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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헌 간호윤 Nov 29. 2022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를 보며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를 보며


 "선출된 독재자는 민주주의 틀은 그대로 보존하지만, 그 내용물은 완전히 갉아먹는다."(11쪽)


예상이 빗나갔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오기 전부터 예상했었다. '이전 정부보다 보수적일 것이다'라고. 아니었다. 완벽히 예상이 빗나갔다. 기본 상식조차 철저히 분쇄해버리는 기괴한 대통령과 정부다. 상말, 부도덕, 몰염치, 몰상식이 도를 넘는다.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야당을 국정 동반자가 아닌 철천지원수인 적으로 대한다. 비평이랄 것까지도 없는 언론마저 귀담아듣지 않는다. 




자유를 외치지만 언론, 창작의 자유조차 빼앗으려 든다. 권력에 불나방처럼 붙좇는 윤핵관과 그의 수하들은 마치 해방군이라도 된 듯, 이 언론 저 언론에서 때론 교언으로, 때론 우격다짐으로 막말을 해댄다. 마치 쇠를 먹으면 먹을수록 커지는 불가사리처럼 욕을 먹으면 먹을수록 더욱 강해진다. 이 정부를 지지하는 20% 국민도 단순 무지로 무장하고 악머구리 끓듯 한 댓글로 정의니 도덕, 예의 같은 어휘를 초토화시킨다. 




전 정부와 야당은 오로지 섬멸과 타도의 대상이다. 합법으로 위장한 검찰을 전면에 내세워 몰아치고 있다. 분명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위기이다. 선출된 권력에 의해 6개월 만에 대한민국 민주주의 성곽은 무너졌다. 그 자리에 새로운 윤석열 전제주의 성을 쌓는다. 대통령의 말이 곧 법인 시행령 정치이니, 대한민국 법에 대한 배타적 소유권이 제것이라는 왕[짐이 곧 국가]의 소환이다. 행정명령이란 꼼수와 측근 정치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여간 폭력적이며 교활한게 아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선출된 권력에 의해 무너지는 민주주의를 목도하는 것은 꽤나 비감하고 곤욕스럽다. 지금도 진행 중인 이태원 참사는 그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 무슨 괴기한 일이 발생할 지 모른다. 



안타까운 것은 국민들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 그러려니 하거나 아예 반응조차 없다. 민주주의가 이미 작동하지 않는 증거이다. 궤변을 궤변으로 보지 못하고 일탈을 일탈로 보지 못하는 사회는 비판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 그 한가운데는 물질에 포위된 언론이 있다. 이태원 참사 한 달이 넘도록 제대로 된 사과 한 마디 없는데 언론은 이를 묻지도 않는다. 오히려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제 뒷배라 믿는 이의 코스프레 사진을 큼지막히 보도한다. 158명의 생때같은 목숨을 죽여놓고 한 달만에 부부동반 파티를 하고 수하들을 불러 건배를 하는데도 이를 비판없이 '속보'라는 기사를 쓴다.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렛 교수가 쓴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라는 책을 정독한다. 어쩌다 우리는 불과 6개월 만에 민주주의를 잃게 되었는지 그 답을 찾아본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희망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이 책에서 그 답은 국민이 아닌 정당(야당)이라한다. 나 역시 대한민국의 집단 지성을 믿지 않는다.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으로 더 솔직히 말하면 지성이 사라진 학교도 직필이 사라진 언론도 아니다. 일부 촛불을 든 시민의 양심이 있으나 꺼져가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살리지 못한다. "야당이 제 몫을 해야 한다."는 이 책의 결론에 동조할 수밖에 없다.) 



아래는 책에 보이는 ‘독재자 감별법, 전제주의 행동을 가리키는 네 가지 주요 신호’(85쪽)이다. 책에서는 한 가지, 한 항목만 해당되어도 이미 독재자로서 대상이라 한다. 윤석열 정부는 이 네 가지 조건에 정확히 일치한다. 이를 붉은색으로 칠해본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다 아시겠기에 구체적인 사례는 생략한다. 이 도표에 의하면 대한민국 현 대통령은 독재자요, 전제주의 정권이 맞다. 




                                 <윤석열과 국민의 힘, 그 독재자와 전제주의 요소>



1) 민주주의 규범에 대한 거부(혹은 규범 준수에 대한 의지 부족)


• 헌법을 부정하거나 이를 위반할 뜻을 드러낸 적이 있는가?


• 선거제도를 철폐하고, 헌법을 위반하거나, 정부 기관을 폐쇄하고, 기본적인 시민권 및 정치 권리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는가?


• 권력을 잡기 위해 군사 쿠데타나 폭동, 집단 저항 등 헌법을 넘어선 방법을 시도하거나 지지한 적이 있는가?


• 선거 불복 등 선거제도의 정당성을 부정한 적이 있는가?


2) 정치 경쟁자에 대한 부정


 정치 경쟁자를 전복 세력이나 헌법 질서의 파괴자라고 비난한 적이 있는가?


• 정치 경쟁자가 국가 안보나 국민의 삶에 위협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 적이 있는가?


• 상대 정당을 근거 없이 범죄 집단으로 몰아세우면서, 법률 위반


(혹은 위반 가능성을 문제 삼아 그들을 정치 무대에서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 적이 있는가?)


• 정치 경쟁자가 외국 정부(일반적으로 적국)와 손잡고(혹은 그들의 지시에 따라 은밀히 활동하는 스파이라고 근거도 없이 주장한 적이 있는가?)




3) 폭력에 대한 조장이나 묵인



• 무장단체, 준군사조직, 군대, 게릴라, 혹은 폭력과 관련된 여러 조직과 연관성이 있는가?


• 개인적으로 혹은 정당을 통해 정적에 대한 폭력 행사를 지원하거나 부추긴 적이 있는가?


폭력에 대한 비난이나 처벌을 부인함으로써 지지자들의 폭력 행위에 암묵적으로 동조한 적이 있는가?(이태원 참사 묵인)


• 과거나 다른 나라에서 벌어진 심각한 정치 폭력 행위를 칭찬하거나 비난을 거부한 적이 있는가?



4) 언론 및 정치 경쟁자의 기본권을 억압하려는 성향


• 명예훼손과 비방 및 집회를 금지하거나, 정부 및 정치조직을 비난하는 등 시민의 자유권을 억압하는 법률이나 정책을 지지한 적이 있는가?


• 상대 정당, 시민 단체, 언론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협박한 적이 있는가?


• 과거에 혹은 다른 나라의 정부가 행한 억압 행위를 칭찬한 적이 있는가?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저자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출판어크로스발매201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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