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디다 보면 견뎌진다
죽음을 방패로 삼아서
무기로 싸우면서
가슴마다 겨울산을 만들고
몇 번을 얼어서 죽고 살아서
나는 봄으로 건너간다
깊은 계곡의 얼음을 깨고
적막한 숲을 지날 때에도
두려움과 절망을 떨쳐가면서
드디어 뛰쳐나오는 봄의 길
사랑하는 이가 없어도
그가 기다리지 않아도
나는 살아서
따스히 생명 오르는 봄으로 가련다
나의 봄이 너의 봄이 아니 되고
나의 죽음과 생은 개별적인 것
봄으로 건너서 건너서
발걸음마다
혈관을 타고 뼈의 언어를 읽어가면서
살아감의 슬픔을 옮겨 걸어간다
그러니 누군가 물어 올 때
함부로 웃어주지 마라
침묵으로 아우성치며 오르는 생명들
함부로 말하지 않는 생의 언어들
안으로 안으로 삼키면서
미소가 피 오르는 그 꽃들은
겨울의 계곡을 지나 건너온 전사의 미소인인 줄
너는 알기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