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창희 Aug 03. 2020

온라인 개학과 교사

'학교는 뭐하는 곳이야'에서 '학교는 뭐 하는 곳이야'라는 생각으로

작가님, 커피 한 잔에 글 쓰기 좋은 아침이네요.
이렇게 글자를 입력하고 드래그하면 메뉴를 더 볼 수 있어요.


학교는 뭐하는 곳이야?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며 이곳저곳에서 잡음이 일어났습니다. 인터넷 게시판이나 댓글에는 연일 교사에 대한 부정적인 글들이 올라왔고, 교육감은 실언을 하며 교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기도 했습니다. 학생인권조례가 적용되면서 어른들의 관점에서 정도를 뛰어넘는 학생들의 용의복장에서 최근 문제가 커지고 있는 청소년 범죄 그리고 교사들의 일탈에 대한 뉴스보도는 학교 그리고 교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학교는 뭐하는 곳이야?', '선생은 뭐하는 거야?'라는 말들이 나올수밖에 없고, 일반 시민들에게 교사는 방학도 있고 연금도 많은 소위 꿀빠는 직업으로 인식이 되어 더 많은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사회생활을 하다가 교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퇴사를 준비하면서 힘들때마다 '아 빨리 그만두고 시험쳐야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학교에 와서 보니 학교가 밖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쉬운 곳은 아니었습니다. 학교에 와서 보니 학교는 뭐를 하는 곳이었습니다.


학교는 뭐 하는 곳이구나

온라인 개학이 진행되며 다양한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시스템적인 문제를 언급하는 기사가 대부분이었지만 그 중에 학부모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사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학부모 개학'이라는 말도 나왔고, '학부모 피로도'가 높아진다는 기사도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기사들의 댓글에서는 '교사들 월급 반납하라'는 공격적인 댓글도 있었지만 '학생들 수업보다 함께 상호작용하는 기회가 사라져서 슬프다,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배우지 못해 안타깝다'는 댓글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학부모님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마음 한 편에 '학부모님들이 자녀들과 하루 종일 있어보면서 학교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상정인 학교생활을 했다면 학생들은 아침에 일찍 일어났을 것이고, 시키지 않아도 공부를 했으며 점심도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 이 모든 것들을 가정에서 해야하니 아마도 학부모님들의 잔소리도 많아졌을 것이고 피로도도 높아졌을 것입니다. 거기에 온라인 수업으로 아직 미성숙한 저학년 학생들의 학업까지 도와주다 보면 본인도 익숙하지 않은 학부모님들을 더 힘든 나날들을 보내셨을 것입니다. 학교에 가지 않는 것이 일상이 된 지금, 많은 학부모님들이 학생들이 학교에서 했던 많은 것들을 직,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학교는 뭐 하는 곳이었구나.'라는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지 않았을까요?


의미있는 무엇이 있는 곳, 학교

저는 지식전달의 목적만으로는 학교의 존재의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많은 사람들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학교는 학생들이 상호작용하며 건강한 성인이 지켜야 할 사회적 규범과 도덕적 양심을 배우며 규칙적인 생활과 신체활동을 통해 통합적으로 성장하는 장이어야 존재의 가치가 있습니다. 교사는 학생들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그 자리에 있는 것이고, 그 것을 위해 학기 중에는 휴가도 가지 않고 수업을, 학급을 지키는 것입니다.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의미있는 무언가를 주는 것의 한계를 많이 느낍니다. 학생들이 학교에 나왔을 때 지금 느끼는 부족함을 보충하고도 남을만큼 준비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제 역량을 계발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의미있는 무엇을 얻어갈 수 있도록 교사는 잔소리도 해야 하고, 지식도 전달해야 하며, 실생활속에서 교훈도 제공해야 할 뿐만 아니라 문제상황을 해결해주며 상담사의 역할도 해야 합니다. 사람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규정된 일보다 규정되지 않은 일을 더 잘해내야 하는 것이 교사이고 이를 위해 갖추어야 할 것이 역량입니다.


오프라인 개학을 한다는 말이 들립니다. 학교라는 공간이 학생들로 채워지고 학생들의 날마다 의미있는 무엇으로 채워지는 그 날을 오늘도 준비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