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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쓰기를 시작하기 전에 명심할 것들은 무엇일까?

책을 쓰기 위해 꼭 알아야 하는 책쓰기의 3요소와 전문성의 3요소

“'캬아~' 소리가 절로 나는 맛과 향을 지닌 명주(名酒)는 1년의 정성으로 키운 쌀, 하얗게 빛나도록 쌀을 깎는 정미 기술, 부드럽고 청아한 물, 쌀을 물에 불리는 시간, 쌀을 제대로 찌기 위한 증미기의 성능, 쌀의 양과 작업의 스피드, 증기가 빠지는 정도, 고슬고슬하면서도 탄력있는 누룩의 상태, 100회 노를 저어 완성한 밑술의 품질, 효모가 알코올로 바뀌는 발효과정 등 장인정신이 깃든 양조기술로 탄생된다.”     

30권의 책을 내고 콘텐츠 프로듀서로 활동하다 보니 책쓰기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몇 년 전에 책쓰기 관련 공개세미나에 갔다가 뒤풀이 모임까지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동석한 사람들 중에 한 분이 저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하면서 제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얼떨결에 책쓰기 코칭이 시작되었습니다. 

“본격적인 책쓰기를 시작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것이 뭔가요?”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오늘 공개세미나에서 강사님들의 말씀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뭔가요?” 

“마지막에 강의하셨던 분이 다양한 책쓰기 관련 도서에 소개된 핵심 노하우들을 정리해 주셨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저도 수첩에 메모를 해뒀는데, 같이 한 번 살펴볼까요?”

“그럴까요? <김병완의 책쓰기 혁명>에 처음부터 술술 쉽게 잘 읽히는(Affordable) ‘다이아몬드 글쓰기 ABC’가 나오는데, 첫째, A(Attractive)는 매력적으로 써라, 둘째, B(Brief)는 간결하게 써라, 셋째, C(Clear)는 분명하게 써라. 즉, 간단, 명료하고 매력적으로 쓰라고 합니다. 문장의 3가지 원칙으로 ‘글쓰기 3C’도 나오는데, 첫째, C(Concise)는 짧게 써라, 둘째, C(Correct)는 정확하게 써라, 셋째, C(Clear)는 분명하게 써라 등입니다. 훌륭한 작가의 조건으로 ‘3C’가 있어야 하는데, 첫째, C(Customizer)는 주문 제작자, 둘째, C(Contents)는 할 말, 셋째, C(Creativity)는 창조성 등입니다. ‘훌륭한 작가는 자기만의 콘텐츠, 즉 가치 있고 주목할 만한 할 말이 있어야 하고, 독자의 삶과 의식에 영향을 충분히 끼질 수 있을 만큼 독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사회와 인류의 진행 방향을 바꾸어놓을 수 있을 만큼 창조적이고 남다른 통찰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김병완 작가님의 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조영석 작가님의 <이젠, 책쓰기다> 내용에 공감이 많이 가더군요. 특히 ‘독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책쓰기 비결’이 좋았어요. 첫째, 돈이나 이익을 줘야 한다. 둘째, 재미나 흥미를 줘야 한다. 셋째, 인간관계에 도움을 줘야 한다. 넷째, 구매습관에 도움을 줘야 한다. 다섯째, 니즈(필요)보다 원츠(원하는 것)를 충족시켜야 한다. 여섯째, 심장을 뛰게 해야 한다. 일곱째, 머리를 맑게 해야 한다. 여덟째, 감동과 웃음, 눈물과 위로, 동기를 줘야 한다 등이에요. 예를 들면 ‘독자들이 위로를 얻을 수 있는가?’, ‘사업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가?’, ‘돈 버는 방법을 얻을 수 있는가?’, ‘건강관리 비결을 얻을 수 있는가?’, ‘남 중심적 사고와 고객 관찰을 하고 있는가?’ 등의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지요. 책쓰기의 기본기 3가지도 중요한 것 같아요. 첫째, 메시지(주제) 찾는 법을 아는 것, 둘째, 고객의 원츠를 아는 것, 셋째, 장르와 형식을 아는 것 등이지요.”

