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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테나 Oct 25. 2018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은 여객기

라이트 형제 이후 전 세계 항공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하늘의 여왕

기술과 소재의 발달로 높은 출력에 연료 효율성까지 가진 강력한 2개의 엔진만으로 15,000Km이상 운항이 가능한 B777과 같은 중대형 항공기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까지 미국이나 유럽으로 가는 장거리여행이나 출장을 위해 공항에 나가면 멀리서도 눈에 띄는 커다란 동체와 4개의 엔진을 가진 B747-400 여객기가 줄줄이 탑승구에서 승객을 맞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객이 많은 국제선의 주력 기종으로 활약하던 B747의 시대가 저물고 있는 가운데, 지구촌 모든 사람들에게 '점보 제트기'로 불리며 전 세계 항공산업의 지형을 바꾼 하늘의 여왕 B747이 세상에 공개된 지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1968년 9월 제작사인 보잉이 위치한 미국 시애틀에서 유려한 자태를 선보인 B747은 1969년 2월 처녀 비행 이후, 1970년 1월 지금은 없어진 팬암항공의 뉴욕발 런던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상업운항에 들어갔으며, 이후 B747은 세계 항공시장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역사 그 자체

B747이라는 존재는 항공산업뿐만 아니라 무역,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내는 동력원이 되었으며, 우리나라도 1973년 B747을 도입한 이후 국내 항공산업 등에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


지구촌 항공산업분야를 도약 시킨 B747의 개발 배경은 1960년대 베트남전에서 시작됐다. 대형 화물을 싣고 미국 본토를 이륙해 논스톱으로 태평양을 건너 비행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진 항공기가 필요했던 미 공군의 필요성과 당시 해외여행이 점점 일상화되면서 늘어난 민간 여객 수요가 가장 큰 이유다.


항공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미국 대형 민간항공사인 팬암 항공이 그 당시 최신 모델이던 B707보다 두 배 이상의 큰 항공기를 제작할 수 있는지 보잉에 문의하면서 B747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보잉의 기존 공장에서는 B747과 같은 대형항공기 제작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에버렛에 새 공장을 만들었으며, 21세기인 지금까지 세계 최대의 밀폐형 건물로 남아 있다.

1, 2, 3등석 구성된 표준 좌석 기준으로 500명 이상 탑승이 가능한 에어버스 A380이 2007년 상업운항을 시작하기 전까지 가장 큰 여객기로 독점적 지위와 명성을 떨쳐온 B747은 기내 통로가 2개가 있는 최초의 와이드-바디 대형여객기이다. 2개의 통로와 높은 천장은 탑승객들에게 기존의 어떠한 항공기와 비교할 수 없는 개방감과 쾌적함은 민간항공사에게는 수 백명의 승객을 한번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최적의 경제성을 가진 항공기였다.


B747의 등장으로 전 세계 대부분의 공항들은 그 크기에 맞춰 변화하기 시작했다. B747의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재정비와 많은 승객들이 한꺼번에 이동하는 만큼 터미널, 탑승수속 카운터, 수하물 수취대, 라운지, 편의시설 외에 각종 지상조업시설도 달라졌다.


뿐만 아니라 B777, B787, A350 등과 같은 오늘날 최신형 항공기들의 개발까지 이어지는 기술적인 진보도 이뤄졌다. B707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커진 큰 기체를 움직이고 하늘에 띄우기 위해서는 기존의 엔진으로는 부족했기 때문에 보다 높은 추진력을 가진 엔진도 개발되기 시작했다. 


민간항공사들은 많은 승객과 화물을 한번에 실어 나를 수 있는 B747의 높은 수송력 때문에 비용 절감이 가능하게 됐고, 이로 인해 높았던 항공권 가격이 합리적으로 형성되면서 항공여행 일상화에 따른 여행산업까지 그 효과가 확장됐다.

항공산업의 비약적 발전을 이끌어낸 B747은 대한민국 항공역사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폭 넓은 노선 망과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미국과 유럽 민간항공사들만이 도입할 수 있었던 B747은 항공사의 위상뿐만 아니라, 국가의 위상도 B747 보유 여부에 따라 달라졌다 

당시에 대당 가격이 7천만 달러로 선진국들만 보유하고 있는 B747을 아시아의 작은 나라인 대한민국도 발 빠르게 도입하게 되는데, 대한항공이 1972년 9월 B747 2대의 도입 계약을 체결하면서 우리나라 민간항공역사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다.

태극마크를 단 B747 1번기는 미국 시애틀을 출발해 1973년 5월 2일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했고, 2주 후인 5월16일 김포~로스앤젤레스 노선에 투입되어 재미동포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다. 이듬해인 1974년 9월에는 세계 최초로 B747을 화물 노선에 투입했다.

50년의 세월 동안 대형 항공기의 상징이었던 B747도 B777, B787, A350과 같은 최신형 중대형 항공기들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고 있지만, 과거의 영광은 B747-8i가 잇고 있다.

B747-8i는 보잉의 B747 여객기 프로젝트의 마지막 버전이다. 대한항공이 2017년 7월 마지막 B747-8i를 인도받으며 여객기 생산은 멈추었지만, 화물기 버전인 화물기 모델인 747-8F는 계속 생산되고 있다. 

50년 전 첫 선을 보인 이래 1,500대 가까이 생산되며 지금도 현역에 남아 있는 기체가 많은 B747의 미래는 앞으로도 10여 년 이상을 승무원과 승객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전 세계 하늘에 날아 다닐 것이며, 그 존재감만큼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각인처럼 남아 있을 것이다.


[사진: 보잉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루프트한자, K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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