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슬로운>을 보고

자기 자리만 보전하면 나라도 팔아먹을 자들에게요. 실수하지 마세요.

by 휴헌 간호윤

<미스 슬로운>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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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슬로운> 감독:존 매든/출연:제시카 차스테인/개봉:2017. 03. 29.


“이 나라 자체가 잘못되었기 때문이죠. 양심에 따라 투표하는 정직한 의원에게 보상하지 않고 쥐 같은 자들에게 보상하죠. 자기 자리만 보전하면 나라도 팔아먹을 자들에게요. 실수하지 마세요. 이 쥐들이 미국 민주주의의 진정한 기생충입니다."


엘리자베스 슬로운(제시카 차스테인 분)의 대사다. 이 영화는 총기 소지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 2조를 규제하려는 슬로운과 지키려는 총기 옹호론자들의 다툼을 그렸다. 슬로운은 총기규제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로비스트다. 그녀는 결국 총기 소지 권리를 축소하는 로비에 성공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에 한 개인의 신념이 나라의 법을 바꾸었다는 사실에 경의를 표한다.


수정헌법 2조는 영국과 대치할 때 미국인들의 자주권 행사에 필요한 법이었다. 이미 200여 년이 지나 폐기될 법안이다. 지금도 미국의 총기 사고는 세계를 놀라게 한다. 하지만 정치인들이나 총기 판매상은 카르텔을 형성하여 기득권을 지키려한다. 슬로운이 이에 맞서 총기 규제법을 통과시킨 이유는 정의에 대한 신념이었다.


로비스트로서 윤리를 어긴 자신을 ‘기생충’으로 모는 권력에 맞선 슬로운은 ‘진정한 기생충’은 자리보전만 하는 정치인이라고 당당하고도 차갑게 말한다. 그녀는 헌법에 대해서도 “반박해서 안 되는 건 없어요. 그게 비록 헌법이라 하더라도요”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제 밥벌이에 여념 없는 우리 정치인들, 혹 내가 나라 곳간을 축내는 ‘쥐’가 아닌지 생각해볼 영화다. 물론 국민의 한 사람로서 '진정한 기생충'들에게 내 한 표를 실수한 적은 없는지가 먼저겠지만.


미국 수정헌법 2조: 잘 규율된 민병대(militia)는 자유로운 주의 안보에 필수적이므로,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국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A well regulated militia, being necessary to the security of a free state, the right of the people to keep and bear arms, shall not be infringed.) 1791년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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