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의 전략
어릴 때는 색을 고민하지 않았다.
하늘은 파랗고, 나무는 초록이고, 태양은 노란색이었다
손이 가는 대로 크레파스를 집어 들고,
선 밖으로 넘어가든 말든, 색칠하는 그 순간이 즐거웠다.하지만 우리는 자라면서 색을 신중하게 고르기 시작한다.어떤 색이 조화로울지, 어떤 색이 튀지 않을지,
타인의 시선에서 가장 안전한 색이 무엇일지를 고민하며.마케팅을 하는 입장에서 색은 전략이다.
브랜드 로고의 컬러 하나에도 의미가 담겨 있고,
광고 속 배경색이 소비자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빨강은 충동과 열정을, 파랑은 신뢰와 안정감을,
초록은 자연과 조화를 상징한다.
색의 선택은 곧 메시지다.
그런데 정작 내 삶의 색을 선택할 때는 왜 이렇게 망설여질까?
40대에 접어든 지금, 나는 어떤 색을 입고 있는가?
무채색 정장, 단정한 블루,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그레이.어느 순간부터 가장 무난한 색을 고르는 습관이 생겼다.
심리학자 배리 슈워츠는 말했다.
"선택의 역설(Paradox of Choice)"
선택지가 많을수록 우리는 더 행복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불안해지고 만족하지 못한다고.
크레파스 한 상자를 두고도 고민이 깊어진다면,
어쩌면 우리는 색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기대 속에서 허락된 색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마케팅이 아니라, 삶의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는 어떤 색을 골라야 할까?
누군가 좋아할 색이 아니라,
내가 정말 좋아하는 색은 무엇일까?
어린 시절처럼 다시 크레파스를 쥔다면,
이번에는 선 밖으로 마음껏 색을 칠할 수 있을까?
아니면 여전히,
정해진 틀 안에서 가장 무난한 색을 고르게 될까?
난 지금 또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