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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ryme Dec 27. 2018

사진 한 장으로 유명해진 가방

[1일1에코백] 런던 Daunt Books

2008년 모델 아눅 르페르가 프랑스 파리에서 든 가방은 서점 '돈트북스'의 에코백이었다. @thesartorialist.com

런던에 가면 꼭 사(야하)는 가방. 독립서점 '돈트북스'에서 파는 에코백이다. 이 가방이 유명해진 건 한 장의 사진 때문이라고 봐도 될 정도다.


2008년 사진 작가 스콧 슈만의 웹사이트에 올라온 모델 아눅 르페르와 남자친구이자 잡지 편집장인 제퍼슨 핵의 모습. 아눅 위페르가 든 초록색에 하얀색 그림-은 사실 돈트북스 서점 겉모습-이 그려진 가방이 돈트북스에서 파는 에코백이다.


배우 케이트 블란쳇, 가수 아델 등도 이 가방을 들고 다니는 모습이 사진에 찍혔다.

돈트북스는 독립서점이다. 주로 여행책을 팔고 소설, 가드닝 등 비교적 다양한 분야 책을 소개한다. 1990년 런던 말리본하이 스트리스(Marylebone High Street)에 1호점을 냈다. 이 자리에는 있던 가게는 오래된 책을 파는 고서점으로, 1910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지금 돈트북스는 런던 전역에 6개 매장이 있다.  

런던 말리본 하이스트리트에 있는 돈트북스 본점. @marryme.kam

에코백에 있는 그림은 본점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큰 가방과 작은 가방, 그리고 얇은 천가방이 있다. 색깔은 그레이, 네이비, 버건디 등 꽤 다양한 편이다.

사이즈만 다르고 디자인은 같다. 부모, 자녀가 같이 들면 귀여울 듯. @marryme.kam

얇은 가방에 그려진 건 서점 내부 모습이다.

@Daunt Books 홈페이지
@marryme.kam

런던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돈트북스를 설명하는 말이다.

2층에서 내려다 본 모습. @marryme.kam

서점 중앙에는 길게 쭉 뻗은 공간이 있고, 끝에는 아치형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있다. 들어가는 순간 압도된다. 2층에는 나무 난간이 있다. 이 공간은 나무 특유의 삐그덕 소리가 나서 오래된 도서관을 탐험하는 느낌을 준다.

나무로 만들어진 난간 곳곳이 세월에 닳아 묘한 분위기를 낸다. @marryme.kam

날씨가 꽤 추운 요즘 출근길. 천은 도톰하고, 짙은 녹색이라 검은색 패딩점퍼와 잘 어울리고, 바닥이 넓고, 세로가로 35~40㎝ 정도로 수납도 잘 되는 돈트북스 에코백을 들기로 했다. 끈길이도 25㎝ 정도라 두꺼운 점퍼를 입고도 쉽게 어깨에 맬 수 있다.

모자에 털이 달린 평범한 패딩 점퍼에 에코백을 맨 착장샷! @marryme.kam

물건이 많은 날이었다. ① 13인치 노트북+어답터 ② 책 1권 ③ 도톰한 다이어리 1권 ④ 얇은 수첩 1권 ⑤ 펜 3개 ⑥ 화장품 파우치 ⑦ 지인에게 줄 에코백 2개 ⑧ 장갑 ⑨ 젤리 1개 ⑩ 휴대폰 충전기 2개

@marryme.kam

모든 에코백이 그렇지만, 돈트북스 가방을 들면 기분이 좋다. 튼튼하고, 천가방이라 세탁이 쉽다는 실용적 이유도 있지만, 돈트북스가 주는 클래식한 느낌이 나를 좋은 곳으로 여행하게 해주는 느낌이랄까. 건축 양식은 잘 모르지만 꽤 오랜 시간을 자리를 지켜온 듯한 건물 겉모습과 내부가 우아해서 나도 함께 우아해지는 느낌.   

@marryme.kam

돈트북스 본점이 있는 말리본 하이스트리트는 서울로 치자면 한남동 같은 느낌이다. 조용하고, 사뿐사뿐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가게들, 조금은 고급스러운 취향을 저격한 물건들, 적당히 오래되고 적당히 트렌디한 거리 모습.

@marryme.kam

언젠가 여기서 한 번 살아본다면 나는 어떤 일기를 쓰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하루를 보낼까. 분명 한국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분명 나만의 취향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실제 살아보지 못하더라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marryme.kam

에코백 하나로 그런 삶을 꿈꿀 수 있다면, 아주 조금이라도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엄청 행복하지 않을까? 이런 행복을 전염시키기 위해서 지인에게도 착장샷을 부탁했다. :)

@marryme.k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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