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훈련, 어떻게 해야하나
일반적 훈련방법
한 선수가 30m 스프린트 능력을 향상 시키기 위해 주 3회 / 10회 / 운동강도 100%/ 30m 구간 직선/ 불완전한 휴식을 실시하고 혼자서 해당 훈련을 주도하고 해당 훈련 외에 다른 훈련은 할수 없다고 가정해보자. 스프린트 동작의 반복적인 수행을 통해 선수의 스프린트 능력은 특정 레벨까지 도달할 것이다. 그러나 동일한 조건 하에 반복된 훈련을 통해 선수의 신체는 심리적, 생리적, 화학적, 기계적으로 적응하여 퍼포먼스 정체가 올 것이다. 이 구간에서 퍼포먼스 증진을 위해 일반적으로 총 운동시간, 세트별 운동시간, 주 트레이닝 횟수, 운동강도, 운동 간 휴식시간이 조정될수 있다.
운동강도를 속도와 무게를 통해 높여 스프린트 수행 능력 향상을 기대할수 있다. 30m를 3.9초에 주파하는 것이 이 선수의 최대치라면 30m를 3.9초로 수행하는 것은 운동강도를 100% 수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선수가 최대치로 달리는 횟수가 많아진다고 매번 속도가 빨라지지 않는다. 본인이 들수 있는 최대치 무게를 매일 든다고 하여 1RM이 매일 새롭게 갱신되지 않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스프린트는 자신의 몸을 빠르게 이동시켜 목표지점에 도달하는 것이다. 무게 및 저항을 가해 몸을 움직이는 힘이 더욱 많이 사용될수 있도록 상황을 조성한다.
30m를 계속 뛰면 30m 퍼포먼스가 향상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항상성에 의해 특정 기간까지는 유효하다고 할수 있다. 하지만 결국 정체된 퍼포먼스를 증진 시키기 위해서는 또 새롭고 강한 자극이 필요하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퍼포먼스와 연습은 다르기에 직접적으로 30m를 주기적으로 뛰어야 한다. 반복적인 피치는 빠르지만 발바닥으로 지면을 치는 힘이 없다거나, 전방으로 나아갈수 있는 추진력이 부족할 경우 '스프린트의 질' 향상을 위해 다른 도구를 활용하여 저항을 높이거나 근력훈련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퍼포먼스 향상을 위해 실제로 경기를 연습하는 것과 경기에서 발생하는 요소들을 부분적으로 구분하여 학습을 하는 것으로 나뉜다. 30m만 계속 뛰거나, 근력운동만 편향적으로 한다면 궁극적인 퍼포먼스 향상에 도달하기 어렵다.
축구 훈련방법
축구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적용할수 있다. 특정 상황을 훈련할때 격리 트레이닝으로서 스몰 사이드 게임과 전체적인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고자 11대 11 훈련을 도입할수 있다.
“상황 판단 능력은 스몰사이드 게임이나 11대11 경기를 통해서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스몰사이드 게임은 격리 트레이닝, 즉 특정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을 키우는 훈련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11대11 경기를 (공식경기를 제외하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넣습니다. 하지만 정규경기처럼 시간을 오래 하지는 않고 10분 4쿼터로 진행합니다. 고강도로 집중해 훈련하고, 잠깐 휴식을 취한 뒤 또다시 고강도로 훈련하며 공격, 수비, 전환 상황에서의 대처법을 가르칩니다.” - 주승진 수원삼성 코치
훈련 난이도를 높이는 방법
(1) 구성원의 높은 실력 - 11대11
11대11 능력을 훈련을 통해 강화한다고 해보자. 강한 구성원들로 모인 11대 11 경기를 통해 퍼포먼스를 향상 시킬수 있다. 약팀에 대응하는 것과 달리 활용할수 있는 시간과 압박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에 선수들은 서로 더욱 빠르고 정확한 동작을 강요한다. 그러므로 난이도와 정신적, 신체적 운동강도를 높일수 있다. 개별 구성원들의 실력이 뛰어나고, 맞서는 상대의 실력도 비슷하거나 그보다 뛰어나다면 선수들은 시합을 통해서 매순간 발전할수 있다.
(2) 코치가 특정 환경을 조성 및 제약 함으로써 난이도 상승 - 스몰 사이드
부분적인 상황을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코치는 특정 상황을 조성해야 한다.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 필드의 크기, 필드의 형태, 필드 구성원, 금지구역, 필수구역, 터치 수 제한, 시간제한, 수비수 활동 제한, 골대 크기, 골대 수, 골대 위치, 드리블 골, 득점 형태에 따른 득점 배분, 약발 사용 강요 - 활용하여 특정 상황을 조성할수 있다.
