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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쓰기에 돌직구를 던지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책쓰기의 비결

“중국의 대나무는 씨앗을 뿌린 후에 처음 4년 동안은 죽순만 조금씩 자란다. 그 동안에 땅속으로 뿌리를 깊숙이 내리는 것이다. 그러다가 5년째가 되면 무려 25m나 자란다. 25m를 자라기 위해 4년 동안 자신을 가다듬고 준비를 하는 것이다."     


2007년에 첫 번째 책 <중1 공부습관으로 명문대 완전정복/한언>을 출간한 이후로 10년 동안 30권의 책을 냈습니다. 1년 평균 3권 정도의 책을 꾸준히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독서와 서머리 습관 덕분입니다. 그 동안은 개미가 노력으로 개미집을 쌓듯이 매일 조금씩 바지런을 떨면서 하나씩 성과를 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베짱이가 즐기면서 성을 쌓듯이 단기간에 엄청난 성과를 내는 비결을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중국의 대나무가 4년 동안 뿌리를 내리다가 5년째에 25미터나 자라듯이 9년 동안 내공을 쌓다가 10년째에 달인의 경지에 오른 느낌입니다.         

이런 변화를 양질전환(量質轉換)이라고도 부릅니다. 일정 규모의 양이 축적되면 질적인 변화를 가져온다는 의미입니다. 지난 9년 동안은 정독을 하며 일주일에 3권, 한 달에 10권, 1년에 120권 정도의 책을 읽었고, 책 한 권을 쓰는데 보통 3개월 정도가 걸렸습니다. 그런데 10년 째인 올해는 통독과 발췌독으로 하루에 30권의 책도 읽게 되었고, 책쓰기도 한 달이면 충분해졌습니다. 최근에는 3권을 동시에 집필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무슨 특별한 독서법이나 글쓰기 비법을 배운 것이 아닙니다. 어릴 때부터 정독하는 습관때문에 들이는 시간에 비해 책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니었고, 핵심 내용의 서머리를 한 후에 원고를 쓰는 스타일이라 집필 속도도 느렸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귀가 트이고, 말문이 터지듯이 독서에 대한 눈을 뜨고, 글쓰기에 대한 손이 열리게 된 것입니다. 마치 큰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마음에 파도가 일렁이고, 온 몸에 전율이 돋았습니다. 이런 감동적인 내용을 혼자만 알고 있기엔 너무나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간증하듯이 이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출간한 30권 정도의 책은 대부분 다른 사람들의 책이나 강의를 참고해서 나름대로 정리한 후에 제 생각을 곁들여서 엮은 것이었습니다. Mentat(멘텟, 지식정보가이드)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제 나름의 스타일로 집필을 해왔던 겁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제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기로 했습니다.      


글을 쓰기 전에 '책쓰기'를 주제로 관련 책을 검색해 봤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식의 자기계발서 형태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책을 내서 저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A부터 Z까지 구체적으로 자세히 안내해주는 '매뉴얼'같은 책은 없었습니다. 책을 낸 사람은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는지를 저자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두 번째 이유입니다.        

독서를 주제로 강의를 할 때 동기부여를 위해 책 한 권의 가치가 1억원 정도 된다고 말하곤 합니다. 한 권의 책은 어떤 한 사람이 특정 분야에서 10년 정도의 시간(약 1만 시간) 동안 1년에 천 만 원 정도씩 도서구입비나 교육비, 체험비 등의 비용을 들여서 완성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책을 쓰는 사람은 1억 원 정도를 들여야 하지만 책을 읽는 사람은 서점에서 사면 1만원 정도, 도서관에서 빌리면 무료로 이용이 가능합니다. 이 세상에 그 어떤 물건도 1억원 짜리를 1만원이나 공짜로 얻을 수는 없습니다. 한 마디로 책은 투자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최고의 상품'입니다. 그래서 독자들에게 독서를 그렇게나 강조하는 것입니다.      

