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인춘 Jul 07. 2020

세상 남자들 다 거기서 거기여!

썩을년넘들<10>



김서방만 생각허면 가심이 짠해 죽겄어.

가까이 있으믄 좋을 것인디, 보고자플 때 보고...

지난번 왔을 띠 잘해줄 것인디 가고 나믄 후회시러워 죽겄어야.

김서방헌티 잘혀라 잉.


써글년! 또 트집을 잡기는...

지럴 엠빙들 말고 남편을 귀하게 여기라고 나가 수백번도 더 일렀구만.

그리야 여자도 대우받는 것이여.


시상 남자들 다 거기서 거기여.

내 맘에 꼭 드는 남자가 워디 있다냐?

갠한 헛소리 허들 말고 김서반헌티 맛있는거나 많이 해줘라.

나물도 잘 묵고 전도 좋아하드만.

남자는 집에서 여편네가 해주는 맛있는 밥 묵어야 힘이 나는 것이여.


글고 맨날 얘기한 거신디 사람 사는 거 별거 아닌께

씨잘데 읍는 욕심 부리지 말어.

돈도 명예도 건강 없이는 아무 짝에도 쓸데 없어야.

느그들 둘이서 만난 거 먹고 좋은 거 보로 댕기고, 

고로코롬 즐기면서 사는 게, 젤이여.


부부는 서로 감사하는 맘으로 살아야 혀.

고것이 참 인생인 거시여. 알긋냐?



엄마 전화를 끊고 저녁 준비를 했다.

감자 샐러드, 호박 버섯볶음, 꽁치조림, 김치찌개도...

실은 김서방 욕 좀 하려고 엄마한테 전화 했는데

사위 생각해주시는 엄마의 마음이 절절해서

한마디도 제대로 꺼낼 수가 없었다.

문득, 친구들이 부모 때문에도 남편과 못 헤어진다는 말을 하던데, 

그게 무슨 뜻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어쩌면 엄마는 내 생각을 빤히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작가의 이전글 앞치마 두른 아들과 사위.  누가 더 꼴사나울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