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질서와 몰락이
막역하게 숨결로
거칠게 밀고 들어와
생의 집착을 흔들고
사랑의 열기는 환멸의 바닥으로 던져진 지 오래
맹렬히 덤비던 욕망의 풍경은
폐허가 되었지
청춘은 그렇게 기울어졌지
달이 져물어가고
별빛마저 사위었네
두 손 모으던 열망의 그림자는
모두 식어버렸네
나 시간 속에서
멸망에 이른 다는 것은
켜켜이 쌓여서 침잠되는 것
태초의 지구 어느 맹렬한 시간
처음 인간의 생명이 시작될 때
꿈꾸던 사랑이
빙하의 시간 속으로 내려갔어
아래로 아래로
퇴적된 꿈이면서 희망이 되는 것은
그 아득한 시간에 갇힌 푸른 눈물의 결집
내 마음의 오래된 생명이
다시 부활하여 오는
그 몇 대 선조의 어머니의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
어머니의 어머니 또 어머니의 어머니
오시는구나 내게 억겁의 시간을 건너서
같이 내려가면서 익어가면서
사위어가면서 기울어가면서 잃어가면서
아래로 아래로
그림/문선미:제목/이별연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