  

책쓰기를 주제로 강의를 할 때도 책 한 권의 가치가 1억원 정도 된다고 말합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엑스포 등 세계적인 스포츠 대회나 국제 행사에 기업들이 스폰서로 참여하는 이유는 브랜드 노출로 인한 직간접적인 광고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저자가 되면 박사 학위나 전문 자격증을 취득한 것과 같은 효과가 있고, 강연을 하거나 칼럼 기고, 방송 출연 등 다른 분야로 진출하기도 쉽습니다.      


책이 전국의 서점과 도서관에 깔리기 때문에 저렴하면서도 효과적으로 광고할 수 있고, 승진이나 취업, 창업에도 유리합니다. 출판사에서 책 판매에 따라 받는 인세를 포함해 강사료와 칼럼료, 출연료, 로얄티 등 보이지 않는 수익을 모두 포함하면 1억원 정도가 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한 권의 책을 출간하면 개인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인생역전'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런 비밀?이 조금씩 알려지자 책을 내고 싶은 사람들도 덩달아 늘어나게 되었고, 몇몇 책쓰기 코칭 과정의 비용이 1천 만 원 정도나 되는 곳도 생겼습니다. 책 한 권이 1억 원 정도의 가치가 있는 상품이라 1천 만 원 정도를 들여서 저자가 되면 10배 정도의 수익이 나는 일이니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날 만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모든 일이 마찬가지겠지만 성공이란 자신만 열심히 노력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어떤 한 사람이 도움을 준다고 해서 반드시 되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영향을 주기는 합니다. 하지만 다른 변수들이 많기 때문에 만약 중도에 포기하거나 책이 출간되지 않으면 1천 만 원의 투자비는 고스란히 손해로 떠안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잘못된 판단으로 손해를 보는 일이 없으려면 책쓰기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이 글을 쓴 세 번째 이유입니다.      

대중음악 시장의 변화를 보면 1990년대 음반 소장에서 2000년대 음원 다운로드를 지나 2010년대 음원 스트리밍이 일반화 되었습니다. 이런 변화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자본주의가 확산되면서 소비 지상주의가 바이러스처럼 전 세계로 퍼졌고, 음악 관련 기기들이 휴대성과 간편성에 초점을 맞춰서 진화했으며, 소비자의 특성에 따른 트렌드의 주기가 갈수록 짧아졌기 때문입니다.     


대중음악 시장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도서출판 시장의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됩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대중음악 분야의 음원에 해당되는 전자책이 전체 도서 판매량의 3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종이책이 대세입니다. 하지만 최근 KISDI(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출판사의 매출액은 연 평균 15%씩 감소하고 있지만 전자책은 연 평균 30%가 넘는 꾸준한 성장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도입기에 머물고 있는 한국의 전자책 시장이 조만간 성장기에 들어서면서 폭발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질 거란 전망입니다.      


대중음악 분야가 10곡 정도로 종합 선물세트처럼 구성된 음반에서 1곡을 대표곡으로 몇 곡을 추가로 구성한 싱글 앨범으로 진화했듯이 도서출판 분야도 300페이지 정도의 종이책에서 100페이지 미만의 싱글 전자책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디지털 방식의 음원 제작 시스템이 일반화 되면서 창의적인 음악가들이 다양한 음원 콘텐츠들을 선보였듯이 디지털 방식의 원고 집필 시스템이 일반화 되어 창의적인 저술가들이 다양한 도서 콘텐츠들을 선보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럴려면 패스트 러너(fast learner)로써 빠르게 지식과 정보를 습득한 후에 스마트 라이터(smart writer)로써 변화의 속도에 맞춰 창의적인 콘텐츠를 생산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글을 쓴 네 번째 이유입니다.      

“내가 꿈을 이루면 나는 누군가의 꿈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책을 내고 싶다는 꿈을 가진지 4년 만에 저자가 될 수 있었고, 그 후 꾸준히 책을 내서 10년 만에 30권이 넘는 책을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 담긴 내용이 책쓰기를 꿈꾸는 누군가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누군가가 또 다른 누군가의 꿈이 되길 바랍니다. 그럼 무척이나 행복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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