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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ryme Dec 16. 2018

인생이 힘들 때 들으면 무조건 눈물나는 노래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 죽음을 생각해본 적 있는 사람, 가까운 사람에게 위로 받지 못하는 사람, 울고 싶은 사람, 행복하고 싶은 사람, 살고 싶은 사람, 위로 받고 싶은 사람.



더 많은 '인생에서 상처 받은 사람'이 이 노래를 들었으면 한다. 반대로 '행복한 사람'은 진짜 알아듣지 않았으면 하는 노래. 
-유튜브 댓글 'TheKay830'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僕が死のうと思ったのは)'. 갑자기 유튜브 타임라인에 나타난 영상이었습니다. 270만회가 넘는 조회수. 그냥 넘기려다 조회수 때문에 플레이 버튼을 눌렀습니다.


꽤나 어두운 제목이죠? 말 그대로 왜 죽으려고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습니다. 노래를 듣고, 가사를 읽고, 댓글을 보다보니 어느새 눈물이 났습니다.



'최악의 라이브'. 2015년 무대를 담은 이 영상에 대한 평가입니다. 이 곡을 부른 나카시마 미카는 2000년대 일본 최고의 가수였습니다. 박효신의 '눈의 꽃' 원곡을 불렀죠. 그런데 '최악'이라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라이브가 진짜 엉망인데 솔직히 제가 지금까지 본 라이브 중 제일 절실하고 제일 절박해서 계속 생각나는 라이브인거 같아요. 
-유튜브 댓글 '체니첸'


나카시마 미카에게 '이관개방증'이라는 병이 찾아왔습니다. 세상 모든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리는 병. 심지어 자신의 심장 소리마저도 크게 들리는 병. 아직은 고칠 수 없는 병. 결국 2010년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영상 속 나카시마 미카 @Youtube 캡처 https://youtu.be/ij0-TuDBLKU


일본의 뮤즈였던 그녀가 불치병으로 노래를 예전과 같이 부를 수 없게 되었으니 그녀에겐 분명 사형선고였을 듯. 계속 노래하는그녀가 대단할 뿐. 
-유튜브 댓글 'vanish'


이관개방증이 어떤 병인지 감이 안 왔습니다. 얼마나 힘들고 가수에게는 왜 치명적인걸까요.


이관개방증 저도 겪고 있는데… 자신의 목소리가 상당히 불쾌하게 들리고, 귀에 귀지가 조금만 있어도 귀지 움직이는 소리가 다 들려서 상당히 거슬립니다. 자려고 누으면 침 삼킬 때마다 나는 귀지 움직이는 소리, 몸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들과 이명이 들려서 이어폰 없으면 잠을 못잠. 
-유튜브 댓글 'DD'

그래서 이 영상에 대한 또 다른 평가가 있습니다.


(나카시마) 미카가 노래를 잃었다고 생각했는데 이거 보니 진짜 가수가 되었다는 느낌이네. 
-유튜브 댓글 '윤승현'


필사적으로 노래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던 거죠. 사실 가수의 사연을 몰라도 이 노래는 여전히 의미있습니다. 가사만으로도 마음을 울리거든요. 처음부터 죽음을 생각한 이유를 말합니다.

@Pixabay


『괭이갈매기가 부둣가에서 울었기 때문에, 생일에 살구꽃이 피었기 때문에, 마음이 텅 비어버렸기 때문에, 신발끈이 풀렸기 때문에, 차가운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당신이 아름답게 웃기 때문에…(가사)』


누구나 사소한 이유로 죽기를 바랄 때가 있다…모든 것이 이유가 되고 그 순간들이 목을 죄여 온다. 

부디 나약하다고 하지 말아줘라. 꽃이 피는 것에 이유가 없듯 시들어 가는 꽃에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 저물어 가는 꽃에 필요한 것은 단지 한 줌의 물일 뿐이다. 
-유튜브 댓글 'Ji-Hyeon Park'


@Pixabay

이 노래에서 정말 중요한 건 마지막 가사일 지 모릅니다. 죽음을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살아가겠다는 이야기를 하거든요.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 아직 당신을 만나지 않았기 때문이야.
당신 같은 사람이 태어난 세상을 조금 좋아하게 됐어. 
당신 같은 사람이 살고 있는 세상에 조금은 기대해 볼게.(가사)』


천개의 죽고 싶은 이유보다 
단 하나의 살게 하는 이유. 
-유튜브 댓글 '슈퍼펭귄'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이렇게 살기 싫은 거야. 
-유튜브 댓글 '손석호'


우울증 있는 사람들 맘을 정말 잘 대변한 듯한… 뭔가 하나라도 나를 잡아줄 끈이 있다면 다시 살아나갈 자신있는데. 
-유튜브 댓글 '여름귤'


처음에 들었을 땐 노래가사는 애석하게도 전혀 공감가지 않았다. 죽으려하는 이유를 애써 찾듯이 변명하는 것 같아서. 그냥 마음이 약한 것이라고 오만한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내가 저 입장이 되니까 그제야 노래 가사가 귀에 들어왔다…마지막 희망적인 가사가 내게도 찾아올까 싶지만 오늘도 이 노래를 들으면서 하루를 살아갑니다. 
-유튜브 댓글 'ku si'


우리 모두는 살 이유를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종종 앞날에 희망을 품습니다. 지나간 날은 바꿀 수 없으니까요. 앞날에 희망이 없으면 절망하고, 그 앞날이 정작 닥쳤는데도 희망이 없으면 죽고 싶을 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마치 어제와 같아 
내일을 바꾸려면 오늘을 바꿔야 해 
알고 있어 알고 있지만.(가사)』


왜 내 친구들이 해주는 위로보다 직접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하는, 나만을 위한 것도 아닌 노래가 더 위로가 될까. 
-유튜브 댓글 'April Lee'


그럴 때 바꿀 수 없는 지난날이 도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아름다웠던, 희망이 있던 시절의 경험은 새로운 힘이 되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저도 싸이월드를 뒤져 오래전 활짝 웃는 사진을 찾아냈습니다.

누군가에는 노래가, 영화가, 물건이 그런 역할을 하겠죠. 우리 각자에게 그런 것 하나쯤 있지 않을까요?


어떤 것이든 죽을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세상에 그만큼 큰 의미를 부여하고 산다는 것. 원곡자를 비롯해서 열심히 살아가는 여러분 모두 아릅답습니다. 
-유튜브 댓글 '최민석'

PS. 나카시마 미카는 여전히 이관개방증을 앓고 있지만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나카시마 미카의 최근 모습 @나카시마 미카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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