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센서장착 변기와 돌봄 로봇
큰길에서 아파트 단지로 들어오는 작은 계단을 올라 정원으로 들어서자 벤치에서 누군가와 얘기를 나누고 있는 아주머니와 마주쳤다. “오늘도 똥얘기 하시나?” 집 변기에서 볼일을 보면 오줌과 똥을 통해 자동으로 건강검진 해주는 변기를 설치한 얘기를 이웃과 나누고 있었다.
아파트 입주할 때 기본옵션으로 비데가 설치되어 사용하고 있었지만 최근 자동건강검진 장치를 변기에 설치한 가구가 꽤 돼나 보았다. 정밀한 병 진단까지는 아니지만 종합검진 때 간단하게 체크받는 소변 속 혈당, 단백질, pH 등과 같은 기본 수치들과 대변 속 유익한 대장균과 유해 대장균 분류까지 해 준다고 했다. 매번 볼 일 볼 때마다 모니터링해 분석결과를 스마트폰으로 보내주고 앱에서 조심해야할 음식은 물론이고 병원에 가야할 의심 증상도 예측해 준다고 했다. 대변 대장균 분석을 통해 알레르기 원인과 비타민 부족 증상도 얘기해 준다면서 추천한다고 했다. 비용도 많이 들지 않아 정수기 유지비보다 오히려 싸다고 했고 정기적으로 와서 변기내 센서 등을 교체하고 관리까지 해 준다고 했다.
이 아파트로 옮겨 온 이후 변기가 바꾼 생활이 꽤 되고 어디까지 앞으로 가능할까 생각해 보았다. 그러면서 건강검진 시스템 설치 회사 연락처를 아주머니에게서 받아 가려는데 얘기를 나누던 다른 이웃의 얘기가 들려 마저 듣게 되었다. 부모님 거동이 불편하셔서 경기도 한 요양원으로 가셨는데 그곳의 변기가 로봇이라고 했다. 어르신들이 버튼을 누르면 변기 로봇이 와 허리와 몸을 들어 자신의 품속으로 안아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로봇의 품에서 볼일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했다. 혹시 그 과정에서 실수한 어르신은 하체 쪽을 간단하게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게 도와준다고도 했다. 이렇게 처리된 똥도 요양원 관리동에 모아 에너지와 퇴비로 만드는 시설도 있다고 했다. 부모님 스마트폰의 앱에 꽤 많은 지역화폐가 모였고 면회를 가면 부모님이 앱으로 구입한 과자를 주시곤 한다고 얘기하는 이웃의 눈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 무엇보다 기저귀를 갈아주는 보호사의 도움없이 혼자서 볼일을 볼 수 있는 것을 가장 행복해 하신다고 부모님은 얘기한다고 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 절에 가면 스님은 “인생은 결국 똥인 거야” 하셨다. 그 시절 스님이 잘난척하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이들어 화장실에 혼자서 가지 못할 때 남의 도움없이 혼자서 해결하는 것이 삶의 유일한 목적이 되기도 하니 그 때 스님의 말씀이 옳았다는 것을 이제야 알겠다.
기술의 진화, 존재 본질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똥은 어렵지 않게 풀어내고 있다.
똥과 에너지, 퇴비, 그리고 밥이 연결되어 다르지 않다는 말은 알듯 말듯 어렵다. 배 속에 있는 똥은 우리의 일부이고 나름 역할을 하지만 똥이 차 밀려나면 우리 곁에 둘 수 없다. 더러워 위생을 망친다. 그래서 에너지 만드는 곳으로 똥을 옮겨야한다. 에너지 만든 후 퇴비가 되어 흙과 섞여 음식으로 우리에게 돌아온다. 일상에서 경험하니 알 것 같다. 똥 누고 물로 멀리 보내 버리면 이해하기 힘든 생태의 실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