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모정

잃었던 행복의 감정들

by 강현숙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모습이 보인다.

비틀비틀하던 걸음이 야무지게 잘도 달린다.

밥걱정 없는 어미는 아예 전업주부가 되었다.

어딜 가지도 않고 새끼들만 지킨다.


밥을 챙겨주며 내 생애 가장 부드러운 말투로 이쁘다는 표현도 해 주었는데, 저 어미는 도대체 나만 보면 이를 들어낸다.

무섭다고 말하니 남편은

"당신 같으면 안 그러겠어?, 어미가 새끼들 지키는 마음 다 똑같지"

"그래도 내가 지들 먹이 주는 사람인데 그 정도는 알아줘야지"

"그냥 바라지 말고 시작한 거니까 알아서 갈 때까지만 챙겨줘"


그렇게 말하고 현관문을 열더니 달아나는 고양이들에게 '괜찮아, 도망가지 않아도 돼' 하면서 마치 꿀이라도 바른듯한 목소리로 고양이들에게 말한다.

밤에는 박스집으로 와서 자고 새벽이면 날이 밝기도 전에 저 옥상 계단 아래 공간에서 하루 종일 지낸다.




그래도 참 다행이다.

튼실하게 자라는 새끼들을 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고양이들 때문에 할 말 없던 우리 부부 사이에 이야깃거리가 생겼다.

창문 바라보며 고개를 들고 '야옹' 거리는 새끼들을 보면서 한바탕 웃음 섞인 대화가 오고 간다.

웃다 보면 마음도 환해지는 것을 느낀다.


사람들이 자식을 낳으면 세 살이 될 때까지 평생에 받을 효도를 다 받는다고 한다.

처음 임신했을 때 가슴 떨리던 행복한 느낌과, 태어나 처음 마주할 때의 눈물 나게 신비로왔던 감정들, 눈감고도 젖꼭지를 찾아 오물거리던 입술, 옹알이하며 반짝이던 눈망울, 스스로 뒤집기를 하고 첫걸음을 떼던 때의 감동들, 그때는 아이만 쳐다보고 있어도 근심 걱정 모두 사라졌다. 정말 행복했던 순간들이었다.


언젠가부터 그런 행복한 감정들을 잃어버리고 살아온 것인지.....ㅠㅠ.


새끼 고양이들을 살뜰히 챙기는 어미 고양이를 보면서 그때의 벅찬 감정들이 되살아 났다.

이만하면 새끼들의 밥값으로 충분하다.

행복한 웃음을 머금고 부부가 서로 바라보고 웃을 수 있으니 그 돈으로 어딜 가서 이런 행복을 사 올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