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동오 Jan 10. 2017

왠지 모르겠지만, 기억나지 않는 너를 찾고 있어

애니메이션 「너의이름은」 감상문

지난 금요일,  신카이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을 심야로 봤습니다.

토요일, 동생과 다시 보고 감상을 남기는 중입니다.

남아있는감흥을 남기고 싶습니다.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결론적으로 아주 만족하는 작품으로

스포일을 원치 않습니다만,

본의아니게 스포일 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기억나지 않는 너를 찾고 있어.”
무슨 의미일까, 닿을 수 없는 별 처럼
기적같은 이야기가 혜성처럼 떨어졌다.


이번 작품을 보면서, 먼저 일본의 디테일과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그 섬세한 배경묘사.

애니메이션이지만 극장에서 봐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배경묘사가

너무나도 감명 깊었다.

자연들이 있는 풍경도 대단했지만,

일본 시내를 그린 여러 장면들에서도

감탄을 연발했다.

일본여행 후기를 쓰던 중 이 작품을 봤는데,

다음 여행때는 요츠야의 스가 신사 계단을

꼭 가보고 싶다.




완벽한 스토리 구조라고 평하기에는 내 역량이 부족하다만,
내용 구성은 매우 훌륭한 수학공식 같았다.
마치 잘 만든 컴퓨터 프로그램 처럼,


영화에는 수 많은 단서들과 장치들이

짜임새 있게 배치되어있다.
마을 방송과 뉴스, 붉은실과 핸드폰,

다이어리앱과노트, 무녀, 신사, 이장등…

각각이 마치 오브제 처럼 의미를 가지고

내용을 암시하고 있다는 점을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알게 된다.


내게는 익숙하지 않은 컷 편집도

인상적인 부분. 타키가 미쯔하로 바뀐

자신의 모습에 놀란 시퀀스에서

미쯔하로 돌아온 시퀀스 사이엔
브릿지가 없다.

같은 시간대로 생각했는데 하루가 지나있었다.
주변인들의 대사에서 시간이 지났음을 알 수 있다.
굉장히 색다른 느낌이 들었는데, 마치 잊혀진 

꿈같은  주인공의 상황을 표현한 건 아닌지

생각해본다.


섬세한 터치로 만든 아름다운 화면이 곳곳에 있지만, 나는 검은 화면 속 독백도 좋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에서도좋았고, 지금도 좋다.




‘너의 이름은’에서는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이 존재한다.


미쯔하가 타키 속에 들어갔을 때,

도브의 ‘여자처럼’ 캠페인이 생각났다.
걷는 모습과 달라진 음성.

농구를 잘하는 미쯔하 등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여성상과 남성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부정적으로 생각되진 않는다.

이러한 통념을 반영한 행동들과

아울러 주인공들의 반복되는 행동패턴은
서로가 계속 뒤바뀌는 스토리 전개에

혼란을 줄여줄 것 같았다.
타키가 평상에서 자다가 침대에 굴러 떨어진다면,

미쯔하가 들어온 것이다.
미쯔하가 자기 가슴을 만진다면,

당연히 타키가 들어온 것이다.



좋았던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주제가 명확하지 않고 나열식 글이 됐다.

그럼에도 남기지 않은 것 보다는 나으니

가장 깊이 생각했던 부분을 공유하고 싶다.


너의 이름은 을 보면서,

시간과 황혼에 대해 생각했다.


누군가 그는, 어스매한 저녁,

기적의시간, 낮과 밤이 만나는 곳.

황혼은 이렇게 여러가지 표현이 있다.

프랑스의 개와 늑대의 시간 과는 궤를 달리하는

표현으로 낮과 잠 처럼 이분된 우리 세계에서

둘 다 아닌 공간이 바로 황혼이라고 본다.

황혼은 주인공들의 시간에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간은 앞으로 가는게 아니라 존재할 뿐이다.

실타래 같이 시간은 엉켜있고,

주인공 둘은 다른 시간속에서

같은 시점의 경험을 한다.

이승과 저승의 종이의 앞면과 뒷면이라면,

그얇디 얇은 종이의 옆면에 황혼이 있다


그리며 잠들어 그이 모습 보였을까.

꿈이라 알았으면 눈뜨지 않았을 것을


위의 일본의 와카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라는

너의 이름은.

나에게 '너의 이름은'이라는 작품은

깨고 싶지 않은 꿈처럼 아직 남아있다

작가의 이전글 엘리트와 베테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