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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천사람 Feb 08. 2022

[RACE No.6] "STANDARD.a"

스탠다드에이

* 본 발행물은 모바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기기에 따라 문장의 맺음이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찬 바람이 불어오는 파주.

따뜻한 햇볕 아래 추위를 깎는 마을이 있습니다.


가구를 고민하고, 생활을 만드는 곳.

아워페이스의 6번째 레이스는

'스탠다드에이'와 함께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스탠다드에이의 정태윤 매니저입니다.

브랜드를 기록하고, 외부에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브랜드명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요?

가장 정직한 첫 번째 제안’ 또는 ‘기준이 될 수 있는 첫 번째'라는 의미예요.

창업자 4명이 브랜드를 시작할 때 떠올린 이름이고, 그 이름에 부합하는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탠다드에이는 이런 곳이다' 라고 한 줄로 정리해 주실 수 있을까요?

가구를 고민하고, 생활을 만드는 곳’이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실 이 질문을 들었을 때, 약간 고민되더라고요. ‘우리는 이런 곳이야’라고 짧게 정리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최근에 저희가 SNS 피드에 적어 둔 메시지를 다시 정리해 봤습니다.

예전에는 ‘가구와 생활’이라고 적어 뒀는데, 다른 문구를 만들어 볼까 고민하던 참에 이미 써 둔 단어들로 저희를 정의해 봤어요.



많은 소재들 중 ‘원목'을 주로 다루시는 이유가 있나요?

스탠다드에이를 운영하는 네 명의 창업자가 있는데,

다양한 경로를 통해 모두 목조 가구를 배우거나 업으로 삼게 된 분들입니다.

자연스럽게 나무를 주요 소재로 사용하게 되었고 여전히 가구재로써 나무의 무한한 매력에 빠져있어요.



브랜드를 운영하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제 일로만 한정해서 보자면, 다른 브랜드와의 차이점을 만드는 게 가장 어렵습니다.

스탠다드에이의 이름으로 활동한 지 벌서 10년이 됐는데, 처음 시작할 즈음에 원목 가구 공방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어요. 여러 해를 지나며 많이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 중에 ‘어떻게 해야 살아남는지, 어떻게 해야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곧 어려움이 되곤 합니다.



최근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은 어떤 것인가요? 주로 어떤 분들께서 스탠다드에이의 제품을 구매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대체로 다이닝 테이블 제품군이 많이 판매되고 있고, 그중에서도 요즘은 원형 테이블이 많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저희의 주요 타겟층은 3050 여성분들이에요. 가구 구입 시기는 이사 시즌이나 결혼을 준비하는 때고요. 그 외에도 시기를 불문하고 꾸준히 찾아 주시는 팬분들이 계십니다.



제작에 있어,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제품과 적게 가는 제품은 각각 어떤 것인가요?

단연 손이 많이 가는 제품은 의자입니다. 상대적으로 손이 조금 덜 가거나 제작 과정이 간소한 제품은 테이블류고요. 완전하게 자동화된 생산 설비를 갖춘 곳은 아니다 보니 아무래도 부품이 많은 품목과 장류도 때에 따라서 손이 많이 가긴 하죠.

제작 과정과 부품의 수로 봤을 때 의자 제작에 품이 많이 듭니다.



이런 노력을 소비자들이 알아보지 못해 아쉽거나, 속상했던 경험은 없으셨나요?

제작 과정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나’ 싶어서 아쉬운 건 있어요.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가격이 책정되기까지의 일련의 흐름에 대해서 소비자가 상세히 아는 경우는 거의 없잖아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뭔가를 사려고 하면 당장 눈에 들어오는 외형과 가격으로 가치를 가늠하는데, 그때 ‘비싸다' 혹은 ‘왜 이 가격일까'하는 의문이 드는 건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 과정을 보거나 듣지 못했으니 당연한 반응이죠. 저도 늘 그렇거든요.


다만, 제조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많은 사람의 시간과 재능이 진지하게 쓰이고 있다’는 점을 고객분들께서 어느 정도 헤아려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가령 ‘몇 사람의 손을 거쳤을까’ 또는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제품이 되었을까’하는 것들이죠. 그래서 저도 제품 판매 이전에 이 과정을 설명하는 일에 힘을 쓰는 것 같아요.


정말 중요한 말씀을 들었네요. 그래서 전개하시는 콘텐츠들에 제작 과정과 제작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군요.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객관적으로 저희 가구의 가격대가 저렴하지는 않거든요. 아무래도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보니, 스탠다드에이 제품이 가진 가치를 되도록 다양한 면면에 걸쳐 풍부하게 전달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최근에 체감하시는 가구 분야의 동향, 또는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이전과 달리 가구를 선택하는 폭이 훨씬 넓어진 것 같아요.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가구에 대한 사람들의 기호가 기성 기업형 가구 브랜드에서 소규모 공방이나 개인 제작자 제품에까지 이르고 있어요. 지금은 크고 작은 유통채널을 통해 해외 브랜드들도 접하기 쉬워졌고요. 빈티지와 컬렉션 마켓도 다양하고, 나아가서는 직구도 흔합니다. 특정 가구들의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애호도 도드라지고, 전보다 제품 너머의 이야기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구매에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소재와 기능에 관해서는 좀 관대해진 - 담대해진 것 같아요. 원목, 합판, 아크릴, 유리, 금속 등등 다양한 소재를 적용한 여러 제품과 근사한 브랜드가 많이 보입니다.