"바닥에 떨어진 종이를 아주 느리게 주워서 느리게 테이블에 두는 행동을 한다면? 내가 천천히 하는 이유는 보여주기 위해서다. 롤 모델 행동을 한 것이다. 난 절대 선수들에게 청소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지시하지 않고 보여준다. 이것을 상황 코칭이라고 한다. 말로 코칭하는 게 아니라 상황을 만들어서 코칭해야 한다." -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한국 축구 훈련 방법
훈련할때 어디에 가장 중점을 맞추는가.
"축구는 공격과 수비와 전환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수비와 전환에 가장 중점을 둔다. 공격과 수비의 전환 과정을 선수들이 가장 못한다. 공격에서 수비,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플레이가 1,2,3 차로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선수들이 많다. 흐름이 늦다. 어릴 때 부터 그런 교육을 해줘야만이 현대 축구의 빠른 흐름을 쫓아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우리 팀하고 비슷한 해외축구 팀의 영상을 편집해주고 이것을 토대로 생각하게한다." - 주승진 수원삼성 코치
다양한 색깔을 활용하여 인지적 과정과 반응속도를 높이는 훈련, 피지컬을 강화하듯 뇌 또한 강화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유튜브에 올라온 한국 축구훈련 영상 중 '공을 잃은 후 재빨리 되찾는 훈련'과 같은 인지적 과정 및 전환이 포함된 영상을 단 한번도 보지 못했다.
https://tv.dfb.de/video/gegenpressing-im-5-gegen-3/18314/
FC쾰른 만 12세-13세 팀 게겐 프레싱 훈련
패스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로 뇌 훈련을 할수 있다. 예를 들어 30M X 30M를 나누어 각 꼭지점마다 노란색, 주황색, 하얀색, 보라색으로 작은 사각형을 만든다. 총 4명의 선수가 각각 작은 사각형 안에 위치한다. 중앙은 4:4 형태다. 공을 소유한 팀은 작은 사각형에 위치한 선수들과 패스를 주고 받을수 있다. 각 변의 5m 뒤 마다 미니 골대 4개를 설치하고 노란색, 주황색, 하얀색, 보라색으로 표시한다. 공을 소유한 팀이 7회 이상 패스에 성공했을 경우 특정 골대에 슈팅을 할수 있다. 패스 7회를 성공하기 이전 혹은 이후 가장 최근에 거친 작은 사각형 콘 색깔에 맞추어 미니 골대에 슈팅을 한다.
축구에서 문제는 왜 발생하는가? 득점을 해야하는데 상대 수비수가 있기 때문에 발생하고, 실점을 막아야 하는데 상대 공격수가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많이 패스, 드리블, 슈팅, 킥, 헤딩을 훈련해야 하는가? 아니면 상황에 따라 패스, 드리블, 슈팅, 킥, 헤딩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배워야 하는가? 그렇다면 축구에서 패스란 무엇인가? 팀의 동료에게 공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패스인가? 아니면 상대방이 있는 공간에서 팀의 동료에게 공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패스인가?
기술을 쓰는 것이 중요한가, 가변적인 상황에 대응하여 알맞은 기술을 쓰는 것이 중요한가? 볼을 다루는 기술을 훈련하는 것이 주요한가 아니면 축구경기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주요한가?
기술을 세분화하여 기술습득에 집착하는 것, 반복훈련의 미덕만을 강조하는 게 옳은 것인가? 시험을 치기 위해 응용문제를 푸는 것이 중요한가? 곱하기 공식을 계속 외워 빠르게 곱셈을 하는 것이 주요한가?
기본기술이란 결국 축구 상황의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하지 않을까?
고립적인 기술 훈련 - 손흥민
고립적인 기술 훈련을 선호하는 사람은 동작이 체화되면 손흥민을 예를 들며 이를 자유롭게 응용할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팀 단위 훈련에서 손흥민을 육성했던 방법으로 손흥민과 같은 선수를 키워내는 것은 힘들다. 손흥민은 타 선수들에 비해 기억력이 비상하다. 토트넘의 미드필더 해리 윙크스에 따르면 손흥민은 동료 20명과 '골 세레머니'때 사용하는 '핸드 셰이크'를 각기 다르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기억력이 좋기 때문에 어린 시절 많은 게임을 하지 않았어도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복적인 상황의 노출을 통해 선수들은 비슷한 상황을 더 빠르게 인식한다. 경험이 축적될수록 경기 상황에 대한 예측성이 높아져 부상 확률도 낮아진다. 신체적인 움직임의 정보 수용, 가공, 저장 활동은 사춘기 시절 가장 활발하다고한다. 손흥민은 어린 시절 상대적으로 많은 경기 경험을 하지 못했다. 선수 시절 초반 안정된 기본기를 통해 번뜩이는 장면을 많이 만들었지만 기복이 있었다. 하지만 20대 중반 즈음 경기력이 일취월장했는데 뛰어난 기억력도 이에 한몫한다고 생각한다.
