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러제트>를 보고

앞 선 자들에게 빚이 있다.

by 휴헌 간호윤

앞 선 자들에게 빚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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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러제트>

감독: 사라 가브론

출연 메릴 스트립, 캐리 멀리건, 헬레나 본햄 카터, 벤 위쇼, 브렌단 글리슨, 로몰라 가레이

개봉 2015 영국


'서프러제트'! '여성 참정권 운동자'란 뜻이다.
20세기 초 영국, 아직 여성 참정권이 인정되지 않았을 때 이야기다. 여인들은 남자와 똑같은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찾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다. 그것은 '여성에게도 참정권을!'이다. 여성 참정권을 막으려는 형사가 묻는다. 무엇 때문에 목숨을 걸고 참정권을 얻으려 하느냐? 여성은 이렇게 답한다' "내 인생을 다르게 살지도 모른다"라고. 이 말은 참정권이 그녀에게 '멋진 신세계'로 안내할지도 모른다는 꿈이라는 뜻이다. 저들의 꿈이 바로 지금이다. 그렇기에 이 시대를 사는 자들에게는 앞선 저들에게 빚이 있는 셈이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목전에 있다. 어제, 후보자들 2차 토론회를 보았다. 정책이 없는 자리에는 의미 없는 네거티브만이 채워졌다. 한 나라를 이끌어야 할 거대담론이 오고 갈 자리이다. 무한 경쟁, 대학 서열, 연금 문제, 2030 취업 문제, 자살률 1위, 사이비 언론,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이분법적 사고를 벗어나려는 실천적 정책 담론이 오고 가야 한다. 지식이 아닌 지혜로, 과거가 아닌 미래로 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헌법 제24조 선거권'에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국민으로서 선거권'은 숱한 이들의 목숨과 고통을 희생양으로 삼아 얻어낸 결과물이다. 수천 년의 긴 왕권 국가, 식민지, 3.1 운동, 이승만 하야, 4.19 의거, 광주항쟁, 6.10 항쟁, --- 등. 저 영화처럼 참정권을 얻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고통을 당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모두 부채 의식(負債意識)이 있다.

참정권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주어진 우리 권리가 아니다. 우리는 앞선 저들에게 빚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19대 대통령은 한 겨울 내내 광장을 덮은 성숙한 촛불민심으로 탄생했다. 우리의 참정권 행사로 문민정부는 그렇게 탄생하였다.


그로부터 5년, 이제 20대 대선이 진행 중이다. 문민정부가 노력했다지만 우리의 기대에 못 미친다. 180석이 넘게 국회의원을 밀어주었지만 우리의 삶은 바뀐 게 없다. 정권 교체 여론이 높은 것은 이에 대한 반증이다.


그러나 모든 이가 참정권을 잘 행사해도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이상 사회를 위해 나아갈 뿐이기에 좌파니 우파, 여당과 야당에 매여서는 안 된다. 내 한 표가 반드시 과거의 묵수(墨守, 제 의견이나 생각, 또는 옛날 습관 따위를 굳게 지킴)가 아닌 미래를 향한 끊임없는 개혁과 변화를 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부모 세대보다는 자식 세대가, 자식 세대보다는 그 자식 세대가 나아지려면 변화와 개혁이 필요충분조건이다.


개혁과 변화만이 우리에게 국가든, 가정이든, 개인이든, 안정을 갖다 준다. 내 것만을 지키려는 수구 세력(守舊勢力, 변화를 거부하고 옛 제도나 풍습을 그대로 지키고 따르려는 세력)과 비도덕적인 가진 자를 위한 투표만은 삼가고 삼갈 일이다. 목숨 걸고 얻어 낸 참정권이 그 의미를 잃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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