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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강은 Feb 12. 2016

가족과 함께한 자원봉사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면서 첫 번째 글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최근설 명절을 앞두고 가족들과 함께한 생필품 배달 자원봉사에 대해서 몇 자 적어 볼까 한다.

처음 아내가 자원봉사를 신청했다고 해서  의아해했었다. 나는 회사 및 외부 소모임에서 연탄배달, 재능기부 등 봉사 활동을 하고 있지만 가족들과 함께한 자원봉사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날은 많은 사람들이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일요일 아침 일찍임에도 불구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하기 위해서 ‘아름다운 나눔 보따리’ 행사를 위해서 150명이 참가하였다. 참가자들은 쌀과 이불 등 생필품을 100곳의 가정에 전달하기 위해서 모였다.

행사 관계자는 "설을 앞두고 외롭고 쓸쓸하게 지내는 이웃들에게 훈훈한 정을 담은 선물을 여러분 덕분으로

전달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라는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우리는 흔히들 어려운 이웃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 희생과 봉사를 통해 보람을 얻는 것이 자원봉사라고 얘기를 한다. 자원봉사는 한마디로 나누는 기쁨, 채워지는 보람이라고 들 한다. 이웃과 함께하는 자원봉사는 사회를 밝게 하고 세상을 살맛 나게 만들어 낸다. 특히 이번처럼 대가를 바라지 않고 시민들이 자발적인 헌신을 통해 하는 것은 더욱 그러하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자원봉사의 사례는 많은 곳에서 볼 수 있다. 당시 엄청난 재앙이라고 불리었던 태안의 기름 유출 사건, 이때 100만 인의 자원봉사 물결이 만들어 낸 놀라운 기적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례는 많이 있다. 6,0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1995년 고베 지진도 138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1년 동안 활동하면서 도시기능을 신속하게 회복시켰다. 미국민에게 엄청 난충 격과 공포를 안겨준 9.11 테러 땐 하루 동안 20만 명이 헌혈에 동참, 한 달분의 헌혈량을 모았다.

흔히 자원봉사를 제4의 물결이라고 한다. 삶의 질과 가치를 창조하는 자원봉사는 치열한 생존 경쟁의 냉혹한 사회를 구할 등불이다. 그래서 선진국의 자원봉사문화는 체계적이고 활성화돼 있다. 일본은 고베 지진과 미쿠니 중유 유출을 계기로 자원봉사단체의 법인등록과 세금 감면 혜택을 주고 있으며, 미국의 성인 절반은 일주일에 3~4시간씩 자원봉사 활동을 한다. 세계무역센터에서 발생한 9.11 테러사건 때에는

자원봉사 참여시민이 많아 되돌려 보내기까지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사고가 자원봉사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 자원봉사의 힘과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작은 물결로만 출렁거리던 자원봉사가 파도처럼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이제 우리도 자원봉사 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단순한 숫자의 나열이 아니라 질적인 성장을 도모할 때다. 순수하고 거룩한 자원봉사가 보람과 기쁨으로 채워지고 큰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지도층의 자원봉사 참여가 많아져야 한다.

사회지도층의 자원봉사는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이끌어내는 첩경이다. 자원봉사는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더불어 같이 사는 것이다. 봉사를 통해 사람들과의 소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통합을 이끌어 공동체의 행복을 만들어내는 사회치유기능으로도 작용한다. 

자원봉사는 개인의 선택적 활동을 넘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공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개인 의도 덕적 만족이나 자아실현은 물론 사회 인프라를 구축,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사회의 리더들이 사랑과 나눔의 자원봉사에 솔선수범하고 자발적 참여가 늘어나면 자원봉사 확산은 물론 긍정적 변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미국의 자원봉사 현장에서 지켜지는'쉬운 일부터 시작한다. 너무 부담스러운 일을 하지 않는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한다'라는 원칙이 유난히 가슴에 와 닿는다. 

설 명절이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외롭고 쓸쓸하게 지내는 분들을 위한 '자원봉사'라는 단어가 더욱 내 마음에 와 닿게 느껴진다.

하루 몇 시간의 짧은 시간 속에서 가족들이 느끼는 행복한 모습도 봤고, 참여한 자원봉사들의 환한 미소를 보면서 아직도 우리 세상은 이런 분들로 인해 밝은 미래가 있구나. 생각해 본다.

2016년 한 해에는 내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실천해 보는 여러분 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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