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진짜 예술이야
자꾸 "엔지니어들 파티 노잼이다" 라고 옆에 있던 엔지니어가 쿠션어를 뱉어댔지만, 저는 정말 재밌었습니다. 애플파크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 자체가 매우 큰 행운이고, 경험이고.
뒤쪽에
애플 파크에 다녀왔습니다.
여기는 보통 외부인 출입 금지에요. 메타나 구글 등 빅테크 캠퍼스에서 외부인들을 비교적 자유롭게 캠퍼스 내부로 초대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철저히 통제된 곳입니다. 그래서 아마 2년 동안 애플에 아는 사람이 생기더라도 평생 못와보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기회가 생겨 1년에 딱 한번 외부인에게 개방하는 '홀리데이 파티' 행사에 오게됐습니다.
박수!
최근 친구들이 저희 집을 방문했을 때 외부인들에게 개방된 비지터센터에는 다녀왔는데, 애플파크는 비지터센터 바로 옆에 있어요. 모양은 큰 UFO처럼 생겼습니다. 아주 동그랗게. 완벽한 원형 고리 모양으로, 둘레가 1마일 수준이라고 해요. 스티브 잡스의 유작이기도 합니다. 애플 파크 곳곳에서 애플의 철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무실로 쓰이고, 큰 원형 사무실 가운데에는 사과나무도 심어져있고, 공연장소도 있고 파크로 꾸며져있어요. 외관을 보면서 조금 걸었는데 엄청 큰 곡선 유리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내외부의 경계를 허무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가장 폐쇄적인 빅테크인 애플의 가장 개방적인 사무실인 셈.
이 건물을 보면 "애플은 디자인"이라는 명제를 여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단순하고 깔끔하지만, 기능적으로 완벽한 제품을 만들고, 마지막 작은 디테일까지도 놓치지 않고 신경쓰는 애플. 애플은 테크 기업이라기보단 진짜로 진짜로 명품을 만드는 예술 기업인것 같아요.
가구들도 다 한 곳에서 맞춰왔다고 하더라고요. 평범해보이는 원목가구인데, 마감 등이 훌륭하고 너무 애플같고 좋았습니다. 어디서 샀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저 가구업체 인터뷰하고싶다.
애플파크 중간에는 사과 나무도 있습니다. 회사명 이야기가 자연히 생각납니다.
회사 이름 그 자체가 '로고'인 기업은 몇 없습니다. 그게 바로 애플이에요. 그리고 애플이 이렇게 큰 데에는 A로 시작하는 쉬운 이름과 아주 잘 어울리는 사과 로고의 덕도 큽니다. 스티브 잡스도 과거 사과만 먹는 과일식을 했다는 것도 알려져있죠. 그런 애플에서 키우는 사과나무라니 의미있고 재밌습니다.
여기서 키운 사과로 만든 사과티도 마셨는데, 나쁘진 않았어요. 감기가 나을 것 같은 맛ㅎㅎ
하지만 술이 더 맛잇으니, 맛만 보자구요.
외부 곳곳을 더 둘러봐주고, 본격 파티가 벌어지고 있는 내부로도 가봤습니다. 애플의 직원들은 파티에서 과연 어떻게 놀 것인가.
대부분 가족들과 온 것 같았고, 대규모 집단으로 모여 놀지 않고 삼삼오오 모여서 조용하게 놀더라구요. 스테이지도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예체능에 끼가 있어보이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다양성' 그 자체인 현장이었습니다. 여자와 남자 동양인과 서양인 등 매우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았어요. 함께 간 애플 직원의 한국인 동료를 만났는데, 중국인 와이프를 데리고 오셨더라구요.
나름 파티라고 여러 행사도 준비돼있었습니다.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어줍니다. 하지만 아이폰만 가능한가봐요.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애플 사람들은 모두 아이폰을 쓰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합니다. 회사에서 원할때 원하는 폰으로 바꿔준다고 해요. 그러면서 한 가지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한 동료가 구글의 픽셀폰을 샀는데, 그게 화제가 됐었다고 합니다. 왜냐면 애플 임직원 앱이 '구글 플레이' 마켓에는 없어서 다운을 못받아서 셔틀 버스를 못탔다고 해요.
