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류문화의 트렌드 방향성과 전망-2부

과시성 주류문화의 시작

by 완티

글쓴이가 최근에 즐겨마시는 주류는 '와인'이다. 처음 와인을 접하였던 것은 첫 직장의 회식 때였다. 하루는 회식 도중 당시 C그룹의 임원으로 계시던 분이 찾아와 우리와 즐기다보니 갑자기 "애들아 어짜피 법인카드로 먹는데 비싼 술 한번 먹어보지 않을래?"라고 말씀하셔서 마셔본 와인이 고급주류로 인식되었던 와인의 첫 만남이었다. 물론 그 전에도 와인이라는 것을 맛보긴 했었지만, 그 때 당시에는 와인이라는 것이 값 비싼 주류로 인식 되었던 상황이었으며, 맛 보았던 와인들도 대부분 디저트와인으로 많이 알려진 달달한 모스카토를 마시다 보니 레드와인이라는 드라이한 술맛을 이해하지 못할 때 였다. 그런 나에게 미슐랭 원스타급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15만원짜리 와인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맑고 부드러우면서도 향이 거부감이 들지 않았고, 아름다운 맛과 향이 입안에서 맴돌았다. 당시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와인이 15만원이었으니, 만약 소매가격으로 하면 5~7만원 선의 와인으로 생각되며, 현재 와인시장의 증가와 가치상승으로 인해 지금 구매를 하게되면 12만원정도에 판매하는 와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때 이 와인을 마시고도 나는 '그래 이럴 때 이런 술 마셔보지 언제 마셔보겠어?'라는 생각이었지만, 몇 년의 시간이 흘러 지금의 나에겐 기념일에 한번 정도는 마셔볼만한 가격의 와인이 되었다. 그리고 평소에도 와인은 자주 찾게 되는 주류가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급주류에 대한 소비적 가치가 바뀌었던 것일까?


나의 주류소비가치가 바뀌게 된 원인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했던 주류 트렌드였던것 같다. 처음 값비싼 와인을 마셨던 때는 와인이라는 것 자체의 가치가 우리가 생각하는 대중적인 주류였던 맥주와 소주보다 너무나도 높았다. 당시 대중적인 맥주인 '카스'의 500ml 가격이 2000원 초반이었던 것에 비해 와인의 가격은 기본 병당 10000원이상 이었기 때문이다. 같은 용량으로 비교를 해도 가격이 3배정도 차이나는 것을 본다면, 섭불리 접근하기 힘든 가격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이렇듯 고급주류에 대해 접근성이 떨어지다 보니, 와인이나 브랜디, 위스키 등의 고급주류는 언제나 명절 선물이나 특별한 날에 마시는 술이 되었고, 실제 자신이 마시지 않는 술이다 보니 고급주류에 대한 지식도 현저히 낮았다. 때문에 '와인은 프랑스 보르도산이지'라는 단순한 지식으로 와인을 사는 경우가 많았고, 또 종류가 많고 생산지에 따른 가치가 달라 와인판매사들도 이렇나 헛점을 이용하여 크게 비싸지 않은 와인을 '고급와인세트'라는 명목으로 판매하였다. 하지만 위스키나 브랜디는 대표적 브랜드들이 많이 알려져 있고 가지 수가 와인에 비해 많지 않으며, 숙성기간에 따른 등급이 나뉘어져 가격이 저렴한 양주를 비싸게 판매 할 수 없었다.