“저는 그 부분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서 체크하지 않았었는데, 듣고 보니 새삼 중요하게 느껴지네요.”

“서로의 관점이 다르니 그럴 수 밖에요. 또 어떤 게 있었나요?”

“이혁백 작가님의 <하루 1시간, 책 쓰기의 힘>에 나오는 메시지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글쓰기가 아닌 책쓰기를 배워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써라’, 자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라‘, ’글쓰기 실력보다 중요한 것은 용기와 끈기다‘ 등이 울림이 있더군요. 책쓰기의 차별화 3요소로 강조하신 ’관점과 콘텐츠(스토리), 메시지‘도 중요한 것 같아 메모해 두었어요.” 

“저도 이혁백 작가님의 메시지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군요. 하나 더 살펴보자면 김진섭 작가님의 <책쓰기의 나비효과>에 나오는 내용도 좋았어요. 책쓰기의 효과를 10가지나 꼽았더군요. 학습 효과, 명함 효과, 정리 효과, 후광 효과, 학력전공 초월 효과, 자기계발 효과, 경제 효과, 홍보대사 효과, 몸값상승 효과, 지적자산 효과 등이에요. 책을 많이 내다보니 진짜 이런 효과들이 있다는 걸 몸으로 느껴요. 히트 상품 7대 원칙도 눈에 띄더군요. 최초 진입 원칙, 시장 창출 원칙, 콘셉트 차별화 원칙, 콘셉트 일치 네이밍 원칙, 커뮤니케이션 원칙, R&D 역량 원칙, 마케터 역량 원칙 등이에요. 첫 번째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후로 10년째 고만고만 한 책만 내고 있어서 다시 한 번 베스트셀러를 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히트 상품’이란 단어가 눈에 들어왔나 봐요.”

“책쓰기 책을 낸 작가들마다 강조하는 것들이 조금씩 다른데, 선생님은 책쓰기를 할 때 어떤 걸 꼭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쌀이 술이 되기 위해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하듯이 글이 책이 되기 위해서도 다양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양조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를 세 가지로 압축하면 ‘술을 만드는 사람(양조장인), 술을 마시는 사람(애주가), 술을 유통하고 판매하는 회사(양조장)’ 등이 있습니다. 책쓰기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도 세 가지로 압축되는데, ‘책을 쓰는 사람(작가), 책을 보는 사람(독자), 책을 제작, 유통, 판매하는 회사(출판사)’ 등입니다.”

“오늘 책쓰기 공개세미나에서 강연을 했던 분들이 작가들과 출판사 대표님들이고, 강연을 들었던 분들이 독자들이니, 출판의 3 주체가 모두 참석했었군요?”

“네, 제대로 핵심을 짚으셨습니다. 책이 나오려면 ‘작가와 독자, 출판사’ 등 세 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을 가장 먼저 알아야 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작가도 독자가 없으면 존재의 의미가 없고, 아무리 좋은 독자도 읽을 책이 없다면 존재하지 못하며, 아무리 뛰어난 출판사도 원고를 줄 작가가 없다면 존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어떻게 하면 ‘작가와 독자, 출판사’가 모두 만족할 수 있을지를 책쓰기 과정 내내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글쓰기만 잘 하면 책이 저절로 나오는 거라 생각했는데, 책쓰기는 좀 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한 거로군요?”

“뭐,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이런 걸 모를 때는 복잡해 보이지만 알고 나면 별게 아닐 수도 있지요. 그럼 이 세 가지 요소를 모두 만족시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성’입니다. 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려면 ‘콘텐츠, 표현력, 브랜드’ 등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콘텐츠는 차별화된 전문지식을 말하고, 표현력은 전문지식을 글로 표현하는 저술능력을 뜻하며, 브랜드는 언론과 방송에 노출됨으로써 대중들이 얼마나 아느냐를 의미합니다.”

“저는 아직까지 콘텐츠도 거의 없고, 표현력도 부족하며, 브랜드는 생각해보지도 않았으니 갈 길이 멀기만 하군요.” 

