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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헌 간호윤 May 31. 2024

피터팬 증후군과 똑딱 악어의 시계 소리!

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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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 증후군과 똑딱 악어의 시계 소리!


29일 윤 대통령은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 특별법’ ‘민주유공자 예우법’ ‘농어업회의소법’ ‘한우산업지원법’ 등 4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채상병 특검법’에 이어 14번째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거부권 행사 횟수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재임 12년 동안 45회로 1위, 윤 대통령은 2년 동안 14회이다. 재임기간을 고려하면 이 전 대통령은 1년에 3.7회인 반면 윤 대통령은 1년에 7회이다.


이런 대통령이 기자들을 초청하여 파티를 열었다. 초대된 기자들은 우르르 몰려갔다. 공개된 상차림은 안동 한우와 완도 전복, 장흥 버섯, 무안 양파, 강원도 감자, 제주 오겹살, 이천·당진 쌀밥, 남도 배추김치, 여수 돌산 갓김치, 문경 오미자 화채, 경남 망개떡, 성주 참외, 고창 수박, 양구 멜론 등 전국 각처에서 올라 온 맛난 음식들로 넘쳐났다. 


하지만 기자들이 연신 맛있다며 줄을 서 배식을 받은 곳은, 앞치마를 두른 대통령의 ‘윤석열 표 레시피’ 대로 조리된 김치찌개와 계란말이였단다. 물론 채해병·김건희 특검법 등 민생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은 없었다. 한 언론은 이를 꼬집어 <“김치찌개 더 주세요”라는 기자에 국민이 느낀 모욕감>이란 타이틀을 달았다. 


각설(却說), ‘피터팬 증후군(Peter Pan syndrome)’이란 말이 있다. 미국의 임상 심리학자 댄 카일리(Dan Kiley)가 그의 저서 『피터팬 증후군』에서 사용한 용어로 ‘몸은 어른이지만 어른의 세계에 끼지 못하는 ‘어른 아이’가 늘어나는 사회 현상을 일컫는다. 제임스 매튜 배리(James Matthew Barrie)의 자라지 않는 아이들의 세계를 그린  『피터팬』에서 따온 이 용어의 특징은  책임 회피, 타인 의존, 독립 불가 따위로, 즉 부정(denial)과 퇴행(regression)을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로 사용한다. 


그런데 피츠버그 대학의 숀 소렐스(Shawn Sorrells) 박사와 연구진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증후군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연구 내용을 대략 요약하면 이렇다. 「편도체(amygalda)에는 파랄라미나 핵(PL, paralaminar nuclei)이라는 미성숙한 신경세포 집단이 있다. 이 미성숙 세포의 비율이 유년기 내내 높게 유지되다 사춘기 동안 급격히 감소한다. 13세까지 미성숙 PL 세포의 수는 약 90%에서 70% 미만으로 줄어든다. 사춘기가 끝날 무렵에는 PL 세포의 약 20%만이 미성숙 상태로 남아있고 이 미성숙 세포가 사라지면서 성숙한 뉴런으로 대체된다. 


그런데 노인이 되어도 미성숙한 상태인 ‘피터팬’ 세포가 그대로 남아있다. 뇌의 감정 처리를 위한 핵심인 편도체 중, 일부 ‘피터팬’ 세포를 77세로 사망한 노인에게서 발견하였기 때문이다.」 편도체는 특히 인간의 정서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편도체의 이상은 신경 발달 장애를 일으킨다. 예를 들어, 자폐증이 있는 어린이들에게는 편도체 뉴런의 확장이 없으며, 우울증, 불안감, 조울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같이 청소년기에 자주 나타나는 감정 장애도 편도체 발달장애와 연관된다. 


한 번 더 각설,  『피터팬』의 공간 배경은 ‘네버랜드(Never Land, 절대 있을 수 없는 나라)’이다. 네버랜드에는 피터 팬의 영원한 숙적, 갈고리(hook)를 착용하고 있는 ‘후크 선장’도 있다. 후크 선장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피를 보는 것과 자신의 한쪽 손과 함께 시계를 먹은 ‘똑딱 악어(Tic Tock Croc)’이다. 그 시계가 똑딱거리면 악어가 나타났음을 알려주기에 후크 선장은 그 시계 소리만 들렸다 하면 해적 선장 답지 못하게 패닉에 빠져 고함을 지른다. 


어른이면서도 어른이 못 되는, 기자이면서도 기자가 못 되는, 국회의원이면서도 국회의원이 못 되는,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이면서도 국민이 못 되는, …대통령이면서도 대통령이 못 되는 이들을 본다. 그래서인가. ‘오늘도 꿈속에서 피터팬과 후크선장의 나라 네버랜드로 가지 않을까’ 염려해 본다. 그러고는 ‘똑딱 악어’의 시계 소리를 들어본다. 2024년 5월 31일, 오전 9시 26분 58초, 59초, …아! 다행스럽게도 ‘똑딱 악어’는 오늘도 힘차게 소리를 낸다. 똑딱! 똑딱! 


http://www.incheonnewspaper.com/news/articleView.html?idxno=215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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