불과 몇 년이지만, 확실히 고객분들의 취향이 다채롭고 주거와 가구에 대한 관심이 남달라 진 것 같습니다.



단순한 가구 제작을 넘어, 스토리텔링이 남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아카이브를 꾸준히 콘텐츠로 남기시는 이유가 있나요? 아울러, 스탠다드에이의 제품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아카이브 관련해서 말씀드리자면, 제품에 대한 부분으로 한정해서는 '제품 제작 전후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우리 제품을 소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어요. 저희가 다루는 소재 특성상 똑같은 형태지만 모두 다른 텍스쳐를 갖고 있어요. 쓰이는 나무의 결이나 모양이 모두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모든 제품은 고유하다'는 단순한 사실을 전하고 싶었어요. 물론 모든 제품을 일일이 기록할 수는 없지만 되도록 제작기는 남기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구나 물건을 계기로, 생활에 대한 애정이 생겼으면 좋겠다.’ 이게 저희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예요.

예전에 제품 카탈로그를 만들면서 비슷한 이야기 - 문구를 만들었던 게 기억납니다. 먼저 충분히 오래 쓸 수 있는 가구를 만들고 싶고 또 가구를 계기로 생활에 대한 애정이 생겼으면 해요.


‘생활’이라는 키워드를 자주 사용하시는 것 같아요.

생활이란 단어가 어딘가 두루 다양한 뜻의 단어잖아요. ‘삶’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좀 거창한 것 같고, ‘리빙’이라는 단어는 지나치게 세련된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생활이란 말을 자주 쓰고 있고 저희가 가구에 담고 싶은 생활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합니다.




스탠다드에이는 카탈로그/블로그를 통해 사설을 읽는 재미가 있어요. 사설에 담기는 내용은 어떤 계기로 만들어지나요?

동료들의 일상을 기록하다 보니 자연스레 이어진 일인데요, 제품 너머의 이야기를 많이 남기고 있습니다.

제가 합류하기 이전 스탠다드에이 초기에는 네 명의 실장들이 네이버 블로그를 돌아가며 작성했습니다. 보통 제품 제작기였는데, 본인이 담당한 제품의 제작 과정과 나름의 소회를 남기는 식이었어요. 로테이션으로 필자를 바꿔가며 블로그를 운영하다가 회사가 조금씩 자라고 일이 바빠지다 보니, 브랜드의 콘텐츠를 일임할 사람이 필요해졌습니다. 그렇게 제가 담당하는 브랜드 매니저라는 직함과 직무가 생기게 되었어요.


스탠다드에이의 콘텐츠는 ‘제품 밖의 이야기들이 브랜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라는 믿음으로 만들어집니다. 믿음이라는 단어가 조금 간지럽지만, 제작자인 동료들과의 일상 또는 가구에 대한 각자의 개인적인 생각들을 모아 보면 꽤 재밌고, 근사합니다. 그런 것들이 쌓여 스탠다드에이를, 브랜드의 가치를 밀도 있게 다듬어준다는 확신이 있어요.



최근에는 쇼룸에서 김다혜 작가님의 개인 전시와 마켓 ‘공과 사'를 진행했습니다.

가구를 판매하는 브랜드에서 이런 활동을 전개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가구를 가구라는 테마 안에 고립시키지 않고 다른 장르나 활동과 충분히 연계할 수 있다’라는 바람이 스탠다드에이 성원 모두에게 있어요. 저희 운영자 모두 같이 공유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물론, 가구를 만드는 브랜드는 기본적으로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매진해야 합니다. 다만 저희가 가진 공간이 단순히 쇼룸으로 머물지는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서교동에 있는 저희 매장이나 이곳(파주 제작소) 모두 마찬가지예요.


쇼룸은 기본적으로 가구를 보여주는 공간이지만 전시 공간이 될 수도 있고 작은 갤러리 역할을 하거나 이벤트를 열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용도를 향해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콘텐츠들을 보면, 정말 ‘끈끈한' 팀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팀 단위 활동을 온라인 채널에 계속해서 보여주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팀의 단합을 위한 노하우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저희를 외부에 알리려는 목적도 있지만, 동료들에게 연대와 유대를 강조하고 전하는 역할도 합니다. 밖에서 우리가 어떤 팀인지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동료 모두가 '나는 어떤 사람들과 어떤 모습으로 함께 일하는지' 자신을 스스로를 확인하는 게 더욱 중요해요.