단기 기억력(Kurzzeitspeicher) 은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아야만 장기기억(Langzeitsspeicher) 으로 전환된다. 이후 특정 상황에서 운용기억(Arbeitgedächtnis)으로서 활용될수 있다. 기억력은 운동선수에게 매우 중요하다. 즉 손흥민은 정보 수용, 가공, 처리의 과정이 가장 원활했던 사춘기 시절 경기에 관한 장기기억과 운용기억이 부족했지만 뛰어난 기억력을 바탕으로 이를 극복했다고 말할수 있다.
사비가 왜 축구를 잘하는지에 대해 분석한 영상에서 사비의 공간감은 타고난 부분인듯 하지만 필드위에서 사비가 취하는 행동은 반복된 훈련 및 경기에 의해 습득된 기억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다른 선수들의 뇌는 경기 중 생각을 하는 부분이(전두엽) 활성화됐지만 사비의 뇌는 반복적 행동의 산물인 대뇌기저핵이 활성화 됐다. 사비는 경기 중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서 필요한 상황에 필요한 정보를 꺼낸다.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고 비슷한 상황으로부터 경험했던 상황으로부터 가장 나은 해결책을 바로 꺼내는데 이는 실전과 비슷한 훈련의 결과이다.
한국축구는 기술적인 부분을 세분화 하여 지도하는 방식에는 특화되어 있지만 큰 맥락으로서 상황에 대처하는 지도방법은 조금 미흡하다고 할수 있다. 하지만 장점은 장점대로 살리고, 단점은 보완한다면 U20, U17 월드컵처럼 좋은 결과를 가져올수 있다. 팀 훈련에서는 팀에서 할수 있는 훈련을, 개인 훈련에서는 개인이 할수 있는 훈련을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좋은 축구?
경기 상황에 상관없이 테크닉이 가장 돋보이는 선수가 각팀에 한명씩 있었다. 나와 비슷한 또래의 친구와 나는 그 선수가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경기가 끝난 후 지역 엘리트를 관리하는 트레이너와 이야기를 했는데 그의 의견은 완전히 달랐다. 테크닉이 뛰어났던 그 선수는 앞으로 팀에서 살아남기 힘들겠다고 말을 했다. 이후 그 말에 대하여 많이 생각하고 그 선수의 경기장 모습을 곰곰히 떠올려봤다. 공을 다루는 그 기술 자체는 뛰어났지만 자신의 포지션에서 실질적으로 어떤 유효한 것을 전혀 창출하지 못했다.
난 아라고네스 감독이 나에게 했던 질문을 젊은 선수들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축구와 좋은 축구, 어떤 축구를 원하나?" 처음에 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좋은 축구를 해라. 아름다운 축구도 물론 좋지. 하지만 4명이나 제껴야 한다고."
실명을 거론하고 싶진 않지만, 라 리가에서 많은 좋은 선수들이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습니다. 물론 드리블을 할 수 있지만, 그 목적이 무엇인가? 메시가 스타일리쉬한 개인기를 부리는 걸 본 적이 있는가? 전혀 없죠. 메시는 좋은 축구를 하려고 노력하지만, 너무 좋은 축구를 하기 때문에 아름답기까지 하게 되는 것입니다. - 사비 에르난데스의 이스코, 아센시오에 대한 생각
한국 축구 훈련의 보완점
1. 특정 상황 예측을 빠르게 하는 것
2. 특정 상황에 특정 동작의 필요성을 빠르게 인식하는 것
3. 동작을 빠르게 결정하는 것
4. 동작 자체를 빠르게 하는 것
가변적인 상황에 적응하여 움직일 때와 멈출 때를 판단할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다. 패스, 슈팅, 킥, 헤딩, 드리블은 부수적으로 훈련하고경기 상황을 팀 단위 트레이닝에서 훈련하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바닥에 떨어진 종이를 아주 느리게 주워서 느리게 테이블에 두는 행동을 한다면? 내가 천천히 하는 이유는 보여주기 위해서다. 롤 모델 행동을 한 것이다. 난 절대 선수들에게 청소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지시하지 않고 보여준다. 이것을 상황 코칭이라고 한다. 말로 코칭하는 게 아니라 상황을 만들어서 코칭해야 한다." -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축돌이 : 김기현
UEFA B-Lizenz / DFB B-Lizenz 유럽축구연맹 / 독일축구협회 B 라이센스 지도자 자격증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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