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오랜 기다림의 끝

칼사비나의 인형이야기

by Kalsavina

예전처럼 인형에 자주 손이 가지 않다 보니 본의 아니게 출사를 오래 미뤄왔지만, 오늘은 왠지 인형을 들고 나가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다.

그 직감은 그대로 적중했다.

싱그러운 초가을. 가을이와 소다

이제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두 인형을 낑낑대며 꺼내들고 나오는 게 그리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되어 버렸디만, 기대 이상으로 싱그러운 사진을 건진 오늘 기분은 날아갈 듯 가볍다.

장미정원의 소다. 쨍한 초가을의 장미정원

오랜 기다림의 끝이 보이는 기분이 든다.

그 끝이 어떤 형태로 내 앞에 펼쳐질지는 알 수 없으나,

나는 최선을 다해 남은 날들을 가꿀 것이다.

정원사가 장미를 가꾸듯 정성스레 내 삶을 가꾸고 싶다.

그 삶의 언저리에는 언제나 내가 아끼는 인형들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