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00개가 넘는 드라마와 200개가 넘는 예능 프로그램이 제작되고 있는 상암동 방송가와 시청자들에게 가장 큰 핫 이슈인 작품은 JTBC 금토 드라마 ‘부부의 세계’이다.
탄탄한 연기력과 높은 작품 선구안으로 출연하는 드라마 대부분을 흥행작으로 만드는 특급배우 김희애가 주연인 ‘부부의 세계’는 영국드라마가 원작으로 남남으로 살던 두 남녀가 가족이란 울타리로 부부의 연을 맺지만, 너만을 사랑한다는 약속에서 배신과 증오에 이어 서로를 향한 복수를 하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지난 3월27일 6% 대의 시청률을 보이며, 첫 방영된 이후에 마지막 16회가 최고 28%를 넘는 최고의 시청률로 종영되며, 지난해 ‘스카이캐슬’에 이어 방송가 드라마 부문에서 JTBC의 기를 살려줬다.
이처럼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하면, PPL(Products in Placement)로 들어온 제작 협찬 제품들도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큰 주목을 받게 된다.
‘부부의 세계’에 등장하는 가전과 가구, 배우 의상 등을 포함한 수많은 제품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동차로서, 지선우 역의 김희애가 타고 다니는 구형 그랜저와 이태오 역의 박해준이 타고 나오는 제네시스 G90이 그 주인공이다.
세간에는 현대자동차가 당연히 제작 협찬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극중 배우들이 타고 등장하는 모든 자동차는 제작진이 렌터카를 빌려 촬영에 사용하였으며, 종합광고대행사 이노션이 PPL 업무대행을 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협찬은 없었다.
‘부부의 세계’못지않게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며, 인기리에 방영 중인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 주연 tvN의 ‘슬기로운 의사 생활’은 극중에 등장하는 BMW 7시리즈, 기아자동차 구형 모하비, 메르세데스 벤츠 CLS 등도 해당 자동차회사와 별개로 제작진에서 렌터카로 촬영에 사용하고 있다,
드라마가 기획되고, 방송사 편성이 잡히면 소위 ‘마총’으로 불리는 해당 드라마 마케팅 총괄 대행사의 본격 마케팅 활동이 시작되며, ‘마총’과 거래 관계에 있는 PPL업계 다른 대행사들에 의해 초기에 ‘부부의 세계’ 작품 제안서도 자동차 브랜드들 사이에서 한 바퀴 돌았으나, 작품 전체를 책임지고 연출하고 있는 감독님이 구상하고 있는 주연배우의 캐릭터에 맞는 자동차가 국산 중대형 세단으로 낙점되며, 제작 협찬에 관심을 가졌던 몇몇 자동차 브랜드들에게 아쉬움을 더한 작품이 ‘부부의 세계’이다.
사실 상암동 방송가에서 SBS, KBS, MBC 등에 비해 JTBC 드라마 부문은 광고주들 사이에 2순위인 채널이다. 예능 부문은 이미 tvN이 지상파 3사를 넘어선지 오래되었으며, 드라마 부문도 tvN이 JTBC보다는 상암동 방송가와 광고주 세계에서 우선 순위 채널이다.
그렇다고 tvN의 드라마들의 흥행 성적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같은 주말 드라마로서 밤 10시50분에 방영된 ‘부부의 세계’ 보다 황금시간대인 밤9시에 방영되는 유지태, 이보영 주연 tvN '화양연화'는 지난 4월25일 첫 방영된 이후, 방영 4주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흥행지표인 시청률은 1회 5%대에서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눈밖에 벗어나 흥행에는 실패했으며, 앞으로도 반등의 여지는 거의 없어 보인다.
‘화양연화’는 아름다운 첫사랑이 지나고 모든 것이 뒤바뀐 채 다시 만난 두 사람의 러브레터를 다룬 작품으로, 제작 협찬에 참여한 자동차 브랜드는 폭스바겐이며, 참고로 폭스바겐의 드라마 성적은 시청률 기준으로 지난해 이동욱, 유인나 주연의 ‘진심이 닿다’에 이어 3%대에 머물고 있다.
