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렇게 되지 말아야지’를 배웁니다.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시간이 적어졌습니다.
그만큼 바빠지고 신경 쓸 게 많아졌네요.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업무 요청도 받아 보면서 참 많은 사례가 생기고 있습니다. 마음속에 매일 파도가 들이치고 바람 잦아 들 날이 없지요.
그래도 허리급 연차가 되면서 배운 건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의사 표현하는 것보다 한 발짝 물러서는 게 낫다.’라는 겁니다. 흔히들 말하는 짬도 맞아 보고 아니다 싶은 상황도 겪어 보면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조금씩 알게 됩니다. 내가 굳이 싸움을 만들 필요가 없어요. 적당한 의사 표현은 필요하지만 무례함에 대해 강하게 내 생각을 표현해야 될 때는 일단 그 상황을 피했다가 나중에 1:1로 얘기하는 것이 주변인들, 본인의 평판에도 더 좋더라고요.
나긋한 말과 차분한 어조로 말한다고 해서
선을 넘는 무례한 말이 무례하지 않은 말로 들리는 건 아닙니다. 온라인에서 흔히들 말하는 ‘친절한 개 x끼’가 되는 거죠. 선 넘는 상황과 표현을 최근 몇 주간 연타로 겪다 보니 하루에 몇 번씩 혈압이 높아지는 걸 느낍니다. 저도 사람이니까요.
이때부터 중요합니다.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게 낫습니다. 지나고 나면 같은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내가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무례한 사람이 누구인지 귀신같이 바로 압니다. 굳이 내 입 밖으로 열을 뻗칠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동료들이 믿어주는데 나까지 똑같은 사람이 될 필요가 없습니다. 말을 많이 하지 않는 게 넓은 그릇을 만드는 초석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불편한 마음을 안고 출근하던 날. 자주 듣던 팟캐스트에서 주옥같은 대화가 오갑니다. 싸움을 만들지 않고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면서 내 의사를 표현하는 법 이 있다는 겁니다. 그 답은 ‘제가 00님 덕분에 많이 배웁니다.’ 였어요.
정말 별로인 사람에게는 배울 게 없다는 생각을 자주 하고 ’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를 떠올리는데, 저렇게 되지 말자는 생각도 배움이라는 거죠. 요지는 이겁니다.
근래 들은 말 중에 가장 큰 깨달음을 주는 멘트였습니다. 듣는 사람은 기분이 좋을 거고, 말하는 사람은 생각을 표현하고, 말이 오가는 분위기는 괜찮을 거고, 그러니 싸움은 자연스레 피해 갈 수 있고. 이게 지혜로운 대화, 어른의 대화 아닐까요.
30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나이.
제가 이 나이가 될 줄 몰랐듯이 사회에서 만난 어른들도 그 나이가 될 줄 모르셨을 겁니다. 그래서 나잇값 하면서 지혜롭게 늙는 게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낍니다. 시간만 흘려보낸 사람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적어도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서는 그렇게 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최근 겪었던 여러 사례들이 다른 팀원들에게도 비슷하게 있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다들 각자의 어려움을 삼키고 지내는 거죠.
저보다 사회생활을 먼저 하신 선배께서는 “저연차일 때 좋은 선배를 만나서 제대로 배우는 것도 복이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신입일 때 혼나보면서 상황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배우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나의 말 한마디가 상대 팀에게, 담당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 보는 게 팀으로 일할 때 기본 매너라는 걸 그때부터 제대로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저는 참 복 받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서로 간에 예를 갖추고 올바른 판단을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엄하게, 유하게 끌어 주신 선배들이 계셨고 그런 분들과 계속해서 연을 이어 가고 있음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때 그분들을 만나지 않았다면 저도 누군가에게 무례한 사람이 됐을 수도 있었겠죠. 조직에서 좋은 평을 받지도 못했을 겁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여러 가지가 편해집니다.
업무적으로 무례하거나 안 맞는 사람을 만나도 ‘저연차 때 제대로 못 배웠구나. 좋은 선배들을 못 만나서 저렇게 숨 쉬듯이 무례하구나.’ 생각하고 넘기면 됩니다. 제대로 배운 사람들이 비교적 많은 곳으로 언젠가 이동하면 되고, 그런 사람들과 더 높은 수준의 과제를 풀어 가면 됩니다.
무례한 사람에게 나까지 무례하게 대응하지는 맙시다.
열 올리지 말고 넘겨 봅시다. 저도 연습 중인 인생의 과제이고 같이 현명하게 잘 대응하면 더 잘 익은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날씨 좋은 일요일.
좋은 기분 한껏 채우고 내일 또 배우러 가야죠. 내일은 또 어떤 배움이 있을까요. 00님 덕분에 제가 참 많이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