저와 함께 갔던 직원은 아이폰 15 프로를 쓰고 있었습니다. 왜 최신폰으로 안바꾸냐고 물으니 애플 다니면서 느낀게 있다고 합니다. 아이폰은 최신꺼로 바꿀 필요가 없다.
너무 따듯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는 또 다른 빅테크들과는 차별화되는 애플만의 기업문화를 보여줍니다.
애플은 사람을 자르지 않는 조직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노년은 애플에서" "애플 직원은 '공무원'"이라는 부러움과 자조가 동시에 섞인 말을 하기도 합니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이 기업에서 저 기업으로 인재들이 매일 왔다갔다하고, 실력을 증명받지 못하면 바로 낙오되는 치열한 실리콘밸리 분위기와는 사뭇 다릅니다. 그래서 파티 내내 이 외부와 단절된 애플 파크가 코호트같다고도 느껴졌어요.
애플은 AI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메타나 다른 기업에 비해 애플은 그런 사실에 그렇게 조바심내는 분위기는 아닌듯합니다. 우리에겐 아이폰이 있고, 우리는 압도적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잘할 것이라는 자신감일까요. 사실 AI모델의 최강자는 오픈AI, AI칩계 최강자가 엔비디아이고 그래서 이들은 지지않는다! 라고들 하지만 저는 이 두 곳보다 아이폰을 가진 애플이 강력하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새 AI 기기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은 아이폰을 쉽게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은 생각보다 천천히 변하고 때로 기술보다 중요한 철학과 디자인, 네러티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애플에 투자했어요)
자꾸 "엔지니어들 파티 노잼이다" 라고 옆에 있던 엔지니어가 쿠션어를 뱉어댔지만, 저는 정말 재밌었습니다. 애플파크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 자체가 매우 큰 행운이고, 경험이고.
뒤쪽에 무지개가 보이나요. 캘리포니아, 테크기업의 또다른 상징은 성지향에 대한 다양성입니다. 레이디가가가 몇 해 전 공연할 때 만들어놓은 무대라고 하는데, 이후 철거하지않고 유지하고 있다고 해요. 애플파크 안에있는 대부분의 화장실도 남녀공용이었습니다.
스티브잡스는 그렇게 엘리베이터에서 1분PT를 시켰다고 해요. 그 짧은 시간 안에 스티브잡스가 원하는 만큼 업무직무 등에 대해 풀어내지 못하면 잘렸다는 일화가 있지요. 믿거나 말거나. 그 엘리베이터를 제가 타봅니다.
너무 예뻤던 공간.
제가 슬쩍 들어가볼게요. 애플 파크에 내가 실제 있었다는 증거.
10시면 집에 가는 사람들. 하긴 월요일 파티 좀 빡세긴하죠?
한국에서 이런거 많이 본것 같지만, 뒤에 살짝 애플파크가 나오니까 찍어봅시다.
밥과 술도 먹었어요. 애플은 밥이 공짜고 꽤 맛있다고 합니다. 식사에관한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의 복지를 비교해보는것도 재밌습니다.
메타 구글- 삼시세끼 공짜로 다 줌
애플-공짜로 다주지만, 줄을 안서려면 돈을 내고 일찍가야함
마이크로소프트-시애틀 본사에선 안주지만 실리콘밸리에서는 타사와 경쟁을 하기 위해 무료 밥을 줌
아마존-돈 내고 사먹어야함
엔비디아-돈 내고 사먹어야하지만 매우 저렴
테슬라-무게로 재서 돈을 받음. 마른 음식 위주로 담아야..
참고로 메타의 AI 선봉팀 슈퍼인텔리전스랩은 줄서는 시간도 아껴서 일하라고 점심 받아가지고 자리로 가져다 준다고..