PPL을 들어간 드라마가 다행히도 흥행에 성공해도 하루아침에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시청자이자 소비자인 고객들의 관심이 늘어나, 향후 판매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에 잘 들어간 드라마 PPL을 통한 홍보마케팅 효과는 일정 부분 사실이지만, 과거 전지현과 장동건의 ‘별 그대와 신사의 품격’처럼 주인공 자동차에 대해 깊은 인상을 주는 드라마는 연간 1~2개 작품 정도이며, 지난해 우리 사회의 교육 문제를 막장으로 다루며, 사회적으로 핫 이슈가된 ‘스카이캐슬’도 주인공 자동차에 대한 이슈는 해당 브랜드의 자화자찬에 비해 낮은 편이였다.
방송국이나 제작사 입장에서는 드라마 제작에 필요한 자동차에 대해 현물과 함께 현금협찬도 같이 받고 싶어하지만, 모든 드라마가 자동차 협찬을 받지는 못한다. 이는 드라마 제작 수요에 비해 자동차 공급이 부족한 이유가 크다.
아울러, 1개 드라마 제작에 필요한 자동차는 주연 외에 조연배우까지 합하면 평균적으로 최소 3대~최대 7대를 4개월 이상 보유 및 운용하며 투입해야 하는데, 현대 및 기아차와 르노삼성자동차 외에 대부분 자동차 회사는 그렇지 못해 방송용으로 운용 중인 차는 따로 없다,
자동차 회사들은 자사 차량들이 극중 주인공과 매칭을 통해 럭셔리 또는 프리미엄과 같은’이미지를 보여주고자 속된 말로 출연배우가 누구인지를 따지지만, 이효리와 전지현 그리고 박서준 정도 외에는 장동건, 이정재, 박보검, 유인나, 유지태, 이보영 등과 같은 유명세를 가진 배우의 출연작품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며, 특급 스타 출연은 흥행 성공이라는 공식이 없어지건 오래됐다,
올해 상반기에 현재 방영 중인 월화, 수목, 주말, 일일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볼보자동차, 재규어랜드로버, 캐딜락, 쉐보레, 폭스바겐 등이 제작에 필요한 자동차를 현금 및 현물협찬을 진행하고 있으며, 렉서스, 토요타, 혼다, 닛산, 인피니티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인해 현재는 빠진 상태이다.
자동차 브랜드 드라마 제작 현금협찬 규모를 현빈 주연 tvN ‘알함브라의 궁전의 추억’ 렉서스 3억 원처럼 구체적으로 드라마 별로 협찬 규모를 다루기에는 자동차 브랜드들에게는 난처한 내용으로, 유명 작가와 배우에 따라 이민호 주연 SBS ‘더 킹’처럼 최대 6억 원에서 시작은 하지만, 그건 마케팅 활동 초기 가격이고, 촬영 일정이 다가올수록 가격은 떨어지는 편이다.
방송사와 제작사 마케팅 담당자가 탁상공론으로 정하는 금액은 천차만별이지만, 드라마 전체를 놓고 보면 평균적인 현금협찬 규모는 3천만 원 내외로 과거보다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위에서 살펴 본 작품을 제외하고, 올해 1분기와 2분기 현재까지 방영 또는 종영된 드라마의 자동차회사협찬 현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전체 방영 드라마 가운데, 30%에 가까운 시청률을 보장하는 황금시간대 토일 오후 7시에 방영 중인 KBS2 토일 드라마인 ‘한번 다녀왔습니다’는 쉐보레가 제작 협찬 중으로, 차량 노출분량은 매우 낮은 편이나, 협찬 액수 규모는 최소 1억 원으로, 과거 ‘하나뿐인 내편’에는 현대자동차, 볼보자동차코리아가 동시에 들어갔다.
20% 전후의 시청률을 보장하는 주중 오후 KBS 1TV와 2TV 일일 저녁 드라마는 스토리가 주로 막장이라는 이유로 자동차 브랜드들이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현재 두 채널 모두 르노삼성자동차가 적극 참여 중으로, 1TV 기막힌 유산은 유쾌한 가족 드라마로 거듭나며, 20%대의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다.