가구 제조업 특성상 팀 작업은 필연적이고 같은 이유로 커뮤니티를 건강하게 지속해서 운영하는 일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단합하는 데에 노하우라 할 것은 없습니다만 업무 전개에 있어서 다양한 실험을 해보고 있습니다.



스탠다드에이는 현재  어떤 페이스로 나아가고 있나요?

조금 빠르게 뛰기 시작한 것 같아요. 저희가 파주에 온 지 곧 1년이 되어 가는데 옮겨 오면서 구성원도 많이 늘었고 업무 체계도 많이 변화하고 있어요. 지금은 막 스퍼트를 시작하려는 그런 상태인 것 같습니다.



스탠다드에이의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요?

분점을 연다든지 신제품을 만들어 소개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저희가 늘 품고 있는 목표예요.

가구 브랜드이니 새로운 제품을 항상 고민하고 있고, 아직 저희가 알려지지 않은 곳이나 저희를 알리고 싶은 지역으로 뻗어 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실장님들과 함께 궁리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태윤 팀장님의 개인적인 향후 목표나 꿈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한번 들어보고 싶어요.

제 개인적인 바람은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다’ 예요.

동료들이 생각보다 많이 다쳐요. 제작에 몸담고 있는 친구들은 정도만 다르지 부상이 잦습니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그래서 오래도록 즐겁게 이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사로운 이야기
- 개인적인 질문


해당 분야로 진로를 택하신 이유가 있었나요?

직원이기 이전에 실장님들과 알고 지내는 사이였어요. 함께 일해보자는 감사한 제안을 받아 스탠다드에이에 합류했습니다. 브랜드 매니저로 함께한 건 5년 정도 됐네요. 영상을 전공했고, 부족한 재주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쩐지 영상이 정말 남달랐습니다.

전공이긴 하지만 대체로 다들 전공대로 일하지는 않잖아요. (하하)

입사 직전에는 프리랜스 작업자로 로고나 심벌을 만드는 일을 했어요. 자전거 수리도 했었고요. 5년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스탠다드에이에서 가장 오랜 시간 일하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셨을 텐데, 제안을 받으셨을 때 ‘이 팀에 합류해야겠다’ 하는 끌림이 있었나요?

제안 주신 분들께서 적지 않은 시간 알고 지낸 친구이자 지인이다 보니, 합류 결정을 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었어요.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브랜드를 이끄는지를 알고 있었거든요. 함께 하더라도 뭔가 잘못될 일은 없겠다는 느낌..!? 그런 믿음은 있었어요.

제게 여러 가지 역할을 기대했고, 이분들과 함께라면 그 역할이 부담스럽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꽤 수월하게 할 수 있다'라고 생각도 했어요.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PACE MAKER
- 브랜드를 끌어가는 팀원들의 이야기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스탠다드에이의 스태프이자 목수 강진석입니다.


제작자 입장에서 애착이 가는 제품이 있나요?

스탠다드에이의 1번 시리즈, 데스크 1번을 좋아합니다.

디자인이 어렵지 않고, 누가 봐도 책상 같은 느낌이 있거든요. 처음 만드신 분께서 '할아버지 책상을 생각하고 만들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직관적인 디자인을 좋아해서 유독 이 제품에 애착이 갑니다.


Desk 01


팀의 노력이 소비자에게 닿지 못해 아쉬웠던 경험이 있었나요?

저는 제작하는 입장이라, 크게 느껴 보지 못한 것 같아요.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거든요.

다만, 쇼룸에 계신 분들의 말씀을 들어 보면, 손님들께서 가구 아랫부분을 만져 보시면서 '까끌까끌하네', '먼지가 많네' 정도의 말씀을 하신다고 해요. 어느 가구에서나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인데, 만듦새나 기능보다는 그런 점들이 먼저 인식되는 듯해 조금 아쉽더라고요.


스탠다드에이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팀원들과 함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제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 오래 사용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취재진이 바라본 스탠다드에이


"역시 스토리가 확실한 브랜드였어."

"팀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구나."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저희가 가장 많이 나눈 이야기였습니다. 제품을 다루는 일은 가장 기본이고 중요하지만, 그 제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는 곳이었어요.


제품 밖의 이야기들이 브랜드에 힘을 실어 준다는 믿음.

그 믿음이 있기에 지금의 스탠다드에이가 있는 것 같아요.

저희도 보이는 것 뒤에 담긴 이야기들을 기록하기에

이 말씀이 가장 깊게 와닿았습니다.



추운 지역에서 따뜻함을 기록한 시간.

스탠다드에이와의 만남은 이렇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덕분에 보폭을 넓혀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을 듯해요.

늘 그랬듯이, 저희의 페이스대로.





OUR PACE MAG

글 : 강현모 에디터

사진 : 박성수 포토그래퍼

영상 : 원예지 에디터

디자인 : 남궁효정 디자이너



* 참고 링크

(스탠다드에이) https://www.instagram.com/standard.a_furniture

(아워페이스 매거진) : https://www.instagram.com/ourpace_m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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