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날] 급진 생태학은 과격하지 않다, 대신 깊다

악어의 먹이가 될 뻔했던 생태학자

by 강하단

악어의 먹이가 될 뻔한 사람이 있었다. 1985년 호주의 북부 카카두 국립공원 늪에서 악어의 공격으로 카누가 뒤집혀 다리를 악어에게 물려 치명상을 입고도 필사적으로 탈출해 10여시간을 걸어 공원경비원과 만나 이후 한달의 치료를 받아 회복했다. “발 플럼우드”라는 여성생태학자의 얘기다. 생태학자였던 그녀는 이후 거주지를 야생의 숲속으로 아예 옮겨 살면서 “심층 생태학자”로 활동했다.


심층 생태학은 노르웨이 생태학자 “아르네 내스”가 생태학에 ‘심층’이라는 말을 붙여 1972년 주장한 사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급진 생태학이라고도 부른다. 이후 “지구의 날”을 있게 한, 미국 전역에서 2천만명이 1970년 4월 22일 지구를 구하자고 외친 시위 이후의 일이다. 아르네 내스는 미국 젊은이들이 앞장서 외친 대규모 제1회 지구의 날 시위에 깊이 공감하면서도 인간이 지구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지구의 일부라는 것을 깨달을 때 비로소 지구 뿐만 아니라 인간도 함께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지구, 지구의 모든 생명과 인간은 분리되어 있지 않고 생태란 체계 속에서 함께 생존한다 말했다. 모든 연결과 결합이 표층으로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 깊은 층을 살펴보면 어김없다는 것이다. 심층생태학이다.


악어의 공격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발 플럼우드는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이후 책들 속에서 그녀가 표현한 깨달음의 말이 있다. “그 순간 고고한 인간이 아니라 나는 악어의 먹이에 불과했다”. 그녀의 깨달음은 사람이 악어의 먹이감 정도로 하찮다는 것이 아니며 생태라는 생명 체계 속에서 사람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깊은 깨달음이었다. 알고 있었던 사실을 몸을 통해 체험함으로써 깨달음이 되었다.


심층생태학은 급진 생태학이라 불려 지기도 한다. 급진은 영어 단어 “라디칼”에서 비롯되었는데 라디칼은 때로는 과격하다고 해석되기도 하기에 심층생태학은 과격하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아니다! 심층생태학은 오히려 따뜻하다. 심층생태학자는 모든 개발을 반대하고 육식을 철저하게 거부하는 것이 아님을 이해해야 한다. 그것이 생태 본질의 모습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지구 모든 생명과 함께 하는 생각이 어떻게 인간 행동으로 이어질지 깊이 고민하자고 제안할 뿐이다. 인간이 깨뜨린 지구 자연의 질서를 오직 인간만이 회복할 수 있다는 환경주의에 오히려 반대한다. 때론 종교로, 때론 급진 활동가로 오해받는 배경이다. 하지만 심층생태학은 종교가 아니라고, 급진 활동가 운동도 아니라고 굳이 변명하지도 않는다. 오직 깊이 생각하면서 의식에 따른 행동에 대해 함께 고민하자 제안할 뿐이다.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심층생태학 정신이 위기의 지구에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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