인디카IPA와 호가든

이렇게 대중적 주류와 고급 주류의 격차가 심한 시대에 어느 날 부터인가 우리 주변에는 외국 수입맥주가 눈에 들어오며 성행하기 시작하였다. 처음 우리나라에 1세대 수입맥주는 '인디카IPA'와 '호가든' 그리고 '버드와이저', '카프리'등이었다. 당시 핫플레이스는 홍대였든데, 클럽이나 핫한 주점에서 인디카IPA를 많이 팔았었다. 처음 수입맥주가 국내에 출시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수입맥주는 비싼 술로 인식이 컸고, '인싸'들이 많이 마시는 술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수입맥주들이 어느샌가 대중적인 주류로 바뀌었고 많은 종류의 수입맥주가 들어오게 되었는데, 이유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 현재에도 판매되는 편의점의 '4개에 만원'이다. 330ml병당 3000원 초반에서 4000원 중반에 판매되던 수입맥주가 갑자기 500ml 캔당 2500원이 되는 마법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렇든 소비비용이 감소되다보니 사람들은 이전보다 기회비용 만족도가 높은 수입맥주를 선호하게 되면서 집이나 친구집 등 개인적 모임에서는 국산맥주보다 수입맥주를 더 많이 찾게 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렇게 수입맥주를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국내 주세법때문인데, 국내에서 생산되는 소주나 맥주의 경우 품목별로 주세가 복잡하고 높다. 하지만 수입맥주는 분류상 기타주류로 들어가 국내 맥주들 보다 주세가 저렴하기 때문에 수입이지만 가격이 국산맥주와 차이를 보이지 않게 되었다. 한때는 주세법때문에 오히려 국산맥주보다 수입맥주가 싸게 팔렸었지만, 현재는 동일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2017년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2018년 주세법 개정전과 후 예상

수입맥주로 인해 위기를 느꼈던 국산맥주는 '물을 타지 않았다', '청정라거'라는 등의 여러가지 광고를 내세웠고, 맛 또한 개선되었다. 오비맥주 '카스'의 경우 이전에 느껴졌던 밍밍함이 지금은 많이 사라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주류문화의 등장


이후 우리나라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는데, 바로 '수제맥주'사업이었다. 국내 수제맥주 1세대는 '세븐브로이', '카브루', '맥파이' 등이 있다. 2016년 이전의 수제맥주는 대부분 브루어리펍에서 직접 판매하는 형식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입소문이 나지 않으면, 수제맥주를 마시기 어려웠고 당시에는 국내 수제맥주가 초창기었기 때문에 맛의 퀄리티가 현저히 떨어졌었다. 하지만 주류유통법이 개정되면서 중소양조장의 배달 유통이 허락되어 판도가 바뀌기 시작하였다. 배관을 통해 판매되어 양조장이 있는 펍 안에서만 판매되던 수제맥주가 이제 펍 밖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와 동시에 2세대 브루어리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였고, 수제맥주는 단기간에 엄청난 성장을 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 수제맥주의 퀄리티가 높아진 시기도 바로 이 시기에 경쟁을 하면서 연구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영국의 유명브루어리의 브루어가 한국에서 만들어낸 '굿맨브루어리'

수제맥주의 인기가 높아진 이유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먼저 가격의 접근성이라고 생각한다. 2017년이전, 또는 수입맥주가 성행하게 된 2015년 이전에는 수제맥주의 가격이 너무 높다는 생각이 들어 시도를 할 여력이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수제맥주의 경우 높은 온도에서 발효시켜 효모가 위로 떠오르는 것으로 만드는 상면발효를 통해 만들어진 ‘에일(Ale)’계열 맥주를 주로 생산하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카스, 버드와이저 같은 ‘라거(Lager)’와 다르기 때문에 향이나 맛이 전혀 생소하여 익숙한 라거를 찾게 되던 것이 수제맥주에 대한 일반인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게 했던 원인이 되었을 수 있다. 하지만 법이 개정되면서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Korea Craft Brewery)’같은 대형 수제맥주 브루어리들이 투자를 받고 케그를 통한 물량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ARK’같은 새로운 브랜드와 펍을 만들고 디자인적으로나 미적감성으로 풍부해진 수제맥주는 새롭고 트렌드에 민감한 20대들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등의 SNS를 통해 인지도가 널리 퍼졌다. 그 후에 전국 각지에 브루어리 펍이 다량으로 생겨났으며, 글쓴이는 ‘수제맥주 문화’가 ‘고급 주류 문화’와 앞서 말한 ‘과시성 주류문화’의 시작이 아니었나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다음 3부에서는 ‘변해가는 대중적 주류문화’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원래 글쓰는 사람이 아니다보니 어감이 많이 어색할 수 있어요..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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