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의 생존일기
쉽지 않은 길로 들어섰습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훨씬 더 체급이 작은 브랜드로 왔습니다.
이제 벌써 3주 차에 접어들었네요.
무리하게 욕심을 낼 생각은 전혀 없지만,
그동안 느낀 것들을 한 줄로 표현하면
“안돼있는 게 너무나도 많이 보인다.”입니다.
제가 엄청나게 긴 경력을 가진 건 아니지만,
무작정 눈앞의 일을 하기보다는
구조 잡는 걸 더 중요시하는 조직에 있던 터라
현 상황에 필요한 구조들이 많이 보입니다.
다만, 저는 이 것을 ‘체계가 없다’라고
무의미하게 표현하고 싶지 않습니다.
체계가 있는 곳이 오히려 더 적을 거거든요.
부족하면 채우고, 없으면 만들면 됩니다.
다만, 양 자체가 많고
매일같이 업무가 쏟아지기에
‘이 것들을 쳐내면서 얼마나 설득력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지 ‘ 고민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기존의 방식에 익숙한 분들께는
저의 새로운 제안이 달갑지 않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 벽을 깨기 위해 여기 왔고,
그걸 제가 해야 할 ‘일’로 부여받았다면
잘해 나가야죠.
막막함이 가끔 한숨으로 뻗어 나옵니다.
수십 명 사이에서 중간-막내 나이 뻘이었다가
당장에 아저씨 나이대에 속해지는 것부터
모든 게 낯설고 어렵습니다.
업무 방식부터 리더의 스타일까지
모든 게 낯선 나날이지만,
당장에 100평짜리 매장 오픈과
수십 개의 협업을 앞두고 있으니
정신 차리고 부단히 따라가야 할 것 같아요.
오늘의 두려움이
내일은 지혜가 되고,
내년 이맘때에는 스스로를 비추는 거울이 되기를.
제 선택이 최선은 아니더라도
틀린 것만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