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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김사장은 왜 책쓰기에 실패했을까?

100억대 자산을 모은 노하우를 책으로 내고 싶어요

2010년 초 학습법 강사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커뮤니티 모임을 통해 알게 된 분으로부터 한 가지 부탁을 받았습니다. 그 분은 전화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멘토로 모시고 있는 50대 사장님이 있습니다. 사장님은 강남의 유명한 카페를 운영하는 100억대 자산가입니다. 사장님이 자신의 노하우를 책으로 내고 싶다고 했습니다.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할 것 같아서 선생님을 추천 했습니다.”

그 분과 그 분의 멘토는 어떻게 하면 책을 낼 수 있는지 궁금해서 제게 얘기를 듣고 싶었던 것입니다. 전부터 멘토 카페 사장님에 관한 얘기를 여러 번 들었던 터라 약속을 정했습니다.      

며칠 후 OO출판사 최사장님과 함께 카페에서 만났습니다. 카페 김사장님은 온화한 표정과 여유 있는 몸짓에서 부자의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간단하게 서로가 하는 일을 얘기하면서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알고 보니 재테크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이미 많이 알려진 분이었습니다. 강의와 컨설팅으로 자신의 노하우를 알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선 강의와 컨설팅 내용을 글로 정리하면 경제경영 자기계발서 분야의 책이 될 수 있다고 칭찬하면서 대화를 계속했습니다.     


누구나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김사장님도 우리가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쫑긋 세운 채 이야기에 집중하자 자신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하나씩 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사장님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가 무엇인가요?”

“저는 순수, 경험, 만남, 용기, 성실 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현장 일을 하면서 이런 단어들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만남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자들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지식이 풍부해집니다. 저도 군장성, 변호사, 의사, 경철서장, 영업부장 등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저는 사람을 만날 때 사전에 그 분야와 그 사람에 대해 조사를 해서 상대방이 좋아할 얘기를 합니다. 고객중심, 사람중심의 마인드가 그런 과정을 통해 생긴 것이지요.” 

이어서 10대부터 50대까지 인생 스토리를 얘기하면서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들려주었습니다.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눈 후 집으로 향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한 가지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저 이야기를 책에 실을 수 있을까?’

그러다가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콘텐츠 프로듀서(CPD, Contents Producer)’에 관해 명확한 정의를 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콘텐츠 프로듀서는 저술과 강의, 프로그램 개발 분야에서 창의적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을 총괄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명곡도 프로듀서가 어떻게 편곡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로 다가옵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좋은 콘텐츠도 프로듀서가 어떻게 각색하느냐에 따라 재미와 감동의 크기가 달라질 것입니다.      


카페 김사장님의 얘기는 좋은 음식 재료와 같아서 먹는 사람의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반면에 책에 실린 내용과 명강의 시나리오는 명품 요리와 같습니다. 먹는 사람의 건강뿐만 아니라 오감도 만족시켜 주는 것입니다. 콘텐츠 프로듀서의 역할은 일류 요리사와 같습니다. 좋은 콘텐츠를 독자와 청중의 기대에 맞게 가공한 후에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콘텐츠로 재생산 하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지난 몇 년 동안 있었던 일들이 영화 필름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콘텐츠 프로듀서로서 첫 번째 출판 기획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미팅이 끝난 후에 카페 김사장님에게 강의 내용을 중심으로 A4 20장 정도의 원고를 작성해서 한 달 안에 보내달라고 요청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보내주지 않았습니다. 출판사 최사장님에게 연락해서 카페 김사장님의 샘플 원고가 완성되면 책으로 출간이 가능하겠느냐고 문의했더니 미팅 때 나눈 얘기가 특별한 노하우가 아닌 것 같다면서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자기계발서 출판 기획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습니다.      


카페 김사장님은 왜 책쓰기에 실패했을까요? 책을 출간하는데 꼭 필요한 세 가지 요소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자가 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출간의 3요소’는 무엇일까요? 다음 글에서 그 비밀이 밝혀집니다. 커밍 수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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