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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조 Jun 25. 2023

금리 인하 = 주가 상승? or 폭락?!

금리(파랑)와 주가(주황), 금리인하(검정), 주가저점(빨강)


주식 시장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일반인의 관심에서 멀어진 사이 어느새 전고점 가까이 치고 올랐다. 현재 시장 분위기는 하락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의 '조정'일뿐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가가 떨어지면 주워 담기 바쁘다. 조정이 하루 이틀밖에 오지 않고 다시 상승을 이어가는 바람에 조바심을 내기까지 한다.


하지만 주가가 오를 때일수록, 특히나 FOMO가 느껴질수록 하락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전 저점까지 주가가 내리거나, 혹은 더 큰 하락이 올 수도 있다.


위 차트를 보면 금리 인상기 주가 흐름은 대체로 좋았다. 경기가 과열되고 물가가 상승하며 사람들의 소비 여력이 커지는 시기에 당연하게도 주가는 오른다. 이 시기 연준은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림으로써 경기 과열과 물가 상승에 대한 브레이크를 건다.


금리를 조금 인상하더라도 크게 바뀌는 건 없다. 다만 슬금슬금 시장에 풀린 통화량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대출이자에 대한 부담으로 소비가 줄고 투자도 망설인다. 서서히 경기는 식어간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경기 상승의 기울기가 줄어드는 정도이지, 단번에 급전직하하지는 않는다.


코로나19 발발 직전도 마찬가지다. '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주가는 큰 위기 없이 상승했다. 순항에 순항을 이어가던 2016년, 연준은 금리인상을 단행한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직전까지 서서히 금리를 올리며 경기 과열을 식혀나갔다.


코로나19는 사전에 그 존재는 예측했더라도 그 파장을 예측할 수 없었던 이벤트였다. 그래서 긴축을 충분히 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유동성을 전방위로 공급하게 되었다. 이미 커져버린 거품을 채 걷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더 큰 거품을 덮어버린 상황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더해 통금시간이 생기고, 우리나라를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지역 전체를 통제하거나 부분적으로 경제 활동 자체를 막기도 했다. 사람들은 소비를 줄였고, 고용은 얼어붙었다.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우후죽순 늘어났다. 이렇게 실물경제가 말 그대로 박살 나는 상황에서도 주가는 상승했다. 시장에 풀린 어마어마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흡수되었다.


서방국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마무리되고, 서서히 그 끝이 언제쯤 일지 보일 것만 같던 '21년 초, 금리 인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긴축의 긴자라도 나왔다가는 이미 겁에 질린 사람들이 더욱더 소비를 줄이고 안으로 꽁꽁 숨어 들어갈 우려가 있었다. 안 그래도 박살 난 실물경제가 더욱더 나락으로 떨어질 걱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연준은 금리 인상 시점을 '23년 이후로 못 박았고 시장은 환호했다.


그리고 '21년 말, 코로나19의 종식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아직도 확진자가 꾸준하게 발생하고, 사망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사람들의 심리적 두려움이 사라졌다. 2년 가까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며 지친 것도 있고, 발발 초창기의 무서운 분위기가 확실히 걷혀나가고 나니 마음을 놓았다. 코로나19를 감기 정도로 여기기 시작했다. 회사도 나가고, 놀러도 가고, 쇼핑도 하는 등 일상으로 돌아온 지 오래였다. 심리가 회복되자 연준은 금리 인상을 시작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예측할 수 없는 변수인 코로나19로 인해, 금리 인상과 인하 사이클이 꼬였다. 경기에 선행하는 주가 변동 특성상 해가 뜨기 전에 주가는 이미 상승을 시작한다. 그리고 금리 인상 역시 선제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럴 수가 없었다. 경기가 과열될 대로 과열되고, 주가 역시 고삐 풀린 말처럼 폭발적인 상승을 이어간 끝에 비로소 금리 인상이 시작되었다.


위 표에서 알 수 있는 지난 50년간의 주가와 금리의 흐름에서는 금리가 오르며 주가가 같이 오른다. 그리고 금리를 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주가는 바닥을 확인한다. 이번에는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졌다. 금리가 오른다는 소식에 주가는 빠지기 시작했다. 조정 정도가 아니라 전체 주식 시장의 30%가 날아가는 정도의 큰 하락이 펼쳐졌다.


그리고 '23년 6월을 지나가는 지금, 금리 인상 사이클은 거의 마무리되었다. 아직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가 완전히 잡히지 않은 상황이지만, 연준에서는 물가보다는 고용 쪽으로 관심을 옮겨갔다. 물가는 시간문제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이 정도 수준이면 크게 나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용 상황이 탄탄하기에 한시름 놓았지만 변동이 생길 경우 즉각 대응하겠다는 말로도 읽힌다.


급격하게 올리던 금리가 안정화되고,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면 시장은 기지개를 켠다. 역사상 유례가 없던 0.75%p를 한 번에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두 달마다 반복하던 급격한 금리 인상이 꺾이기 시작하며 시장은 상승했다. 금리가 곧 고점을 찍고 인하하기 직전까지를 미리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금리 인하가 단행되는 시점은 시장 고점일 가능성이 높다.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고점을 이미 지나왔거나, 머지않아 당도한다. 중요한 건, 금리 인하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주식 시장은 큰 하락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금리 인하가 시사하는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자. 가장 직관적인 해석으로, 금리 인하는 곧 시장에 대한 유동성 공급이다. 돈의 값을 낮춤으로써 더 많은 돈이 시장에 풀리게 만든다. 대출을 하더라도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다. 투자를 하더라도 낮은 금리의 정기예금이나 국채보다는 주식과 부동산, 회사채등으로 눈이 돌아간다.


연준은 시장에 돈을 풀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기에 금리를 내린다. 실물경제가 급격히 얼어붙고 사람들의 심리가 무섭게 돌아서는 그런 시점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바로 그 시기다. 지금처럼 모든 게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올렸지 내리는 경우는 없다. 반드시 경기 후퇴가 선행되거나, 자명하게 예상되는 시점에서 금리를 인하했다. 이후 시장은 바닥을 확인하고, 정상화 과정을 거치며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지금은 금리 인상이 서서히 마무리되는 시기이다.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면 금리를 끌어올린 뒤 다시 인하에 나서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지 않았다. 높은 금리를 감당하기 어려워 경제를 지탱하는 바퀴 중 어느 곳이 부서지고, 그 바퀴를 고치기 위해 금리를 내려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의미다.


지금 시점은 주가 상승에 취해있을 시기가 아니라 금리 인하에 초점을 맞추고 뒤이어 따라오거나 이미 시작되고 있을 또 다른 하락에 대비하는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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