“그렇게 실망할 필요는 없어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라는 말도 있듯이 지금부터 시작하면 되지요. 이 세 가지 요소 중에서도 우선 순위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으려면 브랜드가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이 표현력, 마지막으로 콘텐츠를 꼽습니다. 사람들은 속에 있어서 잘 안 보이는 ‘콘텐츠’ 보다는 겉으로 드러나서 잘 보이는 ‘브랜드’에 먼저 눈길이 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문이나 방송, 인터넷 등에서 이슈가 되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사람들이 인지도를 무기로 쉽게 책을 내기도 합니다. 가끔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건사고의 주인공이 책을 내기도 하지요.” 

“그러고보니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과의 '지퍼 게이트'로 유명한 모니카 르윈스키가 전문작가의 도움으로 <모니카 이야기>라는 회고록을 냈었고,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를 예언해서 화제가 되었던 사이버 경제 논객 '미네르바(박대성)'도 <미네르바의 생존경제학>이란 책을 냈었네요."

“스캔들이나 이슈에 관심이 많으신가 보네요(웃음). 그런데 브랜드를 억지로 만들거나 일부러 만들기가 어려운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라면 우선 순위를 바꿔서 거꾸로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즉, 깊이 있는 연구개발로 탄탄한 ‘콘텐츠’를 갖추고, ‘콘텐츠’를 자주 글로 쓰면서 ‘표현력’을 갖추며, 다매체 미디어(블로그, 카페, 인터넷신문, SNS 등)를 활용해 글을 올림으로써 ‘브랜드’를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책쓰기의 시작은 ‘콘텐츠’가 되어야 합니다.” 

“글씨기나 책쓰기 관련 책도 많이 보고, 강의도 자주 들었는데,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네요.”

“아마 대부분 콘텐츠의 중요성은 잘 모르실 겁니다. 프로 선수와 아마추어의 보는 관점이 다르듯이 전업 작가와 예비 작가의 보는 관점도 다를 수 밖에 없지요. 그렇다면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콘텐츠의 세 가지 요소인 ‘유익함과 재미, 감동’이 있어야 합니다. 유익함의 대표적인 예는 교과서나 대학 강의고, 재미의 대표적인 예는 유머책이나 웃음치료 강의며, 감동의 대표적인 예는 수기 형식의 에세이나 동기부여 강의입니다. 유익한 콘텐츠는 이성을 자극해서 머리를 차갑게 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는 감성을 자극해서 가슴을 뜨겁게 하며, 감동적인 콘텐츠는 몸을 자극해서 행동하게 만듭니다. 유머와 재치로 석류같은 상큼함을 주는 사람이 국민 MC ‘유재석’이라면 유익함과 재미로 감동을 주는 사람은 국민 작가 ‘유재감’입니다.”

“오~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말장난이네요. 보기보다 센스가 넘치시는 데요?”

“좋게 봐줘서 고마워요. 저도 한 때는 입만 열면 펭귄들이 주변에 날아다니는 썰렁함의 아이콘이었답니다. 하지만 지금은 펭귄들을 제비로 변신시켜서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는 것처럼 분위기를 띄우게 되었지요(웃음). 결국 책쓰기의 현상은 독자, 작가, 출판사, 전문성, 브랜드, 표현력 등이고 책쓰기의 본질은 ‘콘텐츠’입니다. 어떻게 하면 유익함과 재미, 감동을 주는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이지요. 그 외의 것들은 모두 내가 직접 하지 않아도 되고 부수적인 것일 뿐이에요. 책쓰기는 ‘콘텐츠’가 전부라는 것을 명심하고, 여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오늘 말씀 정말 고맙습니다. 마치 제 질문에 미리 준비라도 하신 것처럼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말씀만 해주셨네요. 앞으로 저자의 꿈을 이루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네~ 꼭 저자의 꿈을 이루어서 출간 기념 북세미나에 초대해 주세요(웃음).”     

뒤풀이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콧노래가 절로 나왔습니다. 질문을 한 사람이 책쓰기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어서 코칭이 아니라 컨설팅이 되어버렸지만 방식이 뭐가 그리 중요할까요? 저자로써의 첫발을 내딛는데 에너지원이 되었다면 그걸로 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그 지글러의 <정상에서 만납시다>라는 책 제목처럼 북세미나 무대에서 다시 만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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