ 마케팅으로 조장한 부분도 있고, 그만큼 아이를 책임지고 있는 학부모의 짐이 큰 것이다. 그렇기에 어떤 이유로 학원을 옮긴다고 해도 학부모의 마음 그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사실 학원을 자주 옮기고 싶은 학부모가 얼마나 있겠는가? 옮기는 과정에 들어가는 정신적 수고뿐 아니라 아이를 설득하고, 새로운 학원에 적응하기 위해 들일 시간과 노력까지. 생각보다 엄청난 코스트가 들어간다. 또 나중에 후회할 짓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까지 더하면 정말 못할 짓이다. 그래서 더더욱 시행착오를 줄이고 확실한 도움을 줄 조언과 정보들을 찾는다. 열심히 교육 관련 책을 읽고, 인터넷 검색을 한다. 학원 상담 투어도 돌고, 학원 정보통인 학부모와 친분을 쌓는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원을 옮길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어려운 동시에 외로운 일이다.


결정을 제대로 하고 싶다면, 일단 학원에 대한 환상부터 버리기를 바란다. 그래야 광고나 소문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본질’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 본질에서 ‘선택의 기준’이 나온다. 내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있는 바로 그 ‘이유’ 말이다.




선택의 기준, 학원에서 아이가 공부를 하고 있는가?


학부모 여러분들이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설마 친구를 사귀거나 타이틀을 따기 위해서는 아닐 것이다. 뭐니뭐니해도 ‘결과’를 얻기 위함이다. 그렇지만 학원이 결과를 내 주는 건 아니다. 아이가 결과를 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원은 아이 스스로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지식과 능력’의 발전을 돕는 곳이어야 한다. 그리고 ‘지식과 능력이 성장하려면, 공부를 하고 있어야’ 한다. 답은 나왔다. 선택의 기준은 ‘아이가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가?’이다.


여기서 잠깐, ‘공부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수업을 열심히 듣는 것이 공부인가? 숙제를 밀리지 않고 제때 해가는 것이 공부인가? 문제를 1000개씩 풀어제끼는 것이 공부인가? 이런 것들을 아무리 오랫동안 많이 했어도, 결국 능력과 지식이 발전하지 않았다면, 공부를 했다고 할 수 없다. 그냥 수업을, 숙제를, 문제풀이를 했을 따름이다.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렇기에 공부하는 사람은 ①능력과 지식을 발전시키려는 확고한 목적의식을 갖고 있고, ②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③그 목적이 달성되지 않으면 기를 쓰고 새로운 방법을 찾는다. 그냥 주어졌으니까, 해 왔으니까, 다들 하고 있으니까 하고 있다면,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많은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별 문제 없이, 재미있게 학원을 다니고 있으면 안심한다. 숙제를 해가는 데 큰 문제가 없어도 안심한다. 그런 학원을 이른바 ‘관리 잘 하는 학원’이라고 한다. 학원에서도 이를 잘 알기에 아이가 가진 문제를 제기하고 도전을 시키기보다는, 리스크를 줄이고 학부모를 안심시키는 데 주력한다. 그러나 당장 문제가 없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쉽고 편안하다는 뜻이다. 아무런 고통과 도전이 없는 상태, 아이는 공부를 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학원에서 ‘아이가 공부를 하고 있는지 아닌지’ 알기 위해서는, 엄청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수업 커리큘럼을 꼼꼼히 읽고 확인하고, 수업 참관도 반드시 해 봐야 한다. 담당 교사와 상담은 물론이고, 숙제도 아이와 함께 해 봐야 한다. 그렇게 속속들이 들여다 본 뒤에야 비로소 알 수 있다. 학원이 하는 말, 주변 학부모들의 얘기, 아이가 하는 말만 듣고 판단하면, 언제까지나 중심을 못 잡고 휘둘릴 수 있다. 그리고 몇 년 후에 돌이킬 수 없는 손실과 후회를 맞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