4월21일 종영된 서강준, 박민영 주연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 가겠어요’에는 방송가에서 관심밖에 있는 브랜드인 쌍용자동차가 주인공 차로 등장했으나, 드라마 자체는 배우 인지도에 비해 완벽하게 망했다. 덧붙이자면, 올해 상반기 월화 드라마는 기아자동차가 현물협찬한 ‘낭만닥터 김사부 2’를 제외하고 크게 흥행이
예상되는 작품이 없을 것으로 방송가와 PPL대행사들은 이미 인지하고 있는 중에 PPL 진행과 작품 선정을 하게 된 배경이 궁금할뿐이다.
KBS, MBC, SBS, tvN, JTBC 외에 A채널, MBN, TV 조선 등이 가세하면서 욘간 제작되는 드라마, 예능 등 방송 프로그램이 넘쳐나는 가운데, 방송 제작에 필요한 자동차 협찬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요에 비해 공급은 부족하며, 앞으로도 나아질 가능성은 없다.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자동차회사들의 협찬 현황은 드라마에 비해 낮은 편으로, KBS 2TV 1박2일과 슈돌, SBS 맛남의 광장, tvN 등과 같은 특정 방송사와 몇 개의 인기 프로그램 외에 대부분은 필요에 의해서 현물협찬 또는 렌터카 등으로 촬영된다.
2018년 ‘시즌 1’부터 수요일 밤 시간에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전 국민 로드 버라이어티 퀴즈 쇼인 유재석, 조세호 주연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클래식 자동차를 극중에 사용하며, 모델 자체를 메인 MC가 직접 상세하게 언급하며 보여주면서, 자동차 회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트롯 열풍을 일으킨 TV조선 '미스 트롯' 후속인 '미스터 트롯'에 쌍용자동차가 1억 원과 렉스턴 1대 규모로 통 큰 협찬을 했으나, 자동차회사들로부터 대부분 제작 프로그램에 대해 현물협찬 조차도 외면 받는 종편 TV조선에게 ‘눈뜨고 코 베인’격으로 방송 효과는 없었다.
예능 프로그램 중에 자동차 브랜드가 관심을 가지는 작품은 KBS 2TV ‘1박2일 시즌4’로서, 여행을 주제로 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자동차 노출이 많은 편이다. 첫 회에 등장한 쉐보레 트래버스 이후, 대우버스, 르노삼성자동차 QM6,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베뉴와 뉴 소렌토가 출연하였으며, 자동차를 노출하고자 할 때 현금 협찬 비용은 회당 5천만 원 수준이다.
지난해 추석 특집 편 이후 고정 프로그램으로 흥행 보증수표인 백종원이 출연하는 SBS ‘맛남의 광장’은 파일럿으로 처음 제작에 들어갈 당시에 자동차 PPL 현금협찬 비용은 2천만 원으로, BMW가 선 진입 하였으나, 상도보다는 이익 추구가 우선인 SBS가 6천만 원을 배팅한 재규어랜드로버로 변경하였으며, 고정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올해도 억 대의 돈을 들여 재규어랜드로버가 출연진 차량으로 진행됐다.
끝으로, 적잖은 현금과 현물이 투입되는 자동차회사들의 드라마 PPL이 모두 성공적일 수는 없으나, 그렇지 못한 이유는 작품 선정에 있어 담당자나 최종 의사 결정권자들은 작품 제안서를 들고 온 PPL대행사의 감언이설에 그냥 따르기 때문이다.
출시될 신차의 카탈로그 하나를 제작하더라도 몇날 몇일 밤을 세우며, 까다로운 과정을 거치는 것에 비하면, 우리 차가 나오는 드라마 선정에 있어 앞으로는 보다 더 깊이 있고 신중하게 살펴 보아야 할 것이다.
그 방법은 어렵지 않다. 드라마의 구성 요소인 스토리, 배우, 감독, 작가, 동시간 대 편성된 경쟁작품 등과 구성요소 중에 가장 중요한 연출을 맡은 감독과 작가의 과거 작품 포트폴리오와 같은 백그라운드와 주연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조연배우 라인업 그리고 상암동 방송가의 동향을 직접 듣고 위 구성요소를 들여다 보면 되며, 출연배우만 보고 들어가면 앞으로 계속 